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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 목사 "메시야 대망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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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2023-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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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사람들은 이 세상에 정의와 사랑이 가득하기를 기대하지만, 이는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요구하는 것이지 정작 자신이 정의와 사랑을 실천하려고 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했다가는 자신만 손해를 본다는 것이 상식이고 합리적인 판단이고 사회과학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와 사랑을 위해서 사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손해 볼 것을 각오한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참 된 신앙이란 다른 사람의 이익을 위해 자신이 손해를 감수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누구든지 자기를 따르려는 자들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르라고 하셨습니다. 이로서 그리스도인의 삶은 십자가를 지는 삶이라는 사실이 명약관화 해 졌는데도 사람들은 십자가를 지는 것을 더 나은 보상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십자가가 상징하는 것은 어떤 보상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어떤 것도 기대할 수 없다는 의미의 죽음입니다. 십자가를 지는 것으로 죽는 것이 바로 경건을 이익의 재료로 삼지 않는 진정한 하나님 나라 백성의 정체성 입니다. 하지만 경건한 하나님 나라 백성들은 십자가를 지고 가는 삶의 고달픔 가운데서 속히 메시야가 오시기를 고대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메시야께서 오시면 십자가의 멍에를 벗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에는 경건한 이들이 메시야를 대망하였습니다. 메시야 대망 신앙은 악과 불행으로 가득 찬 난세를 말끔히 쓸어내고,공의와 사랑으로 가득 찬 새 시대의 수립을 담보해 줄 메시야 즉 구세주가 머지않은 장래에 오실 것을 희망하고 기대하는 종말론적 신앙입니다.
이러한 메시야 대망은 기독교 외에도 일종의 범종교적인 신앙 및 사상이기도 합니다. 메시야에 대한 범종교적인 사상이나 용어가 성경의 메시야와 어느 정도 혼용되기도 합니다. ‘메시아’(משיח)라는 히브리어 용어는 ‘기름부음을 받은 자’(the anointed One: חשמ maŝaḥ → חישמ meŝîaḥ)라는 말의 문자적 의미에 따라, “기름부음 받아 세운 왕”을 지칭할 경우에 주로 사용되었고, 구약에서 ‘메시아’라는 말은 대체로 ‘정치적’ 의미로 사용 되었습니다. 이를테면 이사야 45장 1절에 바벨론 제국을 무너뜨리고 새롭게 등장한 페르시아의 고레스 왕을 가리켜 ‘메시아’(=그의 기름 부음을 받은 고레스)라고 불렀습니다. 물론 이스라엘의 ‘메시아적 왕’에 대한 그 대망전승은, 바벨론이나 페르시아 시대보다 더 고대의 전승들 속에 나타나고 있습니다(창 49:8-12; 민 24:15-19). 그러나 이스라엘의 왕정에 오게 되면 유다 역사상 가장 대표적인 왕조인 다윗 왕과 그 다윗 왕조의 재래(再來)를 대망하는 전통이 형성되어 그러한 메시아 대망전통(待望傳統)이 가시화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메시야 대망이 정치적 다윗 왕조의 재래를 바라는 것으로 되었지만, 이는 단순히 정치적 메시야 시대의 도래를 대망한 것만이 아니라 고난 받는 "그 메시야"(사 53:7)를 대망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메시야를 정치적 메시야로 오해 하기도 하였지만, 예수님의 제자인 빌립이 에디오피아의 한 내시[內侍]에게 이사야 53:7-8에 기록된 "그 메시야" 예언이 바로 ‘예수’라고 증언하였습니다.

사실 메시야에 대한 신약 성경은 단지 두 곳에서 언급되고 있습니다. 한 번은 안드레가 형 시몬에게 예수님을 소개할 때(요한복음 1:41), 다른 한 번은 수가성 우물가에서 사마리아 여자가 메시야 대망에 대해 언급하고(요 4:25) 있습니다. 세례 요한의 증언(요 1: 26-34)이나 수가성 우물가 사마리아 여인의 증언(요 4:29)에 의하면, 그 메시아는, 첫째, 진리 되시는 아버지 하나님을 우리에게 알려주시는 분(요1:18; 4:25)이시고, 둘째, 세상의 모든 죄를 우리 대신 지심으로 우리 인간들의 모든 죄를 제거해주시는 분(요 1:29)으로, 셋째, 세상의 구세주(요 4:42)이시고, 넷째, 아버지 품속에 계신 하나님의 외아들로서, 다섯째, 궁극적으로는, 예수님 자신이 바로 그 하나님 [자신](요 4:26)이시라는 믿음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여인에게 자신이 누구인지를 설명하면서 하신 말씀 가운데 매우 의미심장한 표현을 만나게 됩니다. 사마리아 여자가 예수님의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라고 하신 말씀을 듣고 "메시야 곧 그리스도라 하는 이가 오실 줄을 내가 아노니 그가 오시면 모든 것을 우리에게 알려 주시리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그 때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여자에게 "네게 말하는 내가 그라"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은 매우 의미심장하고 특별한 표현입니다. "내가 그라"는 말의 헬라어는 '에고 에미'(έγώ είμι: I am)입니다. 이 표현은 하나님께서 시내산에서 모세에게 말씀하실 때 하신 말씀 그대로입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애굽으로 보내려 하실 때 모세는 애굽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서 너희 조상의 하나님이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고 하면 그들이 그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을텐데 내가 무엇이라고 그들에게 말해야 하느냐고 하나님께 물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과 요한복음 4장 26절의 "내가 그다"라는 말씀은 같은 말씀입니다. 이런 표현은 사람이 자기를 소개하는 말로서는 도무지 말이 안 되는 표현입니다. 하지만 "내가 그다",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라는 표현은 가장 권위 있고 유명한 하나님의 자기 계시입니다. 하나님이 아닌 그 누구도 그런 표현을 사용할 수 없고 사용한 예도 없습니다. 헬라어의 에고 에미나 히브리어의 '나는 나다'라는 표현의 ‘에흐예 아쉘 에흐예’는 정확히 문자적으로 동의 평행(synonymous parallel)을 이루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당신 자신이 곧 그 사마리아 여인이 믿고 있는 바로 그 장차 올 “메시아 자신”이신 동시에 자신이 곧 하나님이라는 것입니다. 이로서 우리는 구약의 메시야와 신약의 메시야가 예수님 자신이며 동시에 하나님이심을 알 수 있습니다. 시대와 상황에 따라 성경의 메시야 대망 신앙이 정치적인 메시야 대망이나 세속적 메시야 대망처럼 왜곡 되기도 하였지만 진정한 성경의 메시야는 아주 먼 고대 이스라엘의 메시야 대망이나 왕정 시대나 바벨론 포기기의 메시야 대망이나 예수님 시대의 메시야 대망이나 오늘날의 메시야 대망도 다 같은 종말론적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신약에서 메시야에 대한 용어를 언급한 것은 두 번밖에 안 되지만 종말론적 메시야 대망 신앙은 성경 전체를 견인하는 사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한의 증언에 의하면 이스라엘이 대망한 메시야는 '물'로서가 아니라, 즉 세상 질서와는 다르게 '성령'으로 세례를 주시는 분으로, 또한 인간의 모든 일을 통찰하시는 전지하신 분이십니다. 진실된 그리스도인들은 존재론적으로 십자가의 멍에를 벗을 수 없는 자들이라는 점에서 메시야 대망이 더욱 절실한 자들입니다. 마지막 날에 십자가의 멍에를 벗게 되겠지만, 그 은혜를 누리게 될 이들은 현실에서 자신을 희생 하므로 남을 살리는 고난의 그 메시아성을 실현하는 자들입니다.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는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고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도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며 또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자도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니라 자기 목숨을 얻는 자는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는 자는 얻으리라 너희를 영접하는 자는 나를 영접하는 것이요 나를 영접하는 자는 나를 보내신 이를 영접하는 것이니라 선지자의 이름으로 선지자를 영접하는 자는 선지자의 상을 받을 것이요 의인의 이름으로 의인을 영접하는 자는 의인의 상을 받을 것이요 또 누구든지 제자의 이름으로 이 작은 자 중 하나에게 냉수 한 그릇이라도 주는 자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 사람이 결단코 상을 잃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마 10:37-42)

황상하 목사 (퀸즈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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