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C (1) 위기가 미국 교회를 강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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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5-08-08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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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팬데믹으로 미국 교회가 약화됐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현장에 남은 교인들의 신앙과 헌신은 오히려 더 깊어졌다는 대규모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예배 참석, 봉사, 헌금이 늘었고 교인 절반 이상이 신앙이 강해졌다고 응답해, 위기 속에서 교회의 본질적 힘이 드러났음을 시사했다.
▲ 위기 속에 연단된 믿음, 더 강해진 교회 (AI 생성사진)
코로나19 팬데믹은 미국 교회에 전례 없는 위기를 가져왔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교회 문은 닫혔고, 공동체 활동은 중단됐다. 많은 이들이 이 기간을 거치며 미국 교회가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한 대규모 설문조사는 이런 예상을 뒤엎는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주었다. 현장에 남은 교인들의 신앙은 오히려 더 깊어졌고, 교회를 향한 헌신과 신뢰는 더욱 굳건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앙 공동체 오늘’(Faith Communities Today)과 하트퍼드 국제대학 종교연구소가 2만 4천 명 이상의 미국 교회 출석 교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염병 대유행이 신앙 공동체에 미친 영향'(EPIC) 조사는 교인들의 헌신도가 팬데믹 이후 오히려 공고해졌음을 보여주었다.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응답자의 80% 이상이 예배 참석률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거나 오히려 증가했다고 답했다. 교회를 위한 봉사 활동 역시 팬데믹 기간 중 최저점을 찍었다가 다시 반등하여, 응답자의 24%는 팬데믹 이전보다 봉사 빈도를 늘렸다고 밝혔다.
헌신도, 재정, 신앙 모두 ‘굳건’
재정적 헌신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경제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37%)이 5년 전보다 헌금 액수를 늘렸다고 답했으며, 이는 헌금을 줄였다는 응답(15%)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였다. 이러한 경향은 교인들이 어려운 시기일수록 교회를 더욱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되었다. 교회의 재정적 기반이 교인들의 굳건한 헌신 위에 서 있음을 재확인한 셈이다.
이러한 외적인 헌신도의 증가는 교인들의 내면적인 신앙 변화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 응답자의 절반이 훌쩍 넘는 55%가 팬데믹을 겪으며 개인의 신앙이 더 강해졌다고 고백했다. 또한 응답자의 57%는 자신의 영성이 더욱 깊어졌다고 느꼈다. 위기와 고립의 시간이 오히려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관계를 돌아보고 신앙의 본질을 붙잡는 계기가 된 것이다.
교인들의 내적인 신앙 변화는 교회 공동체에 대한 인식 변화로도 이어졌다. 팬데믹을 겪은 후 교인들의 거의 절반(49%)이 교회에 대한 소속감이 더 강해졌으며, 교회 리더십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졌다고 응답했다. 대다수의 교인(84%)은 팬데믹 기간 동안 교회가 보여준 대응과 적응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응답자의 절반가량(49%)은 자신들의 교회가 팬데믹 이전보다 현재 더 활력이 넘치고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상의 시선으로는 교회가 위축되고 쇠퇴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 안에서는 오히려 연단을 통해 강해지는 신앙의 역사가 일어나고 있었다. 이는 마치 거센 비바람이 나무의 뿌리를 더 깊게 내리게 하는 것과 같다. 팬데믹이라는 위기는 교회의 비본질적인 부분들을 걷어내고, 성도들이 신앙의 핵심에 더욱 집중하게 만드는 하나님의 섭리였을지 모른다.
결국 환난 속에서 교회의 진정한 힘은 건물의 크기나 프로그램의 다양함이 아니라, 흔들림 없는 믿음으로 교회를 지키는 '알곡 성도'들의 헌신에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이번 조사가 한인 교회에 던지는 질문
이번 조사 결과는 미주 한인 교회에도 중요한 성찰의 계기를 제공한다. 한인 이민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해 온 한인 교회 역시 팬데믹 기간 동안 비슷한 ‘옥석 가리기’의 과정을 거쳤을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친교나 문화적 소속감을 위해 교회를 찾던 이들이 떠나간 자리에, 신앙의 본질을 붙잡으려는 교인들의 헌신이 교회를 지탱하는 힘이 되었을 것이다. 한인 교회 지도자들은 교회의 양적 성장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 위기 속에서도 공동체를 지킨 교인들의 신앙을 어떻게 더 깊게 세워나갈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과제는 명확해졌다. 팬데믹을 거치며 확인된 ‘알곡 성도’들의 굳건한 믿음을 기반으로 교회의 내실을 다지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이전의 프로그램을 재개하는 수준을 넘어,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영적 성장을 돕고, 깊이 있는 신앙 공동체를 세워나가는 노력으로 이어져야 한다.
팬데믹이 한인 교회에 남긴 교훈은, 교회의 진정한 부흥은 위기 속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는 성도들의 흔들림 없는 헌신과 믿음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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