한국교회가 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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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식ㆍ2021-03-18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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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공동체입니다. 그리스도께 부름 받아 십자가의 피의 공로로 구원받은 백성들의 공동체가 교회입니다. 교회는 이처럼 존귀합니다. 예수님께서 직접 설립하신 것이 바로 교회입니다.
어떤 지성인은 교회주의자라는 말로 교회의 가치를 가볍게 여깁니다. 그러나 교회는 그렇게 취급받을 수 없습니다. 교회를 사람들의 공동체로만 생각하면 교회주의가 맞습니다. 하지만 교회를 그리스도께서 직접 세우신 공동체로 생각하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시대는 교회의 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회가 왜곡돼 재생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교회를 강조할 때 교회주의자로 비판하는 것은 교회가 보여준 모습 때문입니다. 교회주의자로 인식할 수 있게끔 살았습니다. 그래서 본질과 관계없이 교회주의자라는 조롱을 당하는 것입니다. 교회가 사는 길은 이러한 조롱과 비판이 주어졌던 왜곡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것은 이론이 아니라 삶으로 해야 합니다. 지금 이론이 문제가 아니라 삶이 다르기 때문에 생긴 현상입니다.
종교개혁자들이 외식적인 중세 교회를 개혁하면서 내세운 것이 언행일치의 교회였습니다. 이것이 종교개혁교회의 본 모습입니다. 존 헤세링크는 그의 책 ‘개혁주의 전통’에서 개혁주의가 가지고 있는 특징과 강조점을 5가지로 제시합니다. ‘① 하나님 중심, ②성경중심, ③교회중심, ④교리와 삶의 일치, ⑤인생관과 세계관’(John Hesselink, 1983, 최덕성 역, 2003:140-167)이 그것입니다.
중세교회가 교리와 삶의 불일치를 가져왔습니다. 교회당 안은 화려하고 경건한데 교황을 비롯한 주교들의 타락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수도원도 처음과 다르게 변질됐습니다. 하나님을 말하지만 삶에서는 하나님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논리적으로 교리를 만들어왔지만, 그 교리가 현실에서 실천되지 않습니다. 결국 성경에서 점점 이탈했고 교회는 타락했으며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개혁의 불길이 일어났습니다.
지금 한국교회의 모습에서 이러한 위기를 느낍니다. 화려한 교회당이 없는 지역이 없습니다. 어느 지역을 가도 엄청난 규모의 교회당이 있습니다. 그만큼 위세가 등등함을 보여줍니다. 교회당이 가진 영광을 보여줍니다. 교회가 이 땅에 많은 봉사를 했다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소망이 보이지 않은 시대에 빛의 역할을 했습니다. 한국 사회를 진전시키는 일에도 기여가 있었습니다. 교육과 산업과 정치와 인권에서 교회는 최선의 역할을 하였고 소기의 열매도 맺었습니다.
교회는 자신의 소명을 감당하므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은 아낌없이 복을 부어 주셨습니다. 1,000만 기독교인이라는 타이틀까지 얻었습니다. 사람들이 자녀들을 교회에 보내는 것에 적극적이었습니다. 인구의 20%가 기독교인이고, ‘카페보다 많은 것이 교회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 모두가 교회가 받은 사랑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조롱의 대상이 됐습니다. 교회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 교회의 영향력은 20%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코로나가 80%의 생각이 어떠한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참으로 듣기 거북한 말들을 쏟아내었습니다.
하지만 대꾸는 할 수 없고 듣기만 했습니다. 소망과 사랑을 주었던 교회였습니다. 부모들은 가지 못해도 자녀들은 교회에 보내는 것에 열심을 냈습니다. 교회 가면 나쁜 것은 배우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누가 가르쳐준 것이 아니라 교회가 그렇게 살았기에 자연스럽게 안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교회 가는 것을 거부합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교회에 보내지 않으려고 합니다. 교회가 실제적으로 다음 세대를 향한 기대를 가질 수 없습니다. 모이지 않는데 무슨 소망이 있겠습니까? 교회마다 주일학교의 씨가 말라지고 있습니다. 중고등부가 보이지 않고,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고 난리입니다. 이번 코로나로 인해 대부분의 교회들이 주일학생이 보이지 않는다고 아우성입니다. 앞으로 10년 뒤에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한국교회가 이러한 위기에 처한 것이 단순히 저출산과 코로나19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본질적인 원인은 아닙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던 문제가 저출산과 코로나19로 인해 수면 위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마치 오랫동안 기후 변화가 진행됐던 것이 한계에 다다르자 폭발하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북극의 빙하가 서서히 깨어지고 있습니다. 히말라야의 만년설이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해수면은 올라가고 있고, 온도는 상승하고 산소는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갑자기 온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진행된 것입니다. 한국교회의 현실입니다.
한국교회가 내일을 소망하려면 문제의 본질을 다시 살피고 본래의 교회로 회복해야 합니다. 그것이 교회를 살리는 길입니다. 한국교회가 처해있는 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하는 일이 우선입니다. 한국교회가 이렇게 조롱받는 근저에는 ‘탐욕’이 있습니다. 이것이 한국교회의 영광을 가리게 했으며, 조롱받게 했습니다.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에 이르는’ 말씀이 지금 한국교회를 비추고 있습니다. 탐욕을 죽이는 일이 한국교회가 살길입니다. 한국교회가 갈 길은 탐욕과의 싸움입니다. 한국교회가 가지고 있는 ‘탐욕’이 무엇인지 정직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거기서부터 살아나는 일이 시작됩니다.
신동식 목사 (빛과소금교회, 기윤실 정직윤리운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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