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250만 시대, 교회 역할은?…"배제에서 포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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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ㆍ2025-06-10 06:29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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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재일교회 이주민 국제 심포지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회와사회위원회는 10일 서울 중구 서울제일교회에서 '제21회 한·일·재일교회 이주민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데일리굿뉴스
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250만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5%를 차지했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특히 한국과 인접한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도 상호 배제의 정서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교회가 감당해야 할 시대적 과제를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교회와사회위원회는 10일 서울 중구 서울제일교회에서 '제21회 한·일·재일교회 이주민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9일부터 이틀간 '이주민 혐오에 맞서는 교회의 생명·평화 활동'을 주제로 열렸으며, 한국과 일본의 에큐메니칼 교회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 사회에서 이주민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최근 몇 년 사이의 일이다. 이와 함께 이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배타적 정서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단일민족이라는 뿌리 깊은 인식 아래, 여전히 많은 이주민들이 '이방인'으로 규정되는 현실이다.
실제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지난달 한국에 대한 심의 보고서를 통해 "이주민, 난민, 망명 신청자, 중국계 주민에 대한 온·오프라인 혐오 발언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발제자로 나선 박경서 인천외국인노동자센터 목사는 "난민이나 이주노동자는 자국에서는 국가 정체성의 일부로 존중받지만, 외국에선 종종 혐오의 대상으로 전락한다"며 "이들에게 사회적 경계와 차등을 부여하는 순간, 혐오의 씨앗이 뿌려진다"고 우려했다.
교회 역시 이러한 배타적 시선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목사는 "타종교인, 무신론자, 이주민 등 자신과 다른 이들을 '구원 밖의 존재'로 여기는 배제적 분위기가 여전히 뿌리 깊다"며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을 공동체 내로의 편입으로 해석해, 교회가 타인 또는 타 종교에 대해 동일성의 잣대를 들이대고 배재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해석은 민족 또는 국가 정체성과 기독교 신앙을 동일시 하는 행위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장창원 오산이주노동자센터 목사도 "한국 정부는 여전히 노동력 수요에 따라 필요한 만큼 이주민을 받아들이고, 필요가 사라지면 내보내는 선택적 이주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며 "교회는 이들을 경제적 기능이 아닌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존재로 바라보는 신앙적 감수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생 NCCK 총무는 이날 "오순절 성령의 임재는 서로 다른 언어, 문화, 출신을 가진 이들에게 하나님의 큰 일을 각자의 언어로 들려주심으로 소통과 이해, 공동체 탄생을 가능케 하셨다"며 "오늘날 우리에게도 성령은 같은 방식으로 임하신다. 교회는 국경과 언어, 인종, 제도 속에서 고립된 이주민들과 공감하고 함께해야 할 소명을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일·재일교회는 1990년 일본 센가리 세미나하우스에서 첫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한 이래 3년에 2회 정기적인 교류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공동 출판과 기독청년 현장방문 등 다양한 협력 사업도 함께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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