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교회 (1) 청년 부흥은 없었다… ‘착시 현상’이 가린 교회의 진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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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5-12-09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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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부흥은 ‘허상’… 통계가 증명한 ‘하향 평준화’의 그늘
자매들이 떠난다: 좁혀진 성비 격차, 그 서늘한 경고
2025년 미국교회의 민낯, ‘거룩한 부흥’ 대신 ‘조용한 이탈’
[기사 요약] `퓨리서치센터의 2025년 최신 보고서는 최근 미국 교계에 돌았던 'Z세대 청년 부흥'과 '남성들의 귀환' 설이 통계적 근거가 없음을 시사한다. 청년층의 종교성은 여전히 하락세이며, 남녀 신앙 격차가 줄어든 것은 남성의 유입이 아닌 여성들의 급격한 이탈 탓으로 분석된다. 이는 교회가 '부흥'이라는 착시를 넘어 '축소 사회'의 현실을 직시해야 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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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몇 년간 '청년 부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으나, 실제 데이터는 청년층의 종교적 열정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AI사진)
"미국 Z세대 남성들이 교회로 돌아오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 켄터키주 애즈베리 대학의 부흥 운동이나 일부 보수적 기독교 미디어를 통해 심심찮게 들려오던 희망 섞인 소문이다. 텅 빈 예배당에 지친 기성세대에게 이보다 달콤한 '복음'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퓨리서치센터가 내놓은 최신 보고서는 우리의 기대가 팩트가 아닌 '희망 사항'에 불과했음을 냉정하게 증명한다. 데이터는 부흥의 불길 대신 차갑게 식어가는 청년 세대의 현실을 가리키고 있다.
퓨리서치센터의 그레고리 A. 스미스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미국 성인의 종교 지표는 표면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기독교 인구 비율, 기도 빈도, 예배 출석률 등이 2020년 이후 큰 폭의 하락 없이 횡보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멈춤'을 '회복'으로 오독해서는 안 된다. 수십 년간 이어진 가파른 하락세가 잠시 숨을 고르고 있을 뿐,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탈종교화의 거대한 해일은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돌아온 탕자'는 없었다, '떠나는 딸들'이 있었을 뿐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청년층의 성별 종교 격차(Gender Gap)에 관한 분석이다. 통상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종교성이 높다는 것이 교계의 불문율이었다. 그런데 최근 18~29세 젊은 층에서 남녀 간 신앙의 격차가 거의 사라졌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젊은 남성들이 신앙을 회복했기 때문"이라며 고무적인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퓨리서치의 진단은 정반대다. 격차가 줄어든 것은 남성들의 신앙심이 깊어져서가 아니라, 젊은 여성들의 탈종교화 속도가 남성보다 훨씬 빨랐기 때문이다. 과거 청년부의 허리를 든든히 받치던 자매들이 이제는 형제들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교회를 등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남성 사역의 부흥이 아닌, 여성 사역의 붕괴를 의미하는 '하향 평준화'의 결과다. 교회가 '남성성 회복' 담론에 취해 있는 사이, 정작 교회 내부의 가장 충성도 높은 그룹이 조용히 문을 열고 나가고 있었던 셈이다.
전입보다 전출이 5배 많은 '영적 적자'
'회심(Conversion)'의 비율을 살펴보면 상황은 더욱 비관적이다. 가톨릭이나 정교회 등 전통적 기독교로 청년들이 회귀한다는 주장 역시 데이터 앞에서는 힘을 잃는다. 18~24세 청년 중 기독교로 유입된 비율은 고작 5%에 불과한 반면, 기독교를 떠나 '무종교(Nones)'로 전향한 비율은 26%에 달했다. 1명이 들어올 때 5명이 나가는 구조다.
특히 18~22세 구간의 '반짝 종교성'에 속아서는 안 된다. 이 연령대는 20대 중후반보다 예배 출석률이 다소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자발적 부흥이라기보다 '부모의 영향력' 아래 있는 시기적 특성일 가능성이 높다. 부모의 집에서 거주하며 가족의 종교적 관습을 따르던 이들이 독립과 동시에 교회를 떠나는 패턴은 과거부터 반복되어 온 '생애주기적 현상'이지, 세대적 각성이 아니다.
팩트 위에서 다시 쓰는 목회 전략
물론 2020년 이후 급격한 추락이 멈춘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그러나 이것이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V자 반등의 신호라고 착각한다면 오산이다. '은혜로웠다'는 감상적인 현장 스케치 몇 장으로 덮기엔, 데이터가 보여주는 교회의 기초 체력은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지금 한국 교회와 이민 교회에 필요한 것은 막연한 낙관론이 아니다. "자매들이 왜 교회를 떠나는가?", "부모의 품을 떠난 23세 청년에게 교회는 어떤 의미인가?"라는 구체적이고 뼈아픈 질문이다. 청년 부흥이라는 신기루를 좇는 대신, 지금 곁에 남아 있는 청년들이 왜 떠나려 하는지를 묻는 것. 그것이 베테랑 사역자가 취해야 할 첫 번째 액션 플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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