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년 만의 부활: 3세기 찬송가, 현대를 노래하다
페이지 정보
기사 작성일2025-04-11관련링크
본문
100년 전 이집트의 사막 모래 속, 고대 유적지에서 낡은 파피루스 조각 하나가 발견됐다. 최근 침례뉴스는 흥미있는 내용을 소개하는데, 여기에는 아주 오래된 기독교 찬송가의 일부가 적혀 있었다. 고고학자들은 파피루스 뒷면에 적힌 '옥수수 계약서'와 고문자학적 분석을 통해, 이 찬송가가 놀랍게도 서기 200년대 중반, 즉 약 18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 귀중한 파피루스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금고에서 오랫동안 잠들어 있었다.
▲1800년 전의 찬송가를 현대에 되살렸다.(AI 생성사진)
이 파피루스가 지닌 특별한 의미를 발견한 이는 휘튼 칼리지의 존 딕슨 교수였다. 그는 이 찬송가가 기독교 내 여러 교파가 생기기 훨씬 이전에 불렸으며,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신학을 분명하게 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325년 니케아 공의회에서 삼위일체 교리가 공식화되기 이전에 이미 초대 교회 성도들이 이를 노래로 고백하고 있었다는 강력한 증거였다. 딕슨은 이 보물을 다시 교회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1800년 전의 찬송가를 현대에 되살리는 일은 쉽지 않았다. 찬송가의 첫 부분 가사와 멜로디는 세월 속에 사라졌고, 남아있는 가사는 고대 그리스어로 쓰여 있었다. 더구나 남아있는 곡조는 당시 이교도들에게나 익숙했을 법한 선율이었다. 딕슨은 이 찬송가를 현대 교인들이 공감하고 함께 부를 수 있도록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비전을 품었다.
이를 위해 딕슨은 현대 기독교 음악계의 거장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불린 아티스트'라는 평을 듣는 크리스 톰린과, 'What A Beautiful Name', 'Mighty to Save' 등 수많은 히트 찬양을 만든 호주의 벤 필딩이 그의 비전에 동참했다. 이들은 '첫 번째 찬송가 프로젝트(The First Hymn Project)'라는 이름 아래, 딕슨의 번역을 토대로 원 가사의 의미를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의 곡을 만드는 특별한 협업을 시작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파피루스에 남아 있던 약 35개의 단어, 바로 1800년 전 성도들의 고백이었다. 딕슨 교수가 번역한 그 가사는 이러했다. 온 우주가 숨죽인 채 삼위일체 하나님께 집중하고, 모든 권세가 그분께 영광을 돌리는 장엄한 그림이 그려진다.
"만물은 잠잠하라, 빛나는 별들도 소리 내지 말라, 세차게 흐르는 강물도 멈추라, 우리가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께 찬송을 부를 때. 모든 권세가 응답하여 외치리라, 아멘, 아멘. 능력과 찬양과 영광이 영원토록 모든 좋은 것을 주시는 유일하신 우리 하나님께. 아멘, 아멘."
더욱 놀라운 점은 이 찬송가의 멜로디가 당시 이교도들이 제우스 같은 신을 찬양할 때 사용했을 법한 대중적인 곡조였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가사의 마지막 구절, "모든 좋은 것의 유일한 수여자이신 우리 하나님께"는 당시 '좋은 선물의 수여자'로 불렸던 제우스 신을 정면으로 겨냥한다. 이교 문화 속에서 살아가던 초대 교회 성도들이 세상의 신이 아닌 오직 삼위일체 하나님만이 참된 복의 근원이심을 담대하게 선포했던 것이다.
벤 필딩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큰 감동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3세기 교회 안에 삼위일체 신학이 생생하게 살아 숨 쉬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박해와 어려움 속에서도 성도들이 '모든 좋은 것을 주시는 유일하신 하나님'을 찬양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말했다. 18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역경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초대 교회의 믿음과 찬양이 오늘날 우리에게 깊은 울림과 도전을 주고 있다.
ⓒ 아멘넷 뉴스(USAamen.net)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