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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복음 위한 성경번역,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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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ㆍ2021-06-14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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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민족과 종족 등 언어별로 성경을 번역하는 사역은 땅끝까지 복음을 전파한다는 기독교 선교사명에 필수적이다. 선교사역이 코로나19로 대부분 타격을 입은 가운데 성경번역은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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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번역이 완료돼 자기 언어로 성경을 볼 수 있게 된 대륙별 인구 수(사진=Progress.bible 갈무리)
 

 

대한성서공회에 따르면 지난 해 말 기준 전 세계 7,359개 언어 중 성경전체가 번역된 언어는 704개, 신약이나 단편성서처럼 일부만 번역된 언어는 2,731개로 집계됐다. 나머지 3,924개 언어는 성경번역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프로그램 활용·온라인 소통으로 번역 계속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선교사역은 멈추거나 축소됐다. 성경번역 역시 선교사 철수, 프로젝트 지연 등으로 타격을 입었지만, 번역 작업은 비교적 큰 중단 없이 지속되고 있다. 세계성서공회연합회의 '세계 성경 번역 현황' 보고서를 보면 2020년 한 해 동안 7억 700만여 명이 사용하는 66개 언어로 성경이 번역됐다. 이 같은 결과는 '어댑테이션'(Adaptaion)이나 '파라텍스트'(Paratext)와 같은 컴퓨터 성경번역 프로그램과 온라인 소통을 적극 활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어댑테이션은 이미 성경이 번역된 A언어와 앞으로 번역할 유사언어인 B언어의 단어를 서로 대응시켜 초벌번역을 할 때 사용한다. 파라텍스트는 세계성서공회가 개발한 번역자를 위한 도구로, 현재 거의 모든 성경번역 선교사가 사용하고 있다. 다양한 버전의 성경과 주석, 번역 시 유의점, 번역 도구 등을 포함하며, 초벌번역 후 온라인에서 다른 번역자들과 서로 점검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대한성서공회 호재민 총무는 "현재 코로나로 번역 컨설팅에 제약이 있고, 번역 팀과 현지교회 대표 사이의 검토 작업, 재정적인 후원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도 "기술의 도움으로 성경번역자들이 어려운 시기에도 비대면으로 성경번역 작업과 협업을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AI 접목한 성경번역 논의 시작돼

 

성경이 번역되기 위해서는 한 개의 언어 당 보통 15~20년의 시간이 걸린다. 언어 조사, 글자 만들기와 문법 이해, 초벌번역, 그리고 여러 전문가들의 협업과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번역의 속도와 질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성경번역에 접목시키려는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예로 이미 번역된 NIV 버전 영어성경과 말레이 성경을 AI를 활용한 번역시스템에 적용해 보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영어성경을 말레이 성경으로 바꾸기 위해서 AI 번역기를 적용해보고, 나온 결과물은 최종 성경번역 확인자인 컨설턴트가 검사를 하는 식이다.

 

성경번역선교회(GBT) 김종민 부대표는 "‘프리 컨설턴트 체킹’이라고 컨설턴트의 확인을 받기 전에 자체적으로 한 번 더 확인을 한다"며 "이를 AI가 할 수 없을까란 생각으로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는 실험적 프로젝트가 아프리카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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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별 성경번역이 필요한 언어 수(사진=Progress.bible 갈무리) 

 

구약 번역, 다중언어현상 극복 등 과제 남아

 

1930~1940년대 성경번역 단체들과 성서공회가 출범한 이래 성경번역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성경번역 건수는 75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세계 인구 15억 명 정도가 아직 모국어 성경을 접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신약 성서에 비해 구약 성서 번역은 미진한 상태다. 대표적인 성경번역단체 위클리프성경번역선교회의 경우 신약성경 번역을 완성하자는 것을 우선 전략으로 선정했다. 완전한 성경번역을 위해서는 구약 번역 프로젝트가 새로 이뤄져야 한다. 

 

사용 언어가 점차 변화하는 '다중언어현상'의 극복이라는 과제도 남아있다. 소수종족이라고 해서 해당 종족의 고유어 만을 쓰는 것이 아니다. 인근 마을의 언어를 쓴다든지, 소속된 국가의 공용어를 쓰는 등 다양한 언어를 한꺼번에 쓰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번역이 이에 맞게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성경이 읽히지 않을 수 있다.

 

김종민 부대표는 "번역 과제가 남아 있고, 언어에 변동이 있는 상황 속에서 외부인이 중심이 되는 성경번역 보다는 사용자가 중심이 되는 성경번역이 필요하다"며 "처음부터 언어 사용자들이 주도권을 갖는 번역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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