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나에겐 손해일 뿐" 77%의 차가운 현실... 길 잃은 한국교회의 통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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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5-11-19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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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는 '불필요', 목회자는 '낙관'...
통일 인식의 거대한 간극을 어떻게 메울까
[기사요약] 2025년 현재, 한국 국민 77%는 통일이 개인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하며 통일을 '당위'가 아닌 '철저한 이해득실'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의 절반은 통일이 불필요하다고 답해 세대 간 인식 격차가 극명하다. 반면 목회자 그룹은 여전히 통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어, 현실과 동떨어진 교회의 통일 담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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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진 남과 북, 그리고 세대 간의 인식 차이를 보여준다 (AI 생성 이미지)
"통일이요? 국가는 좋을지 몰라도, 당장 제 삶에는 세금 폭탄만 떨어지지 않을까요?"
더 이상 통일은 '우리의 소원'이 아니다.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이 발표한 '통일의식조사 2025'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8명 가까운 77%가 "통일은 나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는 과거 민족적 당위성에 호소하던 통일 담론이 냉정한 현실론과 비용 계산의 영역으로 완전히 넘어갔음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지표다.
무관심을 넘어선 '거부', 20대의 싸늘한 시선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지점은 세대 간의 극명한 온도 차다. 60대 이상에서는 56%가 통일이 필요하다고 응답하며 여전히 전통적인 통일관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20대의 시각은 정반대다. 20대 절반이 넘는 51%가 "통일은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으며, 이는 조사 이래 최고치다.
젊은 세대에게 통일은 '기회'가 아닌 '부담'이다. 통일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 국민들은 '경제적 부담(33%)'과 '사회적 문제(30%)'를 꼽았다. 특히 통일 후 이념 갈등(81%), 범죄 문제(76%), 빈부 격차(69%) 등 사회 문제가 개선되기보다는 오히려 악화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20~30대의 경우 '점진적 통일'보다는 '현재대로가 좋거나 관심 없다'는 응답이 과반(20대 57%, 30대 55%)을 넘어, 통일 자체를 자신의 미래와 분리하려는 경향이 뚜렷했다.
인도적 지원마저 '반대' 우세... 닫혀가는 마음의 문
북한을 바라보는 정서적 거리감도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북한에 대해 '관심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68%로 최근 10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여론 악화다.
지난 2020년 이후 찬성 여론은 꾸준히 감소한 반면 반대 여론은 상승곡선을 그렸다. 급기야 2025년에는 반대(40%)가 찬성(37%)을 앞지르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같은 민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적인 지원을 보내던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이러한 부정적 기류 속에서도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서는 전 세대의 60% 이상(전체 찬성 69%)이 지지를 보내, 대화와 평화적 관리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살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자의 '낙관' vs 성도의 '현실', 교회의 딜레마
그렇다면 평화의 사도로 부름받은 한국교회의 상황은 어떨까. 데이터는 목회자와 성도, 그리고 일반 사회 사이의 인식 괴리를 여실히 보여준다.
한목협의 2023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통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비율은 목회자가 69%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는 일반 기독교인(47%)이나 비기독교인(37%)의 인식과 큰 차이를 보인다. 목회자들은 여전히 통일에 대해 강한 소명감과 낙관적인 기대를 가지고 있지만, 성도들과 세상은 훨씬 냉소적인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다행인 점은 교회 출석자의 57%가 여전히 교회의 통일 및 북한 사역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특히 1,000명 이상 출석하는 대형 교회의 경우 관심도가 62%까지 올라가, 교회가 체계적인 준비를 갖출수록 성도들의 참여 의지도 높아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위'를 넘어 '구체적 평화'로
이번 데이터는 한국교회의 통일 선교 전략이 전면적으로 수정되어야 함을 경고하고 있다. 국민 대다수가 통일의 개인적 이익을 0에 가깝게 느끼는 상황에서, 단순히 "통일은 대박"이라거나 "민족 복음화"라는 구호만 외치는 것은 공허한 메아리가 될 뿐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이러한 현실 앞에서 교회가 통일의 근거를 정치·경제적 논리가 아닌, '화평케 하는 자'라는 성경적 사명에서 재정립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특히 재정적 부담을 우려하는 청년 세대에게 통일을 막연한 의무가 아닌 '새로운 선교적 기회'이자 '문화적 융합'의 비전으로 제시하는 담론의 전환이 시급하다.
지금은 거창한 통일 구호보다 일상 속의 작은 평화 실천이 필요한 때다. 이념 갈등이 극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81%)를 불식시키기 위해, 교회는 먼저 내부의 갈등을 치유하고 화해하는 '평화의 모델'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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