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한국교회, 대비 없이는 희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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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ㆍ2013-01-08 00:0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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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10년의 미래" 펴낸 실천신대 정재영 교수
“10년 후 한국교회, 대비 없이는 희망도 없습니다”
장기화되는 침체와 혼란 속에서 오늘날의 한국교회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안을 겪고 있다. 위기의식은 높아져가고 있지만, 그에 대한 대비가 얼마만큼 이뤄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실천신대 정재영 교수는 교계 안팎의 문제로 시끄럽고 힘든 때일수록 미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야 한국교회의 희망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최근 <한국교회, 10년의 미래>를 펴냈다.
정 교수는 이 책에서 한국교회가 주목해야 할 10가지 어젠다를 종교사회학자의 관점에서 통찰하고 있다. △고령화ㆍ저출산 △전통 가족의 해체 △다문화 사회와 문화 △경제 상황의 변화 △정보화 사회의 진전 △탈현대의 시대 △미래 사회에서의 선교 △한반도 통일과 새터민 사역 △미래 교회의 변화와 전망 △새로운 유형의 교회 출현 등이 그것이다.
한국사회가 끌어안고 있는 문제이자 한국교회가 풀어가야 할 10가지 현상들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한 이 책은 바로 지금 우리가 한국교회를 위해 고민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 무언인지에 대한 방향점을 제시하고 있다.
10년 후, 한국교회의 모습은 어떨까.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접점은 과연 어디일까. 정 교수를 직접 만나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이번 책은 지난 2010년 2월에 열린 제8회 바른교회아카데미 연구위원 세미나에서 발제한 내용을 수정 보완한 것이라고 들었다. 책으로 펴내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나?
바른교회아카데미 연구위원 세미나는 소규모의 세미나였지만, 내 발제 내용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줬다. 책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러던 중에 SFC 출판사로부터 제의를 받았다. 당장 한국교회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지만, 미래에 대한 대비가 너무나 부족하다. 누군가는 얘기해 줘야 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책 서두에서 10개의 어젠다에 대해, 보수와 진보를 떠나 전체 한국교회가 반드시 주목하고 준비해야 할 과제로 선정한 10가지 어젠다는 대부분 한국사회가 풀어가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각각의 주제를 선정한 기준은 무엇인가?
애초에 세미나 기획 단계에서 제안된 주제가 많고, 여기에 평소 관심을 갖고 있고,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주제들이 추가됐다. 사회학자이다 보니 그동안 대안 제시보다는 문제를 제기하는 역할을 주로 해 왔는데, 이번에는 평소 생각하던 것들을 중심으로 대안을 함께 담았다. 하지만 특정 대안이나 정답이라기보다는 함께 논의해야 할 이슈들을 다루고 그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제시한 것이다.
-각각의 어젠다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한국교회를 향한 안타까움을 많이 느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어땠나?
교회가 너무 울타리 안에 갇혀있다는 생각이다. 나도 한 사람의 신앙인이지만, 기독교신앙이라는 게 어느 정도의 배타성이 있지 않은가. 이게 자칫 도덕적 우월성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 비신자들을 무시하고 배타하는. 모습으로 말이다. 신앙이 좋을수록 사회와 소통이 되지 않는 게 문제다. 개교회적인 전통도 무시할 수 없다. 교인을 늘리는 데 몰두하다 보니,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지 못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도 너무 약하다. 교회 내부의 문제에만 몰두해 있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뭐 이런 것까지 걱정해야 하나?’ 하는 생각들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의 활동과 저서들을 살펴보면, 교회와 지역사회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과 방향들을 고민하고 연구해 왔다. 이 책에서도 ‘교회가 지역에서부터 다시 출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한국교회 안에 얼마만큼의 변화와 진전이 있었다고 보는가?
대안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대세까지 이르지는 못했지만, 관심이 많아지고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것에서 희망을 본다. 아직까지 한국교회는 개인 영혼이 우선이다. 그래야 사회도 변화된다는 인식이 너무 강하다. 개인 영혼과 사회 참여가 함께 가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인데, 이에 대한 공감대가 아직은 폭넓게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어느 정도 공감하는 사람들은 있지만 현실적으로 시급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10개의 어젠다에 따른 한국교회의 역할은 조금씩 다를 수 있겠지만, 큰 틀에서 바라봤을 때 몇 가지 방향점을 제시해 준다면?
작은교회 목사님들 중에는 ‘교회가 작아서 힘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다. 물론 현실적으로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좀 다르게 생각해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대형교회가 하는 일들이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올까. 그 안에 얼마나 자발적인 참여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오히려 작은교회들이 적은 인원이지만 하나의 문제에 함께 귀 기울이고 참여하는 것이 더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으리라 본다. 이슈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단순히 한 교회의 교인으로서가 아니라, 기독교 시민으로서 사회적인 책임의식을 갖게 된다면 그것이 중요한 출발점이고 해결점이라 생각한다.
-올 한 해 한국교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기독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이 깨어있어서 교회 안팎에 대한 책임감을 갖게 되길 바란다. 평신도들의 자각이 필요한 시기다. 목회자 윤리 문제나 세습 문제도, 성 문제 등에 대해 평신도들이 직시하고 발언할 수 있는 풍토가 교회 안에 마련돼야 한다. 아직까지 교회는 이런 문제들을 은혜로, 덕으로 유야무야 어설프게 덮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초기 한국교회는 그렇지 않았다. 활발한 토론이 있었고, 백정 출신의 장로가 양반들 앞에서 설교도 했다. 그런데 이젠 그런 모습이 없다. 성장주의에 매몰된 것 같다. 말이 많으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팽배하다. 이제 한국교회는 더 이상 양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본다. 그걸 기대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한국교회의 공공성 회복, 공동체로서의 본질 회복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김민정 ⓒ 뉴스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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