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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개혁과제-교회 세습 근절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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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ㆍ2013-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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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개혁과제-교회 세습 근절하려면? 

"아버지는 당회장, 아들은 담임목사..목회자 독단적 전횡" 

 

종교개혁 496주년을 맞아 한국교회의 개혁과제들을 살펴보고 있다. 오늘은 교회가 사회적 신뢰를 잃어버리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교회 세습 문제를 짚어본다.

 

서울 강북구 송천동에 위치한 소망교회.

 

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 측에 소속된 이 교회는 올해 9월 총회를 비롯해 수차례 교단 총회를 치러왔을 뿐만아니라, 장근태 원로목사가 총회장을 지내 교단 내에서도 지도력을 행사해왔다.

 

하지만, 소망교회는 지난 2011년 아들 장영환 목사에게 담임목사직을 대물림하는 교회 세습을 단행했다.

 

특이한 것은 세습을 단행하기 몇 년 전부터 이미 아버지 장근태 목사가 당회장에 오르고, 아들에게 담임목사직을 물려주는 작업을 해왔다는 점이다.

 

예장 개혁측 교단 관계자는 “장근태 원로목사는 교회 설립자로서 교회 안에서 영향력이 크다"며, "교인들이 원해서 교회 안정을 위해 잠깐 맡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부천의 경서교회.

 

이 교회는 국내 최대 교단인 예장합동 소속으로 담임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이다.

 

그런데 교회 주보를 확인해보니 담임목사가 아들인 홍성익 목사로 표기돼 있고, 홍재철 목사는 당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홍재철 목사가 아들 홍성익 목사에게 담임목사직을 물려주기 위한 세습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교회에 확인한 결과 홍재철 목사는 오는 12월 퇴임식을 갖고, 아들 홍성익 목사를 위임목사로 추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교회 모두 장로교단법과 달리 탈법적인 교회세습을 단행한 사례다. 

 

장로교단은 전통적으로 교회 당회장은 담임목사가 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 두 교회의 경우는 교회 세습을 목적으로 탈법을 저지른 셈이다.

 

이런 사례 외에 크고 작은교회에서 교회 세습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지난해 감리교단이 세습방지법을 통과시킨 이후 올해 예장통합과 기장총회 등 장로교단도 세습방지법 제정에 나서는 등 교계 내에서도 교회 세습을 방지하고자 하는 공감대가 확산되고는 있지만, 개교회주의가 뿌리 깊은 탓에 세습 근절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실행위원장 방인성 목사는 "개 교회별로 이뤄지는 세습의 경우 담임목사의 독단적 전횡을 교인들이 맹목적으로 따라가기 때문"이라며, "세습은 죄라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는 의식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인성 목사는 이어 “교회 자체적으로 아무리 정상적인 절차를 밟았다고 하더라도 아버지와 아들이 한 교회 안에서 함께 당회장과 담임목사로 시무하고 있다는 자체는 분명한 세습이고, 교인들을 기만하는 탈법행위이다"고 못박았다.

 

북한의 세습 정권과 비교되며 사회적 비판을 받는 교회 세습. 교단차원의 세습방지법 제정 노력과 함께 교인들의 의식개혁이 동반돼야 할 이 시대의 교회개혁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CBS노컷뉴스 송주열 기자

ⓒ CBS 크리스천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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