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의 역전, 아프리카 교회가 서구 기독교 지도를 다시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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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5-06-06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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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과거 서구로부터 기독교를 받아들였던 아프리카가 이제는 '역선교'의 주체가 되어 유럽과 북미 기독교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아프리카 교회는 이민자들에게 영적 안식처이자 삶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서구 사회에 새로운 신앙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선교지로만 여겨졌던 아프리카가 이제 서구를 선교한다는 이상한 제목의 기사에 눈길이 간다. 그러나 이는 아프리카 교회들이 서구에 선교사를 파송한다는 뜻은 아니다. 이민의 물결을 따라 아프리카 성도들이 서구로 흘러들어오며 그들 특유의 살아 있는 신앙과 공동체 중심의 예배가 서구 땅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다는 뜻이다.
런던 남부의 한적한 공장지대의 정적을 깨는 소리가 있다. 바로 흥겨운 북소리와 아프리카 요루바 언어로 부르는 찬송가 소리다. 흰 예복을 입은 예배자들이 열정적으로 손뼉을 치고 몸을 흔들며 노래하는 생경한 풍경이 펼쳐진다. 이 모습은 런던보다는 나이지리아의 라고스 시내 한복판을 떠올리게 한다.
이곳은 영국 전역, 나아가 전 세계에 퍼져나가고 있는 수많은 아프리카 이민교회 중 하나일 뿐이다. 아프리카 이민자들이 유럽과 북미, 심지어 중동에 정착하면서 그들의 교회를 함께 가져오고 있다. 이 교회들은 더 이상 소수의 주변부 공동체가 아니다. 오히려 역동적으로 확장하며 세계 기독교의 지형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중심축이 되고 있다.
19, 20세기에 유럽과 북미 선교사들에 의해 아프리카로 흘러갔던 기독교의 물줄기가 21세기에 들어 완전히 방향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아프리카인들을 "유별나게 종교적"이라고 묘사했던 케냐의 신학자 존 음비티 박사는 생전에 "지금은 역선교의 시대다. 아프리카는 더 이상 복음의 수혜자가 아니라 주요 전달자"라고 그 흐름을 정의했다.
나이지리아의 대형 교단들은 이미 전 세계에 수천 개의 지교회를 세웠다. 케냐에서 시작된 교단도 토론토, 두바이, 런던과 같은 도시에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며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많은 이민자에게 이 교회들은 영적인 양식 이상의 것을 제공한다. 낯선 땅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사회적 생명선과 같다. 교회를 통해 집을 구하고, 일자리를 찾고, 복잡한 행정 시스템에 대한 조언을 얻으며 끈끈한 공동체를 형성한다. 교회는 그들의 영적 필요와 디아스포라로서 겪는 문화적 긴장을 동시에 이해해 주는 유일한 안식처가 되는 셈이다.
대부분의 디아스포라 교회는 주일 예배 외에도 청년, 미혼모, 구직자들을 위한 주중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운영한다. 이민법 상담 클리닉을 열고, 심리 상담을 제공하며, 고유의 문화 축제를 기념하기도 한다. 이처럼 신앙과 문화적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결합하는 것이 그들의 성공 비결 중 하나다.
세계 기독교 연구센터에 따르면, 현재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기독교인이 사는 지역이다. 2050년에는 그 수가 11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인구 통계학적 현실은 이제 전 세계 대도시의 교회 풍경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런던의 아프리카 교회들은 문을 닫거나 쇠퇴하는 낡은 교회 건물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으며, 공장지대를 축제와 치유의 성소로 바꾸고 있다.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단순한 이민의 결과가 아니다. 이는 세계 교회가 진정으로 '글로벌'해지는 과정이며, 서구 중심이 아닌, 다양한 민족의 목소리와 비전으로 빚어지는 기독교의 새로운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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