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성서공회가 발표한 '2025년 미국 성경 현황'(State of the Bible: USA 2025)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다시 성경 펼치기 시작했으며 그 주역은 밀레니얼 세대라는 통계가 나왔다. 밀레니얼 세대는 만 29세에서 44세로 1981년부터 1996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을 지칭한다.

▲미국성서공회가 발표한 미국 성경 사용자 변화(출처: 미국성서공회)
 

한동안 미국 사회에서 성경 읽기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었다. 2022년에는 전체 성인의 절반 이상이 성경을 전혀 읽지 않는다고 응답할 정도로, 말씀과의 거리감은 심각했다. 그러나 2025년 들어 변화가 감지되었다. 성경을 연 3회 이상 읽은 ‘성경 사용자(Bible User)’ 비율이 다시 41%까지 회복되었다. 이는 1년 사이에 1천만 명이 새롭게 성경과 다시 연결되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뜻밖의 세대가 자리잡고 있다.

과거 조사에서 밀레니얼 세대는 성경 사용자 비율이 가장 낮았다. 그러나 올해 그들의 비율은 30%에서 39%로 9% 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Z세대(36%)는 물론 X세대까지 추월한 수치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교회 밖에서 신앙을 탐색하는 경향이 강한 이들이 다시 성경으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의 귀환은 단순한 ‘통계적 반등’이 아니라, 미국 교회의 회복 가능성을 보여주는 조용한 반란이다.

단순히 성경을 읽는 빈도를 넘어, 말씀이 삶에 미치는 영향까지 측정하는 '성경 참여도' 조사에서도 밀레니얼 세대의 변화는 감지됐다. Z세대와 함께 밀레니얼 세대에서 성경 참여 그룹 비율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12%→17%). 표면적인 관심 증가를 넘어, 더 깊은 차원의 변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밀레니얼의 성경 사용 증가는 단지 개인의 관심을 넘어, 교회 사역의 방향을 새롭게 제시한다. 영상 콘텐츠와 성경 앱을 통해 말씀을 접하고, 삶의 의미를 성경에서 찾으려는 이 세대는 기존의 ‘주일 중심 신앙’이 아닌 ‘삶 속 말씀 중심’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교회가 단지 출석률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말씀을 중심으로 한 삶의 방식을 회복하도록 초대하고 있다.

▲미국인들이 다시 성경 펼치기 시작했으며 그 주역은 밀레니얼 세대라는 통계가 나왔다.(AI 생성사진)
 

밀레니얼은 성경을 종이책보다 앱과 영상으로 더 많이 접한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이 세대의 70%는 텍스트로, 60%는 영상으로 성경을 접하고 있다. 이들은 스크롤과 클릭으로 말씀을 탐색하고,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말씀 묵상을 공유한다. 과거처럼 성경책 한 권을 끼고 다니지 않더라도, 이들은 일상의 언어와 방식으로 말씀과 연결되어 살아가고 있다. 성경이 디지털 감성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왜 지금, 밀레니얼은 다시 성경으로 향하고 있을까?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불안정한 시대와 정체성의 흔들림 속에서 삶의 기준을 찾으려는 본능적 갈망이 큰 역할을 했다. 또한 “기성 종교”는 멀리했지만, “하나님의 말씀” 그 자체에는 여전히 끌리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교회는 이 흐름을 비판보다 환대로 맞이할 필요가 있다. 이 세대는, 다시 성경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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