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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희 목사 “왜 박사가 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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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희2021-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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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국에 오게 된 이유는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서 이었다. 미국 유학 비자를 받은 이후 청운의 뜻을 품고 미국행 비행기를 탔을 때만 해도 그 꿈은 꿈이 아니라 인생 최고의 목표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그 꿈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막상 현실에 부딪쳐보니 영어라는 장벽이 앞을 캄캄하게 만들었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박사학위라는 것이 애들 장난하는 그런 소꿉장난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나의 꿈은 꿈으로 끝나고 말았다. 그렇다고 쉽게 포기할 내가 아니기에 전 과정 학기 수업을 다 마쳤다. 비록 들리지 않는 영어 수업이었지만...

뉴욕에 정착하면서 한인들이 운영하는 미국 신학교 분교에 가면 한국어로 공부하고 한국어로 논문도 제출하여 박사학위를 쉽게 받을 수 있다는 말이 전해지면서 포기했던 박사학위의 꿈이 되살아났었다. 어쩌면 박사학위를 받는 다는 소망 때문인지 거의 사력을 다해 전 학기 수업을 다 마쳤다, 그렇지만 예상치 않은 암초가 또 박사학위에 걸림돌로 등장한 것이었다. 바로 재정적인 문제였다. 밀린 학비와 박사학위를 받는데 드는 돈이 만만치 않게 들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개척 초기에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웠던 나에게 박사학위를 받기 위한 돈 문제로 한해 두해 미루다 결국 또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지난날의 아픈 기억이 남아 있다.

세월이 많이 지난 이후, 곰곰이 생각 해 보니 왜 내가 박사학위에 목숨을 걸다시피 했는지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무슨 박사학위가 인생 최고의 영광과 명예라서 이었을까? 박사가 되면 목회가 더 잘 될 것이라는 망상 때문이었을까? 왜 박사가 되려 했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되는 지난 날이었다.

나는 이곳 뉴욕에 정말 실력 있는 박사님들이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유창한 영어와 학문적 지식으로 후학들을 가르치는 일에 열심인 목사님들, 이분들이 진정한 박사이기에 난 그분들은 존경한다.

그런데 목사님들 중에 의외로 박사가 되신 분들이 많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 미국 신학교 박사들이다. 하지만 의아한 것은 이분들이 진짜 박사일까 의문이 든다. 비록 한인들이 운영하는 미국 신학교 분교를 졸업해서 박사가 되었다 할지라도 적어도 영어는 어느 정도 해야 정상이 아닐까? 영어 한마디 못하는 미국 신학교 박사가 왜 그렇게 많은지 이것 또한 이해가 안 된다.

나는 박사학위를 가진 목사님들과 때론 신학적 논쟁도 하고 성경이야기도 한다. 그런데 박사라는 분이 뭘 전공했는지 그 전공과목에 대한 학문적 수준이 완전 초등학교 수준보다도 못한 아주 창피할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논쟁을 하는 것을 보고 또 한 번 놀랐다.

거의가 학문적 바탕이 없는 그저 인터넷이나 보고 안 지식, 그 분야에 전문 책 한권 읽어 보지 않고 어느 세미나에서 들은 기초가 없는 지식을 가지고 전공 분야를 논하는 것을 보고 정말 의아심이 든다. 정말 박사가 맞나?

그런데 더 가관인 것은 이런 분이 미국 신학교 학장이란다. 영어 한마디 못하면서 미국 신학교 박사 가운을 입고 학생들을 가르친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런 엉터리 박사들에게서 엉터리 신학을 공부한 신학생들이 짧은 시간에 졸업을 하고 목회지도 없는 목사를 만들어 낸다.
 
어떻게 목사가 되었든, 어떻게 박사가 되었든 목사만 되면, 박사만 되면 우리 목사님, 우리 박사님으로 불린다. 그런 엉터리 목사, 박사를 근절할 어떤 기관도 어떤 사람도 없다. 그런데 더 기상천외한 일은 이런 박사, 목사님들이 목회하는 교회에 성도들이 몰린다, 교회가 부흥된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난 요즘 딜레마에 빠져 있다. 목회를 못하는 목사, 박사도 아닌 목사가 무슨 할 말이 많은가?

더더욱 할 말이 없는 것은 내가 존경하는 제대로 공부한 진짜 박사가 되신 목사님들이 그 엉터리 박사들과 나란히 신학교 강의를 하고 학사 석사 박사를 배출을 하고 있으니 진짜가 가짜와 뒤범벅이 되어 가짜를 만들어 내는 것인지 진짜를 만들어 내는 것인지 도무지 분별이 안 된다.

정말 묻고 싶다. 왜 박사가 되셨습니까? 박사가 되면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게 되는 것인가요? 진짜 박사라고 칭할 만큼 학문적으로 공부 많이 하셨나요?  혹시 논문, 남의 논문을 복사하지는 않으셨나요? 짜깁기한 논문은 아닌가요? 미국 신학교 박사라면 어느 정도 영어 실력은 있어야 되는 것 아닌가요?

성도들에게, 일반인들에게, 자신에게도 부끄럽지 않으신가요? 하나님 앞에서는 뭐라고 하실 것인가요. 그냥 목사로 충성하십시오. 목사만으로도 충성하지 못한 부끄러움에 하나님 앞에 송구스러울 뿐인데 박사라는 짐까지 옮아 매고 부끄러운 목회를 하실 이유가 뭐가 있습니까?

그래도 박사가운을 입는 것이 그렇게 자랑스럽다면 전 할 말이 없습니다. 박사는 목사보다 높은 직위(?) 라고 생각하시니 말입니다.

목사! 진짜 시대의 사표가 되는 목사가 그립고,
박사! 진짜 시대의 학문을 인도할 신학자가 그립다. 

스스로 속이지 말라 하나님은 만홀히 여김을 받지 아니하시니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갈6:7)

한준희 목사(뉴욕성원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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