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빌론' 뉴욕의 반전? 미국 기독교 활동 최고 도시 등극
페이지 정보
2025-04-10관련링크
본문
미국에서 가장 '기독교적인' 도시가 어디일까? 흔히 남부 '바이블 벨트'를 떠올리겠지만, 최근 religionunplugged를 통해 발표된 한 연구 결과는 뜻밖이었다. 예술과 문화, 미디어의 세계적 중심지이자 때로는 '바빌론'에 비유되기도 하는 뉴욕시가, 기독교 관련 활동 및 인프라 면에서 미국 최고 도시로 선정된 것이다. 종교 장신구 제조사인 '마이 크로스'가 2025년 부활절을 맞아 발표한 이 조사는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뉴욕시가 기독교 관련 활동 및 인프라 면에서 미국 최고 도시로 선정되었다.(AI 생성사진)
연구진은 기독교인 식별 비율, 일일 기도율, 교회 수, 비영리 단체 수, 종교 행사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순위를 매겼다. 그 결과 뉴욕은 100점 만점으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뉴욕이 가진 '상당한 종교적 인프라' 덕분이었다. 특히 약 9,000개에 달하는 기독교 비영리 단체 수는 미국 내 최다였고, 교회 밀집도 역시 전국 2위를 기록했다.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 트리니티 교회 같은 유명 교회들과 '교회의 자치구'로 불리는 브루클린의 존재도 이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이 결과가 뉴욕 시민들의 개인적인 신앙심이 가장 깊다는 뜻은 아니다.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뉴욕 주민 중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비율은 57% 수준이다. 연구를 진행한 마이 크로스 측 대변인은 "신앙 기관의 물리적 존재가 반드시 주민들의 개인적인 신앙 실천 패턴과 일치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즉, 눈에 보이는 종교 건물이나 단체 같은 '제도적 신앙'과 개인의 '영적 습관'은 별개의 트랙으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뉴욕의 강점은 후자보다는 전자에 있었다.
뉴욕의 뒤를 이어 로스앤젤레스가 91점으로 2위에 올랐다. LA는 기독교인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많은 기독교 비영리 단체와 연간 168건의 종교 행사가 열리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3위는 필라델피아(85점)로, 주민 62%가 기독교인이었고 뉴욕보다 3배 많은 종교 행사를 개최했다. 4위 댈러스(80점)는 기독교인 비율(63%)과 매일 기도하는 주민 비율(48%)이 상위권 도시 중 가장 높았다. 5위 워싱턴DC(75점)는 뉴욕 다음으로 높은 교회 밀집도를 보였다.
결국 이번 조사는 '기독교적 참여'라는 개념을 다층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흔히 세속 도시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뉴욕이 방대한 종교 인프라 덕분에 1위를 차지한 것은, 한 도시의 종교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개인의 믿음 차원을 넘어설 수 있음을 보여준다. 눈에 보이는 종교 시설과 조직, 그리고 보이지 않는 개인의 신앙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도시의 종교적 활력을 구성하는 흥미로운 단면을 드러낸 연구였다.
ⓒ 아멘넷 뉴스(USAamen.net)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