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의 가장 큰 고민, 설교 아닌 ‘사람’… 한미 교회 공통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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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28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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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한국 목회자의 가장 큰 부담이 ‘교인 간 갈등 조정’(37%)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교회도 마찬가지이며, 특히 미주 한인교회에서는 세대와 문화 갈등까지 더해져 목회자의 ‘관계 중재’ 역할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 목회자의 숨은 고충, 설교보다 어려운 ‘관계’ (AI사진)
목회자들이 강단에서의 설교 준비보다 성도들 간의 관계 문제로 더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교회에서도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며, 특히 이민교회 목회자들에게는 더 복합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 8월 11일부터 24일까지 한국 목회자 628명을 대상으로 ‘목회 사역에서 가장 부담이 되는 역할’을 물은 결과, ‘교인 간 갈등 조정’이라는 응답이 37.4%로 가장 높게 집계됐다. 전통적으로 목회자의 핵심 사역으로 여겨졌던 ‘설교 준비’가 33.0%로 그 뒤를 이었다. 이는 많은 목회자들이 메시지를 전하는 사역만큼이나 공동체의 관계를 돌보는 일에 심적인 에너지를 쏟고 있음을 보여준다.
설교 준비보다 무거운 ‘관계의 짐’
이번 조사에서 교인 간의 갈등 조정이 가장 큰 부담으로 확인된 것은, 목회 현장에서 관계적 리더십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동시에 갈등을 중재하고 깨어진 관계를 회복시키는 목회자의 상담적 역량 강화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그 외 부담되는 역할로는 ‘다음세대 양육’(9.4%), ‘성도 돌봄 및 상담’(8.4%), ‘행정 및 운영’(6.8%) 등의 순이었다. 한편, 기타 응답(4.9%) 중에서는 담임목사와의 관계 문제, 가정의 생계 부담 등 현실적인 고민들도 포함되어 눈길을 끌었다.
미국 교회 목회자들 역시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라이프웨이 리서치(Lifeway Research)나 바나 그룹(Barna Group)과 같은 기관의 여러 조사에 따르면, 미국 목회자들이 겪는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 중 하나는 ‘교인들과의 갈등’인 것으로 꾸준히 나타난다. 이는 개인적인 비판이나 리더십에 대한 반대, 교인들 사이의 불화를 중재하는 역할을 포함하며, 많은 목회자들이 이로 인해 정서적 탈진(burnout)을 경험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통계는 현대 교회에서 목회자가 영적 지도자이자, 상담가, 행정가, 그리고 갈등 중재자의 역할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다차원적인 직업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특히 갈등 상황은 목회자의 사역 만족도를 떨어뜨리고 심지어 사역을 포기하게 만드는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미주 한인교회, 세대와 문화의 무게까지
이러한 목회적 부담은 미주 한인교회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한인 이민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한인교회에서 목회자는 1세대와 2, 3세대 간의 문화적, 언어적 차이에서 오는 갈등을 고스란히 마주해야 한다. 1세대는 한국적 전통과 신앙을 중시하는 반면, 미국에서 나고 자란 다음 세대는 미국 문화에 더 익숙하여 신앙 표현 방식과 교회에 대한 기대가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인교회 목회자가 느끼는 ‘교인 간 갈등 조정’의 부담은 일반적인 신앙 갈등을 넘어, 이민 1세대의 정체성과 다음 세대의 정체성이 충돌하는 문화적 갈등의 성격을 띤다. 여기에 재정적인 어려움, 이민 생활의 고단함에서 오는 성도들의 다양한 심리적 문제 상담까지 더해져 목회적 부담은 가중된다.
결국 미주 한인교회 목회자는 일반적인 목회자의 역할에 더해, 다문화 환경 속 세대와 문화를 잇는 ‘문화 중재자’라는 무거운 짐을 추가로 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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