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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티’라는 큰 족적 남기고 떠난 ‘영적 거인’ 고 윤종하 장로를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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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ㆍ2007-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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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오후, 한국교회사에 큰 족적을 남겼지만 평소 자신을 드러내기를 즐겨하지 않아 그 족적의 주인공임이 잘 알려지지 않은, 한 ‘영적 거인’의 소천을 추모하는 예배가 방배동의 한 교회에서 조용히 드려졌다. 

 

이 ‘영적 거인’은 성서유니온선교회 초대총무 및 에스라성경연구원 원장을 역임한 후, 남은 생을 강의ㆍ집필ㆍ선교ㆍ교회섬김 사역에 몰두하다 한국 시간으로 지난 25일 오전 6시 향년 73세의 나이로 육신의 장막을 벗은 윤종하 장로(광야교회)다. 

 

윤종하 장로의 소천 소식을 접한 기자는 그의 소천 소식만 단신으로 처리했을 뿐, 27일의 추모예배에 참석은 했으나 기사화하지는 않았다. 그것이 고 윤종하 장로가 원하는 바였으리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기자는 그가 이렇게 자신의 얘기를 기사화하는 것 역시 그다지 달가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잘 안다. 

 

하지만 그와 관련해 이 한가지 사실만이라도 알리지 않는다면 나중에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이야기에 나오는 신하처럼 날마다 산으로 올라가야 하겠기에 기자수첩을 통해서라도 이를 알리고자 한다. 

 

35년 전, 이 땅에‘큐티’를 태동시킨 ‘큐티’의 산 증인

 

기자가 그를 ‘영적 거인’이라고 칭하는 것은, 그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그러나 관심이 없어서 잘 몰랐던 큰 발자국을 한국 기독교계에 남겼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큐티(Q.T.), 곧 성경묵상이다.

 

한국성서유니온이 설립된 1972년부터 1986년까지 성서유니온선교회 총무로 재직한 그는, 지금으로부터 35년 전 ‘큐티’란 단어가 생소했던 이 땅에 ‘큐티’를 태동시켰고, 14년간 ‘큐티’를 보급하는 일에 온 열정을 바쳤다.

 

그리하여 1973년 3월 첫 발행시 그 부수가 4천부에 불과했던 <매일성경>이, 지금은 22만부나 발행되고 있으며, <매일성경>의 성공에 힘입어 타 출판사에서 발행되는 큐티/묵상지만도 무려 30여 종이 넘는다.

 

이렇게 되기까지 그는 <매일성경>의 출판 및 판매가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설 때까지 서점에 <매일성경>을 입점시키기 위해 책 보따리를 양손에 들고 전국의 서점들을 찾아다녀야 했다. 초창기엔 서점에서 책을 받아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해했다. 

 

뿐만 아니라 큐티하는 방법을 가르치기 위해 직접 큐티모임을 인도했으며, 전국의 교회를 찾아다니며 강의했다. 성서유니온을 그만둔 후에는 총무였던 때보다 더 열심히 큐티를 확산시키는 일에 자신의 삶을 내던졌다.

 

‘큐티’ 통해 인도받고, 순종하는 삶으로써 ‘큐티의 본질’ 가르쳐

 

특히 그는 자신이 먼저 큐티를 통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고, 순종하는 삶을 보임으로써 큐티의 본질을 가르치려 애썼다.

 

그는 1997년 뜻을 같이하는 이들과 함께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김북경 총장)의 전신인 에스라성경연구원을 설립하여 초대원장이 됐다. 그는 4년간 원장으로 재직한 뒤, 돌연 5년차를 앞둔 2001년 원장직을 사임했다. 

 

그의 사임은 너무도 뜻밖이었다. 당시 연구원은 한창 자리가 잡혀가고 있었고, 연구원에 오는 이들은 그의 가르침을 받기 위한 이들이 대부분이었으며, 이듬해에는 대학원대학교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었기에 초대총장 자리는 ‘맡아 놓은 것’이었고, 그가 원하는 한 정년퇴임시까지 총장직이 보장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교수진과 이사진, 졸업생, 재학생 등 모두가 그의 사임의사 철회를 위해 동원 가능한 방법들을 다 동원하던 상황이라 사임의사를 끝까지 고수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일 정도였기에 더욱 그러했다. 

 

그런데도 그는 ‘성경묵상을 통해 자신의 진퇴문제에 대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분명히 받았다’며 끝까지 자신의 뜻, 아니 하나님의 뜻을 관철시켰다.

 

이렇게 하나님의 뜻에 의해 조기은퇴한 그는 이후, 큐티를 통해 하나님께서 인도하신대로 그의 말씀 가르침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몇 명이 모인 곳이든, 세계 어느 곳이든 상관하지 않고 노구를 이끌고 찾아가 말씀을 가르치고 성경묵상을 가르쳤다. 그래서 그는 지난 25일 하나님께서 부르실 때에도 고국이 아닌 이국땅에 있었던 것이다. 

 

아무쪼록 한국교회에 더욱 큐티가 확산돼, 큐티를 통해 하나님의 인도를 받고 자기부정을 통해 들은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사는, 참 하나님의 구원받은 백성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며, 그에 대한 추모의 마음을 글로써 대신한다. 

 

이병왕 기자 © 구굿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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