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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메시지다』김기석 목사 인터뷰, 감성 치우친 한국교회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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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ㆍ2010-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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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역, 빽빽한 도심을 걷다 본 청파교회는 고요하고 소탈하면서도 경건한 도심 속의 '수도원'의 느낌이었다. 이 교회의 담임인 김기석 목사를 꼭 빼닮은 것 같았다. 최근에 신간 <삶이 메시지다>를 펴낸 그를 만났다. 

 

그 는 책의 제목에 대해서 “하나님 뜻을 계속해서 묻고 행동하는 신앙과 삶”이라고 말했다. 시종일관 ‘야훼 나 하나님이 거룩함 같이 너희도 거룩하라’라는 말씀을 생각한다는 김 목사는 ‘거룩’이 교회뿐만 아니라 일상생활로 들어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살고 있는 공동체에서 가난하고 어렵고 소외된 사람을 위해서, 그들이 굴욕감을 느끼지 않고도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게 거룩한 삶”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 김 목사는 이러한 성경속의 ‘거룩’을 일상생활로 내면화시키기 위해서는 독서가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교회의 가장 부족한 것은 머리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한 김 목사는 “올바른 지성에 바탕을 두지 않은 감성은 폭력적으로 변하기 쉽다”며 한국 교회에서 이런 모습들이 보여지고 있다며 우려하기도 했다.

 

소문난 책벌레 김기석 목사에게 독서에 대한 가치관, 새 책이 주는 메시지 등을 물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 목사님 책들이 정말 많이 있습니다. 주로 무슨 책들이지요?

 

거의 다가 인문학 책들이고, 종교에 관한 책도 있고, 소설책들도 있습니다.

 

- 책을 사랑하시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저는 책에서 제 호기심을 채웁니다. 대부분 인문학 책을 읽는데 인문학자들은 시대의 문제를 가장 치열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이라 제 관심사하고도 잘 맞습니다. 이들의 책을 읽으면 시대를 이해하는 눈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이 책을 (장 지글러의 <탐욕의 시대>를 펼치셨다) 보면 세상의 빈곤이 어떻게 또 왜 구조화 됐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 신앙하고는 어떤 관련이 있는 거지요?

 

신 앙이라고 하는 것은 머리로 이해하는 것을 가슴으로 느끼고, 가슴으로 느낀 것을 손으로 수행해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 교회의 가장 부족한 것은 머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성찰이 있어야 하는데, 가슴만 있습니다. 올바른 지성에 바탕을 두지 않은 감성이라는 것은 폭력적이 되기 쉽습니다. 그런데 올바른 지성이라는 게 하나님 말씀들을 우리 안에 내면화 했을 때 세계를 우리가 어떻게 봐야할 것인지, 그 눈을 뜨는 것입니다. 눈 뜨기 위해서는 상당히 다양한 독서들이 필요합니다

 

- 독서가 신앙생활의 일부분이 된다는 거군요?

 

자신의 삶의 경험과 성서의 가치관을 계속 대면시키면서 조율해가는 과정이 신앙생활의 과정입니다. 이현주 목사님이 이런 시를 쓰셨는데,

 

‘사과를 먹기 전에 하나님한테 물어봤데, 하나님 사과를 먹을까요? 그랬더니 먹어라. 두 개를 먹을까요? 아니 하나만 먹어라. 그래서 하나만 먹었데. 초콜릿을 먹을까요? 먹지 말아라. 그래서 안 먹었데.’

 

이건 뭐냐하면, 그의 내면에 내면화된 어떤 음성으로 하나님의 뜻을 자꾸 묻고 그 뜻으로 자기를 조율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렇듯 신앙생활은 조율입니다. 훈련 없이는 안 되는 것입니다.

 

- 신앙 훈련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내면화된 하나님의 뜻을 계속 물어보는 그런 과정이라는 거죠?

 

성 서를 읽으면서 성서 속에 있는 정신 하나님의 마음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리지만 일상생활에 가면 하나님의 뜻을 망각하고 살잖아요. 우리가 수영을 하다가 물속에 고개를 넣고 수영을 하지만 숨쉬기 위해 고개를 돌리는 것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하나님 앞에 내 마음 가져가는 훈련을 하지 않으면 일상의 성화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 내가 신앙을 가지는 겁니까? 하나님께서 신앙을 채워 주시는 겁니까? 책 첫 부분의 제목이 '하나님께서 채워주시는 삶'이라서요.

 

옛 말에 줄탁동기란 말이 있는데, 어미 닭이 달걀을 품는데, 20일동안 품죠. 그럼 안에서 생명이 자라나잖아요? 어미의 온기 때문에. 닭이 발로 달걀을 돌려주기도 한단 말이야 그러면 안에서 생명이 자라지. 그런데 병아리가 태어나기 위해서는 달걀이 깨져야 합니다. 이게 깨지지 않으면 나올 수가 없습니다. 근데 어느 때 깨지냐면, 안에서 깨치고 나오려고 하는 기운이 가장 강해지는 그 순간입니다. 그런데 혼자서는 깨지고 나오질 못해. 위에서 어미가 깨줘야 합니다. 그때 온전한 생명이 태어납니다. 

 

'줄 탁' 하고 얘기할 때, 줄이란 글자는 바깥으로 막 밀고 나오는 힘이고, 탁은 절차탁마할 때, 탁잔데 탁 쪼아주는 것입니다. 이게 동시적인 사건입니다.

 

내가 믿음을 가지고 채우는 것이냐, 하나님이 채워주시는 거냐 하는 거는. 동시적 사건이란 뜻입니다. 내가 질문이 없으면 채워지지도 않습니다. 물음이 없는데 답이 어디에 있겠어요. 지금 한국 기독교 신앙의 가장 큰 문제가 뭐냐면, 질문은 봉쇄하고 답만 주는 것입니다. 외운 답은 있어요. 근데 일상생활에서 적용하려고 하면 적용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게 우리가 옛날 주입식 교육의 폐해랑 똑같은 거지요.

 

회심을 체험했던 사람들을 보면, 사도바울도 그렇고 철저히 하나님 중심으로 살려고 노력을 합니다. 즉 자기 노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회심의 순간이라고 하는 것은 정말 벼락처럼 찾아옵니다. 어느날 갑자기. 그게 줄탁에서 탁의 순간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경험했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이 내 속에 들어왔습니다. 그때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내가 이 의식에 이르렀다고 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종교 경험의 본질은 내가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요. 고민하고 갈등하고 모색했을 뿐이지. 근데 하나님이 확 열어주신 거지요. 그걸 계시라고 하는 거구요.

 

계시라고 하는 것은 보자기가 이렇게 있는데 주인이 보자기를 풀어줄 때야 이게 계시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드러내 보여주는 순간입니다. 그러면 객관적으로 보면은 나는 아무것도 안했나요? 아닙니다. 그 자신도 치열하게 노력한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하나님이 탁 쪼아 주셨기 때문에 내가 깨진거지요. 새사람으로. 그런데 그 경험을 한 사람은 내가 한일이 없습니다. 다 하나님이 하신 일이라고 하지요. 이게 종교 경험의 본질입니다.

 

- 사실 성경의 의미도 파악하기도 어려운데, 내면화하고 거기에 일상에서 실천까지 한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네요.

 

성 서의 세계하고 만나지 못하는 까닭 가운데 하나가 결국은 자기가 의도를 가지고 성경을 만나기 때문입니다. 내가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얘기는 뭐냐면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는 거지요. 그니깐 공자님은 자기에게는 의필고아가 없다고 얘기했는데, ‘의’ 반드시 뭘 해야겠다는 생각 ‘필’ 꼭 반드시 ‘고’ 고집하는거 ‘아’ 나.입니다.

 

그니깐 우리가 사람을 대할 때도. 그저 있는 그대로 모습으로 안대한다 이거지요. 왜냐하면 내가 가지고 있는 틀을 가지고 대하기 시작하면 그 틀에 맞춰지지 않을 때 불편하지요. 그런데 하나님께 갈때도 똑같다 이겁니다. 하나님은 이런 분이라고 내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게 있어요. 하나님은 이런 분이어야 해! 그니깐 자기 전제에 맞지 않으면 실망하고 그럽니다.

 

자기 마음을 살펴야 하는거지요. 아 내가 욕심부리고 있네, 내가 어떤 사람을 이렇게 판단하고 있네. 자기의 마음을 자꾸 의식하고 내 마음을 정죄하라는게 아니고 내가 지금 기자님을 바라보면서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네요.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있네요. 하는 것을 자꾸 의식하게 될 때 객관화 할 수 있을 때. 나는 그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사람을 만났는데, 아주 미워합니다. 그랬을 때. 아 내가 이 사람을 미워하고 있네. 그럼 왜 미워하지? 이유없어. 표정이라던지... 즉 본질과는 관계없이 내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입니다. 자기 마음을 계속 살펴야 하지요. 이거 훈련이지. 마음 공부하고도 관련이 있는거지요. 신앙 생활은 장난이 아닙니다. 그리고 결국 신앙생활에서 가장 큰 게 자아 아니겠습니까!

 

한국 기독교인들이 숫자에 비해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이유는 뭐냐하면 성찰하는 믿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성찰하는 믿음이라는 건 예를 들면 내가 현모씨를 만났는데, 현모씨에게 나의 모습을 보여줬어요. 그런데 백현모라는 존재를 통해서 되비쳐지는 내 모습이 있어요. 거울에 비춰지는 것처럼. 되비쳐지는 나의 모습을 들여다 봄을 성찰이라고 한다고. 성찰은 관계속에서 일어나는 거지요. 타자를 거울삼아서 나를 한번쯤 더 돌아보는 것. 이게 성찰입니다. 폭력적인 사람은 무찔러버리는 거야. 너 잘 못 됐어. 그거 아냐. 난 옳고 넌 글러. 이런식의 태도를 보여주는 거지. 이건 성찰이 없는 것 입니다. 계몽되지도 않은 거고. 성찰하는 사람이란 것은 내가 그릇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언제나 열어놓고 있는 것입니다.

 

이게 굉장히 중요한 것입니다. 한국의 크리스찬들은 성찰은 잘 안합니다. 언제나 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보기엔 믿음이 굉장히 좋은 것 같은데, 사납기 이를 데 없습니다. 욕심스럽다던지. 그런 사람들 많지 않습니까?. 그거는 잘못된 거라고 생각해요.

 

- 의도 집착을 버린다라..<삶이 메시지다>에 첫 부분이네요. 하나님으로 채워가는 삶이요?

 

끊 임없이, 마음을 살피고 집착을 버리고 하나님의 뜻을 물으면, 어느 순간 하나님의 빛이 내면을 비춥니다. 이게 종교경험입니다. 그때 우리는 자유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내가 지향하는 바는 흔들리지 않지만, 무리하지 않습니다. 이거야. 이렇게 되면, 평화도 같이 따라오게 되는데, 그냥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수용할 수 있기 때문에, 평화로운 관계가 맺어지는 거지요.

 

- 삶이 메시지라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뜻이지요?

 

하 나님 뜻을 계속해서 묻고 행동하는 신앙, 삶을 말하는 것입니다. 저는 시종일관 생각하는 게. ‘야훼 나 하나님이 거룩함 같이 너희도 거룩하라.’ 이게 레위기에 나오는 출애굽 공동체에 주신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거룩한 것일 까요? 성경에는 추수할 때. 밭에 한 모퉁이 남겨두라고 했습니다. 고아와 과부와 가난한 자들의 몫이라고 말입니다. 결국 내가 거룩하게 사는 건 뭐냐? 내가 살고 있는 공동체에서 가난하고 어렵고 소외된 사람을 위해서 그들이 굴욕감을 느끼지 않고도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게 거룩한 삶인 거지요. 거룩함과는 아무 상관없어 보이는데 이게 거룩한 거거든요. 실제로는 그 속에 우리의 일상 속에 하나님의 뜻이 들어와 있어야 한다는 거지요. 그렇다고 한다면, 신앙생활은 교인들과 교회 속에서만 이루어져서는 안 되고 우리의 비근한 일상 속에서 그대로 번역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요.

 

이 시대가 젊은이들에게 제시하고 있는 소비주의 시대의 가치관을 내면화하도록 강요하고 있는데, 난 거기 따라가지 않을래, 난 내 즐거운 삶을 살꺼야 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런 삶이 물론 잘나가는 사람이 보면 형편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보면 더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젊은이들이 지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너 그렇게 살아라 난 이렇게 사는 게 좋아, 좋아서 이렇게 사는거야” 하는 이런 젊은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이 자본주의가 힘을 덜 쓰게 되지요. 못된 광고 있었잖아요. 오랜만에 친구 만났는데 어떻게 지냈냐는 인사에 자동차로 대답했다는 선전이요. 참 악마적이예요. ‘내 아이는 다르니깐’ 이런것도 마찬가지고 정말 미쳐돌아가는 겁니다.

 

그런데 기독교가 그런 것에 대해서 도전을 안 하고 철저히 부추기고 따라가고 그런 것 보면 슬픕니다. 어느 시대든 참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외로웠고 외롭다고 해서 저 사람처럼 못 살아서 외롭다 그러면 안 되고 ‘난 이게 좋아’ 하는 거지요. 그런 소탈함 털털함을 갖춘 젊은이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백현모 ⓒ 뉴스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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