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사역에만 매진할 수 없는 CCM 사역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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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ㆍ2011-04-15 00:0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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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사역에만 매진할 수 없는 CCM 사역자들
요즘 CCM 음악은 예배 찬양으로 사용되기도 하고,개인적으로는 영적 쉼을 위해 듣는 이들도 많다. 그만큼, CCM 사역은 음악성과 영성을 함께 갖춰야 하는전문사역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역자들의 현실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신나는 찬양으로 젊은 층의 사랑을 받는 CCM그룹 바이러스. 자주 모여 연습과 신앙적 나눔을 갖고 싶지만 그럴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
최고참 멤버인 예나씨는 한 주의 대부분을 가정방문 피아노 레슨으로 보낸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다.
"편의점이나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하고, 사역으로만은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가 없으니까, 대부분 다른 일을 병행하는 거죠. 사실 하나님께 죄송할 때가 많아요. CCM 사역자라고 말하면서 주된 일은 다른 일이고 사역에 들이는 시간이나 공이 아무래도 더 적을 수 밖에 없으니까요."
밴드활동을 하는 연주가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대부분 음악학원 강사나 개인레슨으로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형편이다.
CCM밴드 페이먼트에서 베이스기타를 담당하는 박일권씨는 "보통 생활하기 위해 필요한 산술적 생활비가 딱 나오잖아요. 근데 그 생활을 공연과 사역만으로 하기는 쉽지 않더라고요. 게다가 저희는 멤버가 6명이다 보니 팀비 빼고 나면 택시비 정도만 받는 경우 많다"고 말한다.
대형급 가수들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사역자들이 이처럼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음반시장의 침체와 교회공연 감소가 가장 큰 이유다. 찬양을 부르고 싶어도 부를 곳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공연 사례비도 일반 연예인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새 음반 작업은 엄두도 내기 힘들고,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는 사역자도 많다. "한참 안보이더니 결국 투잡으로 하던 보험업으로 전업한다든지, 찜질방에서 노래 가르쳐 주는 강사하면서 아예 CCM 사역은 접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그나마 힘들게 찬양사역을 이어갈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님의 부르심, 소명 때문이다. 예나씨는 "하나님이 찬양하라 하셨고, 부르심이 있고, 소명이 확실하고..우리 멤버들 모두 가정형편이 다 힘들지만 이 사역을 하는 것에는 힘든 게 전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일권씨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그만 둘까 하는 유혹도 많이 있지만, 또 그걸 견디고 나면 넉넉하지는 않지만 채워주심이 있는 것 같다"면서 "그러니까 지금까지 이렇게 또 잘 지내온 게 아닐까 생각한다"며 지금의 어려움을 어려움으로만 여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사명감, 소명의식으로 이어가고 있는 찬양사역, 그 자체로도 소중한 것이지만 장기적인 찬양사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CCM 사역자들이 찬양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재정적 뒷받침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CCM 침체, 건강한 재생산과 발전도 위협
CCM 가수들의 어려운 현실을 짚어본데 이어 이번엔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CCM계를 살펴본다. CCM 시장이 침체되면서 CCM 음악의 재생산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CCM 침체의 가장 큰 이유는 전반적인 음반시장의 침체다. 1990년대 매장을 통해서 수 만 장까지 팔렸던 한 CCM 팀의 음반은 이제 7백장도 채 나가지 않는다.
여기에 음반 수익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일반 음반유통 마진은 25%에서 30% 수준인데 반해 CCM 음반을 유통하는 기독교 유통사 마진율은 50% 수준에 달한다. 음반 판매 부진에 대한 위험을 사실상 가수와 제작자에게 모두 떠넘기는 형태다.
한 음반 유통 관계자는 "만드는 사람에게는 이익 안가고 파는 사람에게만 이익이 가는 구조로 돼 있고, 일방적으로 만드는 사역자가 끌려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온라인 음원유통은 더 심각해 사역자에게 30%의 수익이 돌아가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한 곡 당 다운로드에 따라 수익을 배분하는 온라인 유통은 다운로드 계수가 중요한데, 대표적인 기독교 음원사이트들이 정확히 계수를 하는지도 불투명해 가수들 사이에서는 불신이 팽배하다.
교회 공연도 크게 줄었다. 예산감축으로 문화공연이 가장 먼저 축소되고, 그나마 있는 집회도 스타급 CCM 가수 일부에게만 편중돼 있어 웬만한 중견, 신인들은 더욱 설 자리가 없다.
이처럼 음반을 내고 공연을 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가 깨지다 보니 CCM 음반 기획은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신인가수를 발굴하고 새로운 음악을 기획해 음반을 제작, 홍보해야 하는 기획사가 사실상 부재한 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같은 부실은 고스란히 CCM을 듣고 부르는 교회와 교인들에게 피해로 돌아가게 된다.
한 CCM 음반 기획사 김대현 대표는 "수익이 나지 않다보니 저비용으로 생산하게 되고 더 은혜롭고 수준있는 곡을 만들지 못하게 되는 거죠. 그러다 보면 크리스천들이 CCM을 듣고 찬양 나누고 찬양문화 공유할 수 있는 폭이 결국 제한되게 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CCM계에서는 교회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외에 선교사를 파송하듯 문화라는 선교지에 CCM사역자를 파송하고 후원하는 관점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거다.
찬양사역자연합회 김성호 회장은 "경제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교회 안에서 긴축재정이 들어가는 건 문화적 부분"이라면서 "교회 자체가 관심갖고 투자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역자 자신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CCM이라는 현대음악이라는 음악적 수준과 도구를 사용하면서도 영적 충만함도 갖춰야 하는 만큼 음악적, 영적 전문성과 역량을 키우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천수연 기자 ⓒ CBS 크리스천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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