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연예인의 잇단 자살, 교회 신앙교육의 ‘이상’ 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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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ㆍ2008-10-04 00:0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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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하는 연예인들 보면 기독교인들이 거의 다다. 아이러니한 것은 기독교 목사들이 자살하면 지옥 간다면서 (자살)하면 안 된다고 가르치는데 어째 교인들은 그 말은 전혀 듣지 않는 것인가?”
최근 탤런트 최진실의 죽음과 관련 모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글이다. 글쓴이가 지적하듯이 이은주, 정다빈, 유니, 안재환에 이어 최진실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유명 연예인 모두 기독교인이다.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쨌든 이는 ‘한국교회의 교인에 대한 신앙교육 및 돌봄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 징표이므로 이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본질에서 벗어난 신앙교육’이 문제
자살 충동은 신앙심의 강함이나 여림의 여부를 떠나 절망과 고통의 시기를 겪는 누구에게나 생기는 현상 중의 하나다. 구약시대의 위대한 선지자 엘리야와 하나님께서 ‘의로운 자’로 인정한 욥도 스스로 목숨을 끊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음을 성경은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기독 연예인 뿐 아니라 알게 모르게 많은 기독교인들이 절망과 고통의 시기에 그 해결책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을 택하는 이유로 많은 전문가들은 ‘본질에서 벗어난 신앙교육’을 꼽는다.
소위 ‘번영신학’으로 대표되는 가르침, 곧 ‘예수 믿으면 세상의 근심 걱정 없어지고 이 땅에서 부귀와 영화를 누리게 된다’는 기독교의 부분적인 가르침이 한국교회에 팽배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상원 교수(총신대 기독교윤리학)는 “오늘날 대부분의 교회는 기독교 신앙의 본질 전체를 가르치기보다는 그 일부인 ‘번영신학’ 또는 ‘축복신학’만을 가르치고 있다”면서 “이러한 가르침은 성도들이 고난과 고통을 끝까지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길러주지 못한다”고 밝혔다.
번영신학에 물든 성도들의 경우, 어려움을 당했을 때 처음에는 그 어려움 후에 다가올 축복을 기다리며 기도하지만 어려움이 지속되고 (정신적이든, 물질적이든, 환경적이든) 자신이 기다리던 축복이 오지 않을 경우 믿음의 끈을 놓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여한구 교수(국제신대원 상담학)도 “교회에 나오면 모든 어려움이 해결된다는 말에 그 어려움에서 벗어날 방편으로 교회에 출석하는 이들이 많다”면서 “비록 이러한 목적으로 교회를 찾았다 해도 교회는 이들에게 신앙의 본질을 가르쳐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이들의 입맛에 맞는 가르침만 행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교회의 온전함 가르침 회복해야
따라서 이번 기회에 한국교회가 교회의 온전한 가르침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 전문가들의 견해다.
기독교의 부분적 가르침인, 고난과 고통 속에 빠진 이들에게 희망과 소망을 전해주는 ‘번영신학’만이 아닌 예수의 고난과 고뇌에 동참하며 끝까지 인내할 줄 아는 ‘고난의 신학’, 하나님의 온전한 통치를 받아 들이고 그 통치에 순종하는 ‘하나님 나라의 신학’ 등 기독교의 본질적 가르침이 균형있게 행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재영 교수(실천신대원 종교사회학)는 “최근 ‘자살’이라는 주제로 연구 프로젝트에서 기독교인으로서 자살 시도를 생각한 적 있는 이들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며 “이들 중 상당수가 ‘생명의 주인은 하나님이므로, 자살해서는 안 된다, 자살하면 지옥에 간다는 인식이 자신들을 지탱해주고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에 정 교수는 “이런 단순한 가르침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자살예방 효과가 있다면, 기독교의 바른 가르침을 통해 ‘기독교인의 삶의 의미와 규범’에 대한 것들을 바로 깨닫는다면 기독교인의 자살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 훈련과 구체적 지원이 따라야
이러한 가르침과 관련, 지금까지 대부분의 교회교육이 그랬듯이 단순한 주입식 교육이나 성경공부만으로는 실효를 거둘 수 없으므로, 성경의 가르침이 구체적 삶의 현장에서 실천되도록 하는 구체적 훈련과 구체적 지원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상원 교수는 “머리로만 아는 성경공부만으로는 안 된다”면서 “기독교인이 당면하는 구체적 현실을 신앙 안에서 어떻게 해석하고, 이를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훈련이 돼 있다면 자살의 충동이 이는 경우에도 신앙의 빛 안에서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한구 교수는 “자살충동이 생겨 끝내 자살을 하는 이들의 경우, 이성의 통제를 넘어 자기 통제력이 상실돼 술이나 약 같은 것의 도움을 받다가 끝내 절망의 터널 끝에 보이는 유일한 출구인 자살에 이르게 되는데 자살충동이란 특정한 상황을 만나면 누구나 갖게 되는 감정”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평소에 인격적 신앙의 생활화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통제하는 훈련이 돼 있으면 자살충동의 경우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영권 교수(연세대신대원 상담학)는 구체적 실천방안의 하나로 “교계 차원에서 특정주간을 ‘생명존중의 주간’으로 정하고 생명존중의 말씀을 전하고 공과공부시간에도 생명존중을 구체화하는 내용으로 자살에 대한 예방조치와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의 소중성을 교육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유 교수는 “각 교단마다 공과공부 교재를 발간할 때 자살예방에 대한 교육을 계획하고 편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독 연예인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교육이 필요
한편 여한구 교수는 기독 연예인들의 자살과 관련 기독 연예인들과 연예지망생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교육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기독교에서 위로와 평안을 찾고자 하는 연예인들이 늘고 있을 뿐 아니라, 연예인을 지망하는 기독 청소년들이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연예인은 직업 자체가 대중의 인기와 관련돼 있고 인기를 얻게 돼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아 늘 불안감에 살고 있다”며 “그래서 종교, 특히 기독교를 통해 마음의 안정 뿐 아니라 인기라는 축복을 누리고자 교회를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최근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청소년들 사이에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어 연예인을 지망하는 기독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며 “따라서 이들 기독 연예인과 연예인 지망자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교육이 이제는 교회 안에서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원 교수는 기독 연예인의 신앙을 돌보고 있는 목회자의 경우 긴급 사안으로서 ‘베르테르 효과’로 표현되는 또 다른 모방 자살이 나타나지 않도록 기독 연에인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돌봄이 필요함을 제안했다.
지난해 정다빈의 자살과 유니의 자살, 올해 안재환의 자살과 최진실의 자살이 불과 1개월을 사이에 두고 일어난 것에 주목한 것이다.
나아가 이 교수는 “전문가에 따르면 유명인사의 자살 후 일반인의 자살이 다른 때보다 증가한다고 한다”며 “이러한 ‘베르테르 효과’가 발생되지 않도록 하는 일에도 교회와 목회자들이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병왕 기자 ⓒ뉴스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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