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 조사, 동성애 수용성 뚜렷한 지역별 격차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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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5-06-11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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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2024년 갤럽 조사 결과, 자신의 지역이 동성애자에게 좋은 곳이라는 응답은 39%로 나타나 세계적으로 인식이 양분됐다. 동성애가 합법인 국가에서 긍정적 인식이 크게 증가한 반면, 불법인 국가에서는 변화가 거의 없었다. 북유럽과 아프리카/구소련 국가 간의 극명한 인식 차이도 확인됐다.
▲동성애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 뚜렷한 양극화(AI 생성사진)
성 소수자 인권의 달(Pride Month)을 맞아,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나뉘어 있다는 갤럽의 최신 데이터가 발표됐다. 2024년, 120개국 이상을 대상으로 "당신이 사는 도시나 지역이 동성애자가 살기에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의 중앙값은 39%로, '그렇지 않다'고 답한 45%보다 낮게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상당한 변화를 겪었다. 갤럽이 이 조사를 처음 시작한 2007년에는 자신의 지역이 동성애자가 살기 좋은 곳이라고 답한 비율이 23%에 불과했고, 좋지 않은 곳이라는 응답은 55%에 달했다. 2018년 이후 긍정적인 응답이 꾸준히 늘면서 격차가 좁혀졌고, 현재 '살기 좋은 곳'이라는 응답(39%)은 2007년에 비해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번 발표된 수치는 과거 갤럽 보고서와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이전에는 인구 가중 평균치를 사용했으나, 최근 몇 년간 중국, 러시아, 파키스탄 등 인구가 많은 국가에서 민감성을 이유로 조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갤럽은 이러한 대규모 국가들의 부재가 전체 평균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인구 규모로 가중치를 부여하지 않는 '중앙값'을 사용한 것이 더 공정한 그림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동성 관계 합법화와 사회적 인식의 상관관계
갤럽이 전 세계 태도를 측정하기 시작한 이래로 많은 국가에서 동성애자 관련 법률이 변경되었다. 동성 간의 성관계를 합법화하는 국가와 동성 결혼을 인정하는 국가 모두 꾸준히 증가했지만, 전자가 후자보다 훨씬 보편적이다. 형사처벌이 줄어드는 추세임에도, 여전히 일부 국가에서는 동성애자에게 투옥이나 사형과 같은 가혹한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
지역사회를 동성애자가 살기 좋은 곳으로 보는 인식의 증가는 대부분 동성 관계가 합법이거나 합법화된 국가에서 나타났다. 이들 80개국에서 자신의 지역이 살기 좋은 곳이라는 응답의 중앙값은 2024년 46%로, 2007년 32%에서 크게 상승했다.
반면, 동성 관계가 여전히 불법인 24개국에서는 긍정적인 변화가 거의 없었다. 이들 국가에서 '살기 좋은 곳'이라는 응답은 2024년 11%에 그쳐 2007년과 동일했으며, 합법인 국가에 비해 4배나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법적 인정이 사회적 태도와 깊은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법적 보호 장치가 사회적 규범에 영향을 미치고 낙인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동시에 더 넓은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기도 한다.
지역별로 뚜렷한 인식 차이 보여
동성애자가 살기 좋은 곳으로 여겨지는 정도는 국가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아이슬란드(93%), 스웨덴(90%), 노르웨이(89%), 핀란드(85%)와 같은 북유럽 국가에서는 압도적인 다수가 자신의 지역이 동성애자에게 좋은 곳이라고 답했다. 호주와 뉴질랜드 역시 상위 10개국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대조적으로 아프리카 일부 지역과 구소련 국가들에서는 이러한 인식이 매우 낮았다. 감비아와 세네갈에서는 단 2%만이, 말라위(3%)와 가나(6%)에서도 비슷한 낮은 수치가 나왔다. 아르메니아(3%), 아제르바이잔(4%), 카자흐스탄 및 키르기스스탄(각 6%)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조사가 가능한 국가 중 하위 10개국에 속하는 모든 구소련 국가들이 동성 간 성관계를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법적 지위만으로는 광범위한 사회적 수용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들 국가는 모두 이민자나 소수 민족에 대해서는 동성애자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환대를 보였으며, 이는 특정 지역에 여전히 남아있는 고유한 낙인을 드러낸다.
갤럽의 이번 조사는 전 세계적으로 동성애자에 대한 인식이 법적 변화와 맞물려 긍정적으로 변해왔지만, 동성 관계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여전히 깊은 지역적 격차가 존재함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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