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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 교수] 교세 수축기와 교회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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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ㆍ2025-01-09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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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감하는 개신교 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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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지만 한국 개신교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교세의 급격한 감소 예측 때문이다. 얼마 전 ‘목회데이터연구소’에서 발표한 한국 개신교 장래 인구 추계 주요 내용에 의하면, 2050년 한국 개신교 인구는 11.9%까지 감소가 예측됐다. 

 

현재 828만 명(16.2%)으로 추정되는데 560만 명으로 3분의 1 정도가 줄어드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큰 감소폭으로 2015년 인구센서스에서 9,676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거의 절반 수준의 감소다. 

 

그런데 개신교 통계에는 이단 교인들도 포함된다. 현재 한국교회 안에 있는 이단 교인의 규모는 출석 교인의 8.2%로 대략 45만 명 정도다. 그리고 개신교 신자 수에는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이른바 가나안 신자들도 포함돼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작년 기준으로 가나안 신자 규모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조사 결과에서 개신교 인구의 29.3%로 추정된다. 이단 교인이나 가나안 신자 수를 현재의 비율로 적용하면 2050년 개신교 신자 수 560만 명 가운데 교회 출석자 수는 396만 명이다. 이 가운데 이단 교인 비율을 빼면 약 364만 명이 교회 출석하는 정통 개신교 신자 수다. 

 

이것은 현재 대표적인 개신교 교단인 예장 통합과 합동 2개 교단의 교인 수를 합한 것보다 적은 수치다. 현재 한국 개신교는 전체 종교 가운데 신자 수에서 1위이지만 신자 수가 12% 정도로 줄어든다면 개신교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종교라는 말은 성립되기 어렵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할 것은 현재 신자 수가 가장 많은 개신교가 이 정도인데, 불교나 가톨릭 신자 수도 이에 못지않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종교 자체에 대한 호감도 감소 상황에서 이 두 종교도 하락세를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 종교인 비율이 조사 기관에 따라서 40% 또는 그 이하로 나오는데 2050년에는 20%대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무종교인이 전체 인구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특히 전체 종교인 수가 크게 감소해 우리 사회는 매우 비종교이며 세속적인 사회가 될 전망이다.

 

2030과 농어촌 지역 더욱 비관적

 

전체적으로 신자 수 감소 추세에서 2030세대 개신교인 비중 감소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2030세대는 개신교인 비중에서 가장 불안한 세대다. 2024년 26.0%인 2030세대 개신교인 비중은 2050년 16.7%로 9.3%p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2024년 215만 명에서 2030년 이후는 200만 명 아래로 떨어지고, 2050년이면 94만 명으로 현재의 44%, 곧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2030세대 개신교인 수는 2000년대 초반에도 35% 가까이 차지했지만 2024년 현재 이미 10%p 가까이 줄었다. 2050년에는 신자 수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지역적으로는 전국 16개 시도 중 서울 및 경인 지역은 타 지역과 달리 2024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개신교인 비중 증가가 예측됐는데, 2050년에도 전체 개신교인 3명 중 2명 가까이는 서울 등 수도권으로 집중이 예상된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서울의 개신교인 비중은 2024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됐으며, 경기·인천은 2050년까지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물론 수치만으로는 정확한 파악이 어려우나 서울의 개신교인 감소는 향후 서울 인구 감소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도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서울 중심부 교회들이 앞으로 교세 유지에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어촌 지역의 경우 2024년 기독교인 비중이 15.8%에서 2050년 11.4%로의 감소가 예측됐다. 노인 인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농어촌의 경우 기독교인 수가 2024년 56만 명에서 2037년 59만 명까지 다소 증가했다가 그 이후 2050년에는 48만 명으로 감소가 예측했다. 

 

대도시(39% 감소) 대비 농어촌 지역 (14% 감소)이 상대적으로 기독교인 수 감소폭이 낮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신자 수가 줄어들고, 농어촌목회를 꺼리는 상황에서 농어촌 지역에 필요한 목회자 교육과 역량 개발이 필요하다.

 

교회수축기에 대한 대응

 

이 조사 결과는 한국 개신교의 교세가 앞으로 급격하게 수축될 것을 보여준다. 이제까지 한국 개신교가 우리 사회 대표종교라고 생각했으나 앞으로 이러한 태도로 우리 사회에 접근하는 것은 전혀 적절하지 않게 될 것이다.

 

교회 수축기에 적합한 신앙·목회관이 필요하다. 또한 교회 수도 크게 줄어들 것에 대비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목회에 대한 생각은 이제까지와 달라져야 한다. 

 

일반적으로 목회는 교회 내부 신자들 대상의 신앙 교육과 양육을 의미한다. 하지만 교인 수가 크게 줄어든다는 것은 목회 대상이 그만큼 없어지는 것을 의미하므로 교인만을 대상으로 목회하는 기회 역시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목회는 교회 안의 신자 외에 교회 밖의 비신자 곧 주민들까지로 그 대상이 확대돼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마을 목회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마을 목회는 목회자가 교회의 교인들을 돌보는 목회를 넘어서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마을주민들과 마을공동체의 회복과 성장을 위해 참여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마을에 이뤄가는 목회를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선교에 대한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 한국 개신교는 미국에 이어서 전 세계에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앞으로는 해외 선교만큼 국내 선교도 중요해질 것이다. 해외에서 비신자들을 대상으로 선교를 하듯이 국내에서도 90%에 가까운 비신자들을 대상으로 선교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이미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라는 개념으로 교계에 소개됐지만 많은 교회들이 그 필요성을 실감하지 못했다. 그런데 앞으로는 서구 교회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모든 교회들이 이런 관점에서 선교 사역을 전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한 가지 고려 점은 현재 60% 안팎의 무종교인의 수가 더욱 늘어나게 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무종교인의 증가는 종교에 대한 관심 자체가 없다기보다 제도 종교로부터의 이탈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무종교인들의 영성에 대한 이들의 관심 자체를 의미 있게 받아들이고 이들의 영적인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방식으로 이들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대화와 토론으로 기독교 신앙의 의미를 일깨우는 것이 탈종교 시대에 적합한 교회 사역 방법이다. 한국 기독교의 미래를 위해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목회와 신앙의 실천이 요구된다.

 

정재영 교수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종교사회학

ⓒ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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