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만명에서 58명으로…한국 해외입양 70년사와 남겨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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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5-07-28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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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미국의 국제입양은 20년 만에 94% 급감했으며, 한국의 전체 해외입양도 17만명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통계상 한국 출신 입양아는 남아가 더 많았다. 한편, 입양 후에도 시민권을 얻지 못해 법적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돕기 위한 월드허그재단 등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해외입양아가 17만명에서 58명으로 줄었다(AI 생성사진)
미국으로 향하던 국제입양이 지난 20년간 급격히 감소한 추세가 미 국무부의 공식 통계 그래프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됐다. 2004년 22,987건으로 정점을 찍었던 연간 국제입양 건수는 2023년 1,275건으로 94%라는 기록적인 감소율을 보였다. 국무부 입양 통계 대시보드에 따르면, 통계가 집계된 모든 기간을 합산한 총 국제입양 건수는 284,185명에 달했다.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입양 아동의 인구 통계학적 특징도 눈에 띈다. 전체 입양 아동의 성비를 보면 여아(총 60.88%)가 남아(총 39.13%)보다 많았다. 특히 아동 인권 보호를 위한 헤이그 국제협약 가입국 출신 입양아 중에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입양 당시 아동의 연령대는 1-4세 사이의 유아기 아동과 5-12세 사이의 아동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한국인 입양의 특별한 통계: 남아 선호와 2012년의 변곡점
하지만 한국의 경우는 전체 통계와는 다른 독자적인 특징을 보였다. 지난 20년간 미국으로 입양된 21,498명의 한국 아동 통계에서는 남아의 비율이 59.81%로 여아(40.19%)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는 국내 입양에서는 여아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상대적으로 해외 입양으로는 남아들이 더 많이 오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연도별 추이는 한국은 전 세계적 흐름과 달리 2000년대 초반에 이미 정점(1994)을 기록한 후, 2012년(627)을 기점으로 급격히 감소하는 뚜렷한 변곡점을 보였다. 이는 2012년 8월부터 시행된 개정 입양특례법이 국내입양을 우선하고, 법원의 허가를 의무화하는 등 절차를 강화한 데 따른 직접적인 결과로 풀이된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각국의 정책 변경이 있다. 중국과 에티오피아는 해외 입양을 금지했으며, 러시아는 미국 시민의 입양을 막았다. 한국 역시 민간 주도에서 국가 관리 체제로의 전환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오는 10월부터 아동의 권리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헤이그 국제아동입양협약을 이행할 예정이어서, 국제입양 절차는 더욱 엄격하게 국가의 관리하에 놓이게 될 전망이다.
17만 명에서 수십 명으로: 한국 해외입양의 역사
미국 입양 통계의 변화는 한국 전체 해외입양 역사의 단면을 보여준다. 한국전쟁 이후, 공식적으로 집계된 한국의 해외 입양 아동 총 수는 약 17만 명에 달한다. 전쟁고아를 시작으로 수십 년간 이어진 해외입양은 한때 한국을 세계 최대의 아동 송출국 중 하나로 만들었으나,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들고 있다.
이들 아동 대다수는 미국으로 향했지만, 프랑스, 스웨덴 등 유럽 국가들로 입양된 경우도 상당수였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나라에서 그 수가 급격히 줄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해외로 입양된 한국 아동은 79명이었으며, 2024년에는 58명으로 더욱 감소했다. 이는 앞서 언급된 입양특례법 개정과 헤이그 협약 이행 준비 등 아동의 인권을 우선하고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환된 결과다.
법적 어려움에 놓인 입양인들을 돕는 월드허그재단
한편, 이렇게 미국으로 입양된 아동들 중 일부는 양부모의 무관심이나 서류 처리 실수로 시민권을 제때 취득하지 못해 성인이 되어서도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살아가는 안타까운 사례가 있다. 뉴욕에 기반을 둔 월드허그재단과 같은 단체들은 입양 과정의 허점으로 인해 법적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돕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법률 상담과 시민권 취득 절차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모든 해외 입양인들이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받도록 하는 '입양인 시민권법(Adoptee Citizenship Act)'의 연방의회 통과를 위해서도 힘쓰며 입양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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