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종교는 안녕? '쇠퇴' 넘어 '구식'이 된 미국 종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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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5-04-05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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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통 종교는 최근 수십 년간 큰 타격을 입었다. 스스로 ‘무교’라 밝히는 이들이 늘고, 종교 소속감, 예배 참석률, 신에 대한 믿음이 모두 감소했다. 이는 특히 젊은 세대에서 두드러져, 앞으로 종교적이지 않은 젊은 세대가 고령의 신앙심 깊은 세대를 대체하면서 종교 인구 감소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노터데임 대학 사회학자 크리스천 스미스 교수는 바로 이 현상의 '이유'를 파고든다.
우리는 미국 전통 종교가 쇠퇴했다는 '사실'은 잘 알지만,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명확히 알지 못했다. 종교 단체들은 성적, 재정적 스캔들과 은폐 의혹으로 신뢰를 잃었고, '조직 종교'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는 크게 하락했다. 스스로를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는 않다(spiritual but not religious)'고 말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이러한 현상들은 분명하지만, 그 근본 원인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다.
스미스 교수는 새 책 '종교는 왜 구식이 되었나(Why Religion Went Obsolete)'에서 설문 데이터와 수백 건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그 이유를 설명한다. 그는 단순히 신자 수나 헌금이 줄어드는 '쇠퇴'를 넘어, 문화 전반에서 전통 종교가 더 이상 유용하거나 관련성 있게 느껴지지 않는 '구식화(obsolescence)'가 진행되었다고 주장한다. 마치 스트리밍 시대의 DVD처럼 말이다.
그가 지목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냉전 종식부터 인터넷의 부상, 젠더와 섹슈얼리티에 대한 인식 변화, 개인주의 심화, 9/11 이후 종교와 폭력의 연관성 인식, 성(性) 혁명, 결혼 지연 및 출산율 감소 등 거대한 사회적 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요인들은 특정 세력의 의도적 공격이 아니라, 시대적 변화 속에서 예상치 못하게 전통 종교의 문화적 입지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종교 내부의 스캔들(가톨릭 사제 성 학대, 복음주의 목회자 비리 등)은 종교의 이름에 오점을 남기며 대중의 불신을 키웠고, 이는 젊은 세대가 종교로부터 멀어지는 현상을 더욱 부추겼다. 스미스 교수는 이러한 요인들의 결합이 만들어낸 문화적 분위기, 즉 '시대정신(zeitgeist)'이 전통 종교에 비우호적이거나 최소한 무관심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스미스 교수는 자신이 사회학자로서 현상을 묘사하고 분석할 뿐, 반종교적인 의도는 없다고 밝힌다. 그는 이러한 거시적인 사회 변화를 이해하는 것이, 교인 감소를 자신의 실패로 여기며 자책하는 종교 지도자들에게 오히려 위안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문제의 원인이 개인적 차원을 넘어선 구조적인 데 있음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스미스 교수는 전통 종교의 구식화가 곧바로 세속적인 미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본다. 오히려 미국인들의 영적인 갈망은 신이교주의, 힐링 크리스탈 등 새롭고 흥미로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으며, 일종의 '재마법화(re-enchantment)'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한다. 전통 종교의 자리는 좁아졌지만, 영성에 대한 탐구는 다른 모습으로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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