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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 없는 한국교회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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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ㆍ2013-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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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의 고난 외면하고, 성공 위해 달려온 한국교회  

 

고난 대신 성장과 축복을 택한 한국교회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 고난을 외면한 한국교회의 현재 자화상을 살펴봤다. 

 

'아버지에서 아들로', '경제 개발' 시대를 거치며 안정적인 성장을 해 온 교회들은 담임목사직을 세습하고 있다. 

 

존경받는 목회자였든, 교단과 한국 교계의 대표였든 상관없이 특히 법적 제재를 피하기 위해 편법을 사용하든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더 많은 교인이 모이는 대형교회가 되기 위해 교회는 빚을 져가며, 크고 좋은 예배당을 짓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 교회의 금융권 대출이 늘기 시작해 지난해 은행과 상호 금융권 등의 교회 대출 규모는 약 9조 원에 이르렀다. 

 

금융감독원의 2012년 자료에 따르면, 교회 파산과 경매는 2008년의 경우 181건, 2009년 227건, 2010년 299건으로 해마다 늘어났고, 2011년에는 251건으로 줄었다가, 다시 지난해에는 272건으로 증가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선거,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선거 등 교회 내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다툼이 세상에 드러났지만, 부끄러움을 모르는 듯 다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사람과 재물이 모인 교회는 권력으로 우리 사회에 다가오기도 했다. 그만큼 고난과 아픔에 대해서는 외면하는 기득권층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기도회를 내세워 정치적 편향을 보이고 교회의 이익을 위협하는 정책에 집단 반발하며, 심지어는 대통령을 종교 앞에 무릎 꿇린 한국교회는 세상으로부터 점차 외면당하고 있다. 

 

방인성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는 "한국교회가 돈을 섬기면서부터 고난의 현장과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과 더불어 하나님의 축복을 누리겠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잘 되고 부자되겠다는 마음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물론 한국교회가 사회 선교를 완전히 외면한 것은 아니다. 비영리민간단체 공동회의에 따르면 주요 구호, 복지 단체 220곳 가운데 기독교계가 34.5%를 차지해 천주교(3.6%)와 불교(2.7%)보다 많은 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시혜적 봉사에 치중할 뿐, 노동과 환경, 여성 등 다양한 사회 약자들의 문제에는 그만큼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홍윤경 사무국장(영등포산업선교회 비정규선교센터)은 "한국교회가 복음과 개인적 신앙의 문제에만 관심을 보였다"며 "때문에 사회 선교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시혜적 입장에서 온정을 베푸는 것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세습과 다툼, 정치 권력화까지 사회적 비난에 직면한 한국교회, 수 십 년에 걸쳐 십자가의 고난을 외면하고 약자들의 곁을 떠난 채 성공을 위해 달려온 한국교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CBS TV보도부 천수연 기자

ⓒ CBS 크리스천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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