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교회, 다시 사람들을 모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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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5-04-22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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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쇠퇴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노르웨이 국교회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놀랍게도 젊은 부모들이 그 중심에 서 있다. 오슬로의 한 교회에서 열린 ‘아기 노래 모임’은 두 엄마, 두 아빠가 함께 아기를 안고 찬양을 들으며 교회와 다시 연결되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종교적 색채는 거의 없고, 마지막에 부른 단 한 곡의 찬양이 전부였지만, 그 안에서 사람들은 ‘환대’와 ‘소속감’을 경험하고 있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세계 7위의 국민이 행복한 나라, 노르웨이의 교회는 지난 수년간 국가와의 결속을 느슨하게 하고, 더 열린 공동체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개혁해왔다. 평등과 화해, 인권을 강조하며, 전통적인 가족의 틀을 넘는 가족들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가정이 어떻게 구성되었느냐’보다는 ‘함께한다는 사실’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2년간 2만 7천 명이 세례를 받고 4천 명이 새로 등록했으며, 2024년에는 청소년 1,530명이 세례를 받았다. 연구자들은 이 현상이 보수주의의 부활이라기보다는, 교회의 “문턱이 낮아지고 문은 넓어졌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교회는 사람을 판단하기보다는 받아주는 곳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딱딱한 예배보다 따뜻한 모임과 나눔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물론 노르웨이 전체 인구 대비 국교회 교인 비율은 과거 80~90%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현재 61%(약 340만 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민자 증가로 가톨릭이나 정교회 신자도 늘어나는 등 종교 지형도 다양해졌다. 하지만 국교회는 아기 노래 모임 외에도 은퇴자 모임, 이웃 저녁 식사, 어린이 합창단, 콘서트 등 지역 사회 중심의 활동을 꾸준히 펼치며 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주일예배 참석률은 여전히 낮지만, 공동체 모임에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교회를 ‘신앙의 공간’으로만 보지 않고, ‘삶의 공간’으로 받아들이는 변화가 일어난 셈이다. 이런 모습은 복음 그 자체보다 더 복음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젊은 세대들이 강한 교리와 제한적인 분위기 대신, 열린 공동체와 포용적인 환경을 찾고 있는 것이다.
노르웨이 교회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결국 ‘공동체’였다. 사람들은 정답을 원하기보다, 함께 걷는 누군가를 찾는다. 교회가 다시 그 자리를 감당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소망이 되는 시대다. “교회는 신앙을 넘어, 삶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북유럽의 조용한 부흥 속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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