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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 개혁, '신학교'부터 시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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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ㆍ2013-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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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 개혁, '신학교'부터 시작해야" 

개혁연대 김북경 목사 "신학교, 인성 교육 시급...공론의 장으로 회복 

 

5월 즐거운 '가정의 달'이 다가오지만, 잊을 만하면 툭하고 터지는 세습, 성추행, 논문표절, 대형 교회의 문제점 등으로 한국 교회는 잠잠할 틈이 없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교계 단체는 피켓시위, 성명서 등을 통해 노회와 교단의 성숙한 치리를 주문하고 있으며 여러 중진 목회자들은 다각도로 자신의 생각을 전하며 교회 정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런 가운데 김북경 목사를 만났다. 김북경 목사(전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총장)는 현재 교회개혁실천연대 고문으로 활동하며 한국 교회의 갱신을 위해 조언과 쓴 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는 한국 교회 병폐의 근원으로 신학교 교육을 지적하며 "신학교가 정치에서 벗어나, 부르심에 응답하기 위해 모여든 학생들을 인성적으로 길러내는 본래 임무를 회복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쓰러져가는 가정을 바로 세우기 위해 교회 강단에서 '가정의 소중함'을 자주 설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목사는 29일 서울 명동 청어람아카데미에서 열린 교회2.0목회자운동 정기포럼에서 ‘나의 목회와 한국교회’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 한국 교회의 여러 문제점이 끊이지 않고 들려온다. 그 어느 때보다도 ‘교회 개혁’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문제점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한국 교회의 고질적 문제의 근원은 유교주의가 뿌리 내린 독특한 문화에 있으며 또 하나는 신학교에 있다고 본다. 특히 신학교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은 신학교에 몸 담고 있는 교수들도 인정할 만큼 시급한 사안이다. 교수의 권위와 경직성 때문에 학생들의 자유로운 토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100여명이 넘은 교실에서 토론이 이뤄진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현재 한국 신학교의 문제점이다. 사실 신학교는 늘 대화의 문이 열려 있어야 하는 곳이다. 어떤 의문이나 사안이 발생하면 그것에 대해 신학과 성경적으로 풀어내 답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여성 안수와 교회 치리 문제 등도 그렇다.

 

- 목회자 윤리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지면서 신학교의 교육방식에 대해 지적하는 목회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전에 신학교에서 교육자로 섬기면서 더욱 신학교 개혁에 대해 고민했을 것 같다.

 

신학교는 말 그대로 개혁이 매우 필요하지만 그만큼 개혁이 어려운 곳이기도 하다. 신학교가 부르심에 응답하기 위해 모여든 학생들을 가르치는 본래 임무를 벗어나 너무 정치적으로 변해 버렸기 때문이다. 교수와 관계자들이 모두 정치하는 사람으로 권력과 돈에 연결되어있지 않은가. 정치를 위해서 돈이 필요하니 학생 수를 늘리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신학교는 단지 지식을 많이 배우고 시험을 통과해서 목회현장으로 나가는 인력을 배출하는 곳이 됐다. 가장중요한 인성교육이 안되어 있는 상태에서 말이다. 학생의 롤모델이 자신을 가르치는 선생일 텐데 그 선생들이 정치, 돈, 권력에 매여 있으니 당연히 그런 모습으로 닮아 가는 것이다. 목회자 윤리문제도 바로 그런 병폐다.

 

- 교인 성추행문제로 자숙에 들어간 듯 보였던 전병욱 목사가 사건 2년도 안돼서 보란 듯이 다시 나와 대학교 근처에 교회를 개척하고 설교 강단에 섰다. 또한 당회장을 대신할 정도의 높은 위치에 있는 목사가 여성비하 발언을 해 성도들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하고 모욕을 준 사건이 있었다.

 

목회자의 성윤리도 한국 교회의 매우 고질적인 문제다. 그리고 이 문제는 또다시 신학교 교육의 문제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교육이 잘못 되었다. 목회도 하나님의 특별한 부르심인데 인성이 잘 갖춰지지 않은 사람이 자꾸 목사가 되고 있다. 유럽 같은 경우 노회가 목사안수 후보자의 훈련에 직접 관여한다. 후보자들과 먹고 자면서 그들의 인격에 대해 들여다보고 판단하는 과정이 있는데 우리는 그런 과정이 없다. 그냥 시험만 잘 통과하면 되는 구조다. 어느 회사는 학벌, 토익 등 스펙을 보지 않고 인재를 뽑겠다고 공고했더라. 스펙 쌓기와 인간성이 얼마나 달랐으면 그랬겠나. 사람을 보는데 그 사람의 배경을 우선시 하는 것은 지금 한국 교회에도 일어나고 있다.

 

목회자들이 잘못해도 그것이 오히려 세상보다 크게 부각되지 않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난다. 잘못을 지적하면 ‘권위에 도전한다’는 말로 정죄해 성도들을 짓누르기 때문이다. 영국 최초 한인목사로 활동한 경험에서 볼 때 영국 같은 경우는 어떤가.

 

영국은 목사의 권위가 그리 높지 않다. 장로와 목사, 성도 사이 담이 거의 없다. 한국에서 사역하다 방문한 목사들이 놀라고 상처 받는 일이 있는데, 자신의 이름을 막 부르며 이야기 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모양이더라. 유럽은 우리나라보다 평등의 역사가 오래 되어서 권위를 내려놓는 일이 자연스럽다. 피를 흘리며 맞은 평등이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가 매우 일반적이다. 다만 직분으로서의 구분은 있다. 내가 설교하는 것은 ‘뭔가 특별한 권위를 부여받았다’는 것이 아니라 신학교에서 연구하고 가르칠 수 있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으로 받아들인다.

 

- 기독교인들의 현실 참여는 어느 정도까지 가능하다고 보는가. 교단 중에서도 치우치는 곳이 있는데 자칫 하면 ‘좌 클릭’, ‘우 클릭’이라고 비판을 받기도 한다.

 

크리스천의 현실 참여는 무한하다. 한계 없이 현실에 참여해야 한다고 본다. 다만 폭력이냐 비폭력이냐의 문제인데 물론 비폭력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이 문제에 대해 반대한다면 그 반대의 입장에서 최대한 참여하며 자신의 생각을 펼치고, 내가 만약 이 문제를 찬성한다면 왜 찬성하는지 알리는 것도 기독인의 자세라 생각한다. 기독교인들의 현실 참여도 신앙의 실천이다. 세상과 기독교를 분리하는 것은 모순이며 그럼 대화가 안 된다.

 

-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오늘 ‘나의 목회와 한국 교회’ 강의 시간에 특히 강조한 부분도 가정인데, 무너지는 가정을 살리기 위해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뭐라고 생각하나.

 

교회에서 가정을 세우는 목회를 하라고 말하고 싶다. 학교 폭력, 사회 폭력 등의 문제를 들여다 보면 그 바탕이 가정에 있다는 것을 느낀다. 성경공부 많이 하면서도 무슨 일이 터지면 성경적으로 해결 하지 못한다. 제자 훈련 그리 많이 했는데, 일이 터지니 성도들이 어찌 하고 있는지 봐야 한다. 강단에서 설교로 가정의 소중함을 설파하고 가장과 어머니가 가정에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주일 예배를 최대한 단축해야 한다. 성도들을 교회에 붙잡아 놓기 위해 성경 공부, 통독 등을 하지 말고 그 시간에 가정을 돌보고 사회에 참여하도록 도와야 한다. 이제 배운 교리를 삶으로 살아보자는 의미다.

 

또한 부부관계, 성에 대한 설교를 많이 해야 한다. 인간은 영적인 존재뿐 아니라 육체적인 존재다. 부부간에 육체적 관계가 없어지면 멀어지는 경우가 많다. 교회에서는 성을 이야기 안하지만 오히려 그것 때문에 주의 하지 않고 성적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성을 양성화 시켜서 올바른 성을 이야기하고 귀한 성생활을 귀하게 여기라고 전해야 한다.

 

김북경 목사는 1970년 스위스에 건너가 국제적인 기독교공동체인 라브리에서 훈련받고 영국으로 건너가 윔블던에서 개척해 한인사역을 펼쳤다. 영국 최초 한인목사다. 1970년 스위스에서 만난 영국인 신시아씨를 아내로 맞아 43년째 함께 하고 있다. 이날 강연에서 신시아 사모는 맨 뒷 자리에서 남편의 강의를 지켜보며 응원을 보냈다.

 

한연희 ⓒ 뉴스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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