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률 세계1위 대한민국 속에서의 한국교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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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ㆍ2010-10-28 00:0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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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자 하루 평균 42명..‘우울증ㆍ질병ㆍ가정불화’ 원인
[기획특집] 자살률 세계1위 대한민국 속에서의 한국교회 (1)
누군가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세계1위를 기록하고 있으면서도 자살에 대한 사회적 대책은 물론, 사회적 안전망도 없고, 여전히 사람을 벼랑끝으로 내모는 절망사회를 만들고 있다”고 평을 할 정도로 우리 사회의 자살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저출산 문제는 대책이 하나둘 마련돼 시행되고 있지만. 자살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사회적 현실과 개인적 고통에 대해서는 둔감하다. 한국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본지는 이에 2010년을 마감하기에 앞서서 한국교회를 향해 작은 그러나 의미있는 목소리를 내고자 기획특집 ‘자살률 세계1위 대한민국 속에서의 한국교회’를 마련했다.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 지난해 자살자 수 15,413명, 청소년 사망원인 1위가 자살. 이는 한국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기록들이다. 하루 평균 42명, 35분에 1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자살자 수 해마다 증가…10~30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31명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11.2명)의 3배에 육박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OECD 국가 중 자살예방 관련법이 없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자살자들의 수는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2000년에는 자살자가 6,547명이었으나, 2005년에는 12,047명으로 5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었으며, 2009년 자살자 수도 전년 대비 2,555명이 늘어났다.
특히 청소년과 20~30대의 자살자는 해마다 증가, 지난해 10~30대 사망원인 1위는 자살로 나타났다. 지난해 20대 사망자 4,051명 중 44.6%에 달하는 1,807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이는 인구 10만 명당 24.8명에 해당하는 비율로, 교통사고(17.3%ㆍ702명)나 암(9.3%ㆍ377명)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10대의 경우도 전체 사망자 중 자살이 차지하는 비중이 29.5%로 가장 높았다.
전국 중1~고3 학생 75,238명을 대상으로 한 ‘2008년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18.9%가 “최근 1년간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했으며, 응답자의 4.7%는 “최근 1년간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다”고 응답했다.
10대 자살의 경우 다른 연령대에 비해 교내 따돌림, 학업부담 등에서 비롯되는 충동적인 자살이 많고, 유명인의 자살을 모방하는 ‘베르테르 효과’도 자살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탤런트 최진실 씨가 숨진 이후 자살자가 전달에 비해 66%나 늘어났다고 한다.
자살자의 90%가 정신과적 진단 받은 경험 있어
자살의 원인을 살펴보면 염세ㆍ비관ㆍ우울증 등이 1위였으며 질병, 경제생활문제, 가정불화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이 중 가장 주목할 원인은 우울증이다. 자살자의 90%가 정신과적 진단을 받은 적이 있으며, 이 가운데 59~87%가 주요우울장애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즉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 보통 사람보다 20~30배정도 더 자살에 가깝다는 것이다.
특히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은 충동적으로 자살을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오랜 시간 동안 절망감 속에 자살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고 한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연간 37,300여명이 자살을 시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4분에 한명 꼴로 자살시도자가 나오고 있는 셈이다.
자살시도자들에게서는 △수면장애, 식욕감퇴 또는 증가, 활력이 없거나 위축 등 우울증 증상 △자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또는 약을 모으는 일 △유언장을 쓰는 일 △갖고 있는 물건을 남에게 주는 일 △자살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농담하는 일 △무력감과 절망감 호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이같이 자살이 만연한 현실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는 사회병리적 현상이며, 곧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경쟁 위주의 사회문화가 취약계층을 자살로 내몰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정무성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경쟁에서 낙오하는 사람은 늘어나는 반면 그들이 의지할 곳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에서 결국 자살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돌파구라는 생각을 품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살충동 느낀 크리스천 목회자 찾아가는 경우 적어
최근 2~3년 내에는 크리스천 연예인들의 자살이 사회적 큰 이슈가 됐다. 최진실, 최진영, 안재환, 유니, 이은주, 정다빈, 박용하 등은 모두 크리스천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교회가 대형화되는 상황 가운데 다양한 형태의 소그룹에서 충분한 삶과 아픔을 나눌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으며, 목회자와 성도 간에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을 수 있는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지 않음을 지적했다.
성공주의 가치관이 팽배한 사회 속에서 자살충동을 느끼는 성도가 교회라는 공동체, 또는 목회자와의 인격적인 단절을 경험할 때 더 큰 심한 좌절을 겪고 자살을 결심하는 데까지 이른다는 분석이다.
<그들의 자살, 그리고 우리>의 저자 조성돈 교수는 20%의 크리스천이 자살충동을 느끼거나 느껴본 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목회자를 찾아가는 경우는 그들 중 18.8%에 불과하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한 바 있다.
한국교회가 성공주의를 재생산하고 있고 신앙적으로도 엘리트주의를 퍼뜨리고 있어 자살충동을 느낀 사람들이 털어놓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목회자와 성도들이 ‘자살은 죄다, 생각도 말아야 한다’ 등 지나치게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오히려 자살충동을 부추키는 셈이 된다”고 지적했다.
자살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사회의 체계적 노력 또한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국가적으로는 상담과 조기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공공 정신건강지원 인프라 마련이, 교회 측면에서는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가족적인 공동체가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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