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내셔널리즘의 진짜 얼굴에 대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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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5-04-14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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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의 4명 중 1명 이상(27%)이 크리스천 내셔널리즘에 공감하고 있으며, 백인 복음주의자들 사이에서는 절반 이상이 이 사상에 동의한다는 2023년 PRRI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65세 이상 백인층에서 강한 지지를 보이는 반면, 젊은 세대나 유색인종 사이에서는 낮은 수치를 보였다.
▲타일러는 크리스천 내셔널리즘과 건강한 애국심은 반드시 구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AI 생성사진)
크리스천 내셔널리즘에 대한 대화가 미국 전역에서 확산되는 가운데, 텍사스에서 열린 한 종교 언론 심포지엄에서 의미 있는 목소리가 나왔다. 침례교 공동체를 위한 종교자유위원회(BJC)의 아만다 타일러는 “보수적인 정치나 신앙을 가진 것 자체가 크리스천 내셔널리즘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텍사스트리뷴과 종교뉴스서비스가 공동 주최했다.
타일러는 크리스천 내셔널리즘을 단순히 신앙적 태도가 아니라, 정치적 이념이자 문화적 틀로 보았다. 즉 미국과 기독교의 정체성을 하나로 합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진짜 미국인이라면 기독교인이어야 하고, 그것도 보통 근본주의적이며 보수 정치 노선에 맞는 기독교인이어야 한다는 생각, 그것이 바로 크리스천 내셔널리즘”이라 말했다. 다만 이러한 신념을 가진다고 해서 모두가 그 범주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라고도 덧붙였다.
왜곡된 신앙, 배제의 논리
타일러는 크리스천 내셔널리즘이 단순한 신학이 아니라, 인종주의와 결합된 역사적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초기의 ‘백인 개신교 재산 소유 남성’에게만 허락되었던 시민권의 개념이 아직도 문화적 기준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화이트 크리스천 내셔널리즘’이라는 말도 흔히 병행되어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앞선 PRR 통계에 따르면, 백인 복음주의자들 사이에서 이 비율은 50%를 초과했다. 인종별 차이가 나타나 백인 응답자 중 크리스천 내셔널리즘에 동의하는 비율은 30%에 달했지만, 흑인과 히스패닉 응답자에서는 각각 15%와 18%로 낮았다.
이 사상은 예수 그리스도의 본래 가르침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예수님은 항상 주변부에 있는 자, 억압받는 자와 함께하셨다. 그런데 크리스천 내셔널리즘은 권력을 쥐고 놓지 않으려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그들은 백인 예수를 ‘힘의 상징’으로 이용하지만, 진정한 예수의 복음과는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애국과 내셔널리즘의 차이
타일러는 크리스천 내셔널리즘과 건강한 애국심은 반드시 구분되어야 한다고 했다. 애국심은 때론 나라의 잘못을 지적하면서도 사랑을 표현할 수 있지만, 내셔널리즘은 무조건적인 충성과 힘에 대한 맹목적 동의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신앙보다 국적을 우선하게 만들고, 진실보다 명예를 중시하게 만든다”며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
텍사스에서의 이 대화는 단지 지역 문제를 넘어서, 미국 전역, 더 나아가 오늘날 교회가 처한 정체성과 권력, 복음의 본질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크리스천 내셔널리즘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이념이 주는 유혹은 달콤할지 몰라도,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예수의 길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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