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성 목사 웨일즈 방문기 (9) 존 번연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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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7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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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CRC 목회자들이 영국 베드퍼드 존 번연 박물관과 교회를 방문, 그의 신앙 여정을 돌아봤다. 무허가 설교로 12년간 투옥 중 불후의 명작 ‘천로역정’을 남긴 번연. 그의 고난이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를 이루는 통로가 되었다.
39회 CRC 한인목회자협의회 총회가 2025년 4월 28일부터 5월 3일까지, 영국 웨일즈에서 열렸다. CRC 목회자들은 베드퍼드에 위치한 존 번연 박물관과 그가 성장하고 세례받았던 교회를 방문하여 그의 신앙 여정을 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존 번연(John Bunyan, 1628-1688)은 불후의 명작 ‘천로역정’의 저자로, 그의 삶과 작품은 시대를 넘어 수많은 그리스도인에게 깊은 영적 울림을 주고 있다.
존 번연은 17세기 영국의 평범한 땜장이였으나, 회심 이후 뜨거운 열정으로 복음을 전하는 침례교 설교자로 활동했다. 당시 영국은 국교회 외의 설교를 엄격히 금지하던 시기였으며, 번연은 이러한 국가의 허가를 받지 않고 설교했다는 이유로 무려 12년이라는 긴 세월을 감옥에 갇혀 보내야 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고통스러운 감옥에서의 시간은 그에게 깊은 영적 성찰의 기회가 되었고, 인류의 위대한 신앙 고전으로 평가받는 ‘천로역정(The Pilgrim's Progress)’을 집필하는 배경이 되었다.
‘천로역정’은 주인공 크리스천이 ‘멸망의 도시’를 떠나 온갖 시험과 역경을 이겨내고 마침내 ‘하늘 도성’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 우화 소설이다. 이 작품은 번연 자신의 신앙 여정과 영적 투쟁을 반영하는 동시에, 모든 성도가 걸어가는 믿음의 길을 생생하게 묘사하여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책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깊은 성경 이해와 목회자적 심정이 녹아 있는 이 책은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고난 속에 피어난 영혼의 순례기, 천로역정
참석자들은 존 번연 박물관과 그가 사역했던 교회를 둘러보며 그의 생애와 ‘천로역정’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살필 수 있었다. 박물관에는 그가 사용했던 유품들, ‘천로역정’의 다양한 판본, 그리고 그가 갇혔던 감옥의 모습을 재현한 전시물 등이 마련되어 있어 방문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특히 허가 없이 복음을 전했다는 이유만으로 차가운 감옥에 갇혀야 했던 그의 고난은 참석자들에게 깊은 묵상을 안겨주었다.
이번 방문에 동행한 박정언 목사는 감옥에 갇힌 채 ‘천로역정’을 집필하던 존 번연의 모습을 재현한 전시를 보며 깊은 감동과 함께 복잡한 심경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이민 목회를 하며, 특히 한인이 적은 지역에서 사역하며 느끼는 답답함과 외로움, 때로는 영적인 고립감이 마치 감옥 속에 있는 듯한 존 번연의 모습과 겹쳐지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는 시대를 초월하여 복음을 위한 고난의 무게가 오늘날 사역자들에게도 여전히 현실적인 도전임을 시사했다.
정주성 목사는 존 번연의 삶을 돌아보며 “순교자의 피를 밑거름으로 교회가 자라고, 성도의 고난을 통해 하나님의 놀라운 일은 이루어지는가 보다”라며 깊은 신앙적 성찰을 나누었다. 실제로 존 번연의 육체는 감옥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갇혔지만, 그의 영혼은 ‘천로역정’이라는 날개를 달고 시공을 초월하여 수많은 영혼에게 복음의 빛을 전하고 있다. 그의 삶은 고난이 끝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를 이루는 통로가 될 수 있음을 강력하게 증거한다.
존 번연의 박물관 방문은 참석한 CRC 목회자들에게 단순한 역사 탐방을 넘어, 복음 전파를 위한 선진들의 헌신과 고난을 기억하고 현재 자신들의 사역을 돌아보는 성찰의 기회가 되었다. 고난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불후의 명작을 통해 다음 세대에까지 신앙의 정수를 전한 존 번연의 삶은, 오늘날 여러 어려움 속에서 사역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큰 위로와 용기, 그리고 변함없는 소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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