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후보생이 붙인 '한국교회 개혁 95개 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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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ㆍ2011-11-01 00:0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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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은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가 뷔텐베르크 성당에 당시 중세교회의 부패상을 알리는 95개 조문을 게시한 날이다.
감리교신학대학교 이덕주 교수와 신학대학원생들이 이 같은 종교개혁일을 기념해 한국교회 현실을 고백하는 ‘한국교회 개혁 95개 논제’를 학교 게시판에 붙이고 한국교회 갱신과 개혁을 위해 기도하는 의미있는 행사를 가졌다.
목사 후보생들이 종교개혁 494주년을 맞아 한국교회 현실을 바라보며 오늘날 개혁해야 할 주제들을 조를 짜서 토론하고 논의해 95개 과제들을 도출해 발표하고 이를 모아 학교 게시판에 붙인 것이다.
목사 후보생들인 이들 신학대학원생들은 한국교회를 향해 신앙의 본질회복과 함께 교회와 선배 목회자, 그리고 교단에 대한 애정 어린 비판을 95개 논제에 담아 쏟아냈다.
특히 평신도들보다도 복음에서 멀어진 목회자들이 비판의 대상이었다. 지묘정 학생(신대원 1학년)은 “95개조의 내용이 평신도들보다는 목회자들에게 집중돼 있다”면서 “95개조를 작성하면서 앞으로 목회자의 길을 걸을 사람으로서 복음 앞에 내 자신이 바로 서 있나 반성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95개 논제에는 권력과 이익을 쫓는 지도자들과 함께 담임목사 세습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학생들의 95개조 논제를 모아서 종합 발표한 황창현 군은 현재의 감리교 감독회장 부재 사태와 관련해 “감독직에 대한 욕심과 권력욕 때문에 감리교 선거가 혼탁해졌고 오늘날의 감리교 사태를 사회의 법정에 까지 가게 만들었다”면서 권력으로서가 아닌 섬김의 직책으로서 감독회장직에 대한 성경적인 감독의 모습을 무엇인지 따져 물었다.
또 "교회 재산을 목회자 개인의 뜻에 따라 운영할 수 없다. 이것은 하나님의 소유권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며 돈으로 매매되거나 세습에 의해서 유지되는 교회에서 일하는 목사 또한 하나님의 종이 아닌 스스로의 기업을 꾸려가는 기업가”라고 질타했다.
이와 함께 95개 논제에서는 개혁되고 회복돼야 할 설교와 예배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쏟아졌다.
“회개의 메시지는 사라지고 성공과 축복의 메시지만 가득한 설교, 복음의 메시지는 가려진 채 화려한 조명과 음향으로 교인들의 눈과 귀만 즐겁게 해 주려는 예배, 지금 우리는 눈과 귀가 즐거워지는 예배를 기획하고 공연하고 관람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중심에 없는 예배는 인간의 교만함이 치르는 의식일 뿐이고 주식투자나 부동산 투기로 얻은 교회의 이익을 하나님의 축복으로 여기는 것은 지극히 인간적인 욕심의 결과다.” “약자를 위한 교회가 아니라 부자와 권력자를 위한 교회” “자정능력을 상실한 교회”
이 모두가 개혁돼야 할 대상이라고 목사후보생들은 토로했다. 학생들은 “부패했던 중세교회와 너무나 닮아가고 있는 한국교회를 향해 95개조가 아니라 9천 5백개의 조문이 필요할 정도”라며 한국교회 변화와 개혁을 주문했다.
한국교회 개혁 95개 논제를 수업 과제로 제시했던 이덕주 교수(감신대 교회사)는 “젊은 수도자 목회자 루터의 고민이 바로 우리의 고민이요, 그가 서 있는 위치가 바로 우리가 서 있는 위치”라면서 “신학생들의 이 같은 고민이 계속 이어져 한국교회가 개혁되는 기초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한편에서는 무너지는 목회자의 권위, 무너지는 교회 모습을 볼 것이고, 또 한편에서는 새로운 영의 교회, 신령하고 순수한 교회 본질을 추구하는 그런 교회들의 새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BS TV보도부 고석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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