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교회에서는 정말 정치이야기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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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8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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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대통령의 탄핵정국에 개신교회들이 중심에 섰다. 한국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 2월에 “한국사회 내 이념갈등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교회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설문에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이념 관련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에 56%, “성경적 관점에서 정치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에 42%의 의견을 냈다.
미국교회는 어떨까? 미국인들도 교회에 가면 으레 정치 이야기가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선거철이면 더 그렇지 않을까? 하지만 실제로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의 경험은 이런 통념과는 조금 다른 듯하다. 사회 과학자들은 예배 시간에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강단에서 어떤 메시지가 전달되는지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 왔다. 한 설문 조사는 미국 교인들이 교회에서 어떤 이야기를 듣고, 또 정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주었다.
2022년 8월 PRRI가 정기적으로 교회에 출석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를 살펴보자. “목사님이 특정 주제에 대해 얼마나 자주 이야기하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놀라웠다. 도널드 트럼프나 선거 같은 직접적인 정치 문제에 대해 ‘자주 듣는다’고 답한 비율은 고작 2%에 불과했다. 70%는 ‘전혀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즉, 대부분의 교회 강단에서 특정 정치인이나 정치적 이슈를 직접적으로 자주 언급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교회가 정치와 완전히 담을 쌓은 것은 아니었다. 교인 중 43%는 낙태 문제에 대해 ‘가끔’ 또는 ‘자주’ 들었다고 답했고, 인종차별 문제 역시 44%가 비슷한 빈도로 접했다. 가장 자주 언급된 주제는 놀랍게도 ‘빈곤과 불평등’이었다. 20%는 ‘자주’, 46%는 ‘가끔’ 이 주제를 들었다고 답해, 전체 교인의 3분의 2가량이 이 문제에 대한 설교를 들은 셈이다.
그렇다면 교인들은 자신들의 교회가 정치적으로 얼마나 분열되어 있다고 느낄까?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더 분열되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예상외로 낮았다. 특히 복음주의 교인들은 단 9%만이 그렇다고 답했고, 65%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는 이미 트럼프 행정부 시절 정치적 성향에 따른 교인들의 재편이 완료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많은 이들의 생각과 달리 대부분의 교회 강단은 정치적 구호로 가득 차 있지 않았다. 목회자들은 직접적인 정치 발언보다는 빈곤, 불평등, 인종차별과 같은 사회적 문제에 더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교인들 대다수가 교회에서 정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점이다. 40~50%는 아예 피하길 원했고, 30~40%도 부정적이었다.
교인들은 교회를 정치적 소음에서 벗어나 안식을 얻는 곳으로 여기고 있었다.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정치적인 목회자들은, 전체 그림에서 보면 예외적인 존재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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