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 교회와 거리두기?…'가나안 성도' 현상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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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5-09-23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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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라이프웨이 리서치 조사 결과, 미국인들의 신앙 실천 방식이 점차 개인화, 파편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 출석과 등록을 의무로 여기지 않는 인식이 강해졌으며, 신앙이 정치 등 공적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컸다. 다만 결혼, 젠더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여전히 보수적 입장을 견지하는 이들이 다수였다.
▲ 교회의 문턱, 미국인들에게 점점 높아지나 (AI사진)
미국인들의 신앙이 교회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적 실천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라이프웨이 리서치의 '2025 신학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신앙을 개인적인 영역으로 간주하고 제도권 교회나 공적 영역과 분리하려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미국인들의 신념뿐만 아니라, 그 신념이 어떻게 삶으로 표현되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스캇 맥코넬 라이프웨이 리서치 국장은 "교회 안팎의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 출석하거나 등록하지 않고도 믿는 것이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변화하는 신앙 실천의 양상을 설명했다.
교회 출석, 더는 의무가 아닌가?
팬데믹을 거치며 확산된 '탈교회' 현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혼자 또는 가족과 예배하는 것은 정기적인 교회 출석을 대체할 수 있는 유효한 방법'이라는 데 미국 성인의 63%가 동의했다. 이는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2년(66%)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팬데믹 이전인 2020년(58%)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치다.
교회 멤버십에 대한 인식은 더욱 분명한 변화를 보여준다. '모든 기독교인은 지역 교회에 등록할 의무가 있다'는 문항에 동의한 비율은 33%에 불과했으며, 59%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는 신앙생활에서 소속감이나 헌신보다 개인의 자율성과 편의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 교계에서 '가나안 성도(교회에 나가지 않는 기독교인)' 현상이 주요 과제로 떠오른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신앙과 정치의 분리
신앙을 공적 영역에서 분리하려는 태도 역시 분명하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과반수인 54%는 '기독교인은 자신의 종교적 신념이 정치적 결정에 영향을 미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반면, 신앙과 정치의 연결을 지지하는 비율은 39%에 그쳤다. 특히 복음주의 신앙을 가진 이들(65%)은 이 문항에 강하게 반대하며 신앙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신앙의 사적 영역화를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뜨거운 사회적 쟁점에 대한 신앙적 답변
이처럼 교회의 역할과 신앙의 공적 영향력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면서도, 민감한 사회 문제에 대해서는 성경적 가르침에 기반한 보수적 시각을 유지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았다. '하나님은 결혼을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의 관계로 창조하셨다'는 데 65%가 동의했다. '낙태는 죄'라는 응답은 49%로 절반에 가까웠다.
특히 젠더 정체성 문제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이 더욱 두드러졌다. '사람은 생물학적 성별과 관계없이 자신의 젠더 정체성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54%가 반대했으며, 찬성은 38%에 그쳤다. '동성애적 행동에 대한 성경의 정죄가 오늘날 적용되지 않는다'는 의견에 반대하는 비율(46%)이 찬성하는 비율(41%)보다 높아, 전통적인 성 윤리에 대한 지지가 여전히 상당함을 보여주었다.
결론적으로, 미국인들은 제도 교회를 떠나 개인화된 신앙을 추구하면서도, 사회 윤리 문제에 있어서는 기독교적 가치관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 복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교회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에 있어 새로운 접근과 전략이 필요함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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