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돌봄'은 선택 아닌 생존 전략... 한국교회 신뢰 회복의 '마지막 골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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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5-12-02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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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돌봄'은 선택 아닌 생존 전략... 한국교회 신뢰 회복의 '마지막 골든타임'(AI 사진)
한국교회에 '마을 돌봄'은 목회의 메인 디시(Main dish)인가, 아니면 여력이 있을 때 챙기는 사이드 메뉴(Side dish)인가. 성도 절반 이상인 53%는 여전히 이를 '부차적 사역'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교회가 생존하고 지역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바로 이 '부차적인 일'에 달려 있었다. 돌봄은 더 이상 교회의 선택사항이 아닌, 벼랑 끝에 선 한국교회의 신뢰도를 견인할 핵심 동력임이 데이터로 증명됐다.
닫힌 교회 문, '돌봄'이 열쇠였다
목회데이터연구소와 실천신학대학교, 한국교회탐구센터가 공동으로 기획해 12월 2일 발표한 '넘버즈 313호: 마을 돌봄 조사' 보고서는 이 시대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지시한다. 만 19세 이상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는 초고령사회 진입과 핵가족화로 인한 '돌봄 공백' 속에서 교회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데이터는 한국 사회의 가장 아픈 곳을 가리키고 있다. 성도들은 지역 사회에서 돌봄이 가장 필요한 대상으로 '독거노인'(63%)을 압도적 1순위로 꼽았다. 이어 경제적 취약계층(37%)과 학교 밖 청소년(19%), 정서적 고립을 겪는 주민(17%)이 뒤를 이었다. 성도들의 87%는 "사람은 누구나 육체적·정신적 돌봄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며, 돌봄을 특정 계층의 문제가 아닌 보편적 인류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인식은 '80점', 실천은 '10점'... 자원 부족의 그늘
문제는 인식과 현실 사이의 괴리다. 교회의 마을 돌봄 사역이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80%에 달했으나, 실제로 교회가 '매우 잘 실천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고작 10%에 불과했다. 전체적인 실천율(74%)은 낮지 않아 보이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적극성이 결여된 소극적 참여가 주를 이룬다.
이러한 간극의 원인은 '자원 부족'에서 찾을 수 있다. 돌봄 사역을 위한 인력과 재정 등 자원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응답은 41%에 그쳤다. 특히 30명 미만의 소형 교회의 경우, 자원 부족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는 돌봄의 필요성이 절실한 열악한 지역일수록, 정작 그곳을 섬겨야 할 작은 교회들은 자원 고갈에 시달리고 있다는 '돌봄의 역설'을 보여준다.
신뢰의 붕괴, '반찬통'이 다시 쌓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을 돌봄이 가져온 효과는 분명했다. 돌봄 사역에 참여한 성도들이 꼽은 가장 큰 효과는 '교회가 지역사회로부터 신뢰를 얻는 계기가 되었다'(45%)는 점이다. 전도 집회를 열거나 전도지를 돌리는 전통적 방식보다, 이웃의 필요를 채우는 구체적인 섬김이 교회의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 셈이다.
주목할 점은 돌봄이 교회 내부의 건강성도 회복시켰다는 사실이다. 참여 성도의 80%는 "교회의 공동체성이 더 강해졌다"고 답했다. 이웃을 향해 문을 열었더니, 오히려 교회 내부의 결속력이 다져지는 선순환이 일어난 것이다. 성도의 91%는 이러한 돌봄 활동이 직·간접적으로 교회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었다.
"혼자 하지 마라"... 연대가 답이다
보고서는 한국교회에 '독자 생존'이 아닌 '공존과 연대'를 제안한다. 성도 76%는 교회가 단독으로 돌봄 사역을 진행하기보다, 다른 기관이나 단체와 협력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응답했다. 교회 간판을 내세우는 경쟁적 사역보다, 실질적인 효율성과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는 네트워크 형성을 선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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