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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세습, 성경 거역하는 무서운 악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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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ㆍ2013-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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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세습, 성경 거역하는 무서운 악행” 

교회협, '한국교회와 교회세습(담임목사직 세습)'을 주제로 토론회 개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대표회장 김근상 주교, 이하 교회협)는 28일 '한국교회와 교회세습(담임목사직 세습)'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박남수 목사(교회협 지도력개발위원장, 의정부 송암교회)의 사회로 시작된 토론회는 권오서 감독(춘천 중앙교회)의 '목회적 관점에서 교회세습 바라보기', 이영재 목사(전주 화평교회)가 '교회세습을 바라보며 오경읽기'를 주제로 강의하고 류태선 목사(교회협 신앙과직제위원회 부위원장), 전철 교수(한신대 조직신학)가 논찬했다.

 

김영주 총무는 인사말에서 "몇년 전부터 한국의 일부 중대형교회들을 중심으로 드러나고 있는 교회세습이 교회와 신앙공동체의 분열을 가져오고 있다. 교회대물림, 세습 문제를 걱정하는 일 자체가 교회는 하나님의 것이라는 우리의 신앙고백에 한국교회가 반하는 것만 같아 마음이 아프다."면서 "교회세습과 관련하여 목회적, 성서적 고찰과 함께 폐해를 살펴보고, 교회세습 방지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고 토론회 취지를 밝혔다.

 

“교회세습은 한국교회 전체를 죽이는 일”

 

권오서 감독은 한국교계에서 처음으로 세습방지법을 통과시켜 주목을 받았던 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 당시 장정개정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세습방지법을 발의한데 큰 역할을 했다.

 

권 감독은 통과 전날까지도 전망이 밝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이 세습방지법을 어떻게 통과시켜야 할지 고민이 많았지만, 결국 부모와 자녀가 연속해서 같은 교회의 담임목사를 할 수 없다는 법안을 통과시키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세습을 한 목회자들과도 친하게 지내는 분들이 많다. 또 그들이 목회를 잘 하는 경우도 본다. 그럼에도 작년에 세습방지법을 발의하고자 했던 이유는, 세습을 했을 때 그 교회는 살지 모르지만, 한국교회 전체는 죽기 때문이었다.”면서 “한국교회가 사회를 향해 선교를 해야 하는데, 이 사회는 세습에 대해서 좋은 눈으로 보지 않고 있다. 세상에 대해 선교한다고 하면서 세상이 싫어하는 걸 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 아들 둘도 목사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아들이 목사라는 것이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주변에서 세습할 것이라는 주변의 눈초리가 점점 커져갔기 때문이었다.”면서 “아들하고 미리 합의한 것은 세습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세습방지법 통과 후 아버지가 교단의 수장이 된 것보다 자랑스럽다는 문자를 보내주어 큰 힘이 됐었다.”고 말했다.

 

권 감독은 “리더십의 공백을 피하기 위해 세습을 해야 한다는 것도 일리는 있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 교회도 이제는 굳이 세습을 하지 않아도 다른 방법으로도 충분히 건강하게 리더십을 이양할 수도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구약에 교회세습의 근거 없다!”

 

이영재 목사는 “교회세습을 추진하는 목회자들은 여전히 구약성경에 세습의 근거가 있다고 믿고 있다. 레위인, 특히 아론과 그의 아들들의 제사장직 계승을 근거로 교회세습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안정적인 목회를 위해 세습이 필요하다’라거나 ‘절차가 적법하면 교회세습이 무방하다’는 식의 주장도 구약성경과 전혀 무관한 내용이다. 한국교회의 세습현상은 구약성경에서도 아무런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위대한 지도자였던 모세를 계승한 것이 그의 아들들이 아닌 여호수아가 됐던 이유에는 가데스 므리바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지 않고 자신의 영광을 드러내는 실수가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거듭된 반역 사건에 분노해 백성을 위해 마땅히 드려야 하는 중보의 기도마저 포기하고 만다. 모세는 노년에 자신의 생애를 사람들에게 평가받고 싶어 했고, 사람들 위에 권력자로서 군림하고 싶어 하는 욕망에 시달렸음을 알 수 있다.”면서 “모세가 세상의 권력자처럼 변하여 하나님은 이제 모세를 은퇴시키고 그 후계자로 여호수아를 들어 사용하셨던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모세와 아론이 은퇴할 때 자식에게 직분을 물려준 기사는 성경에 없다. 모세의 아들들은 전혀 후계자로 암시조차 언급된 바가 없다.”고 강조하면서 “아론의 아들인 나답과 아비후가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고 제멋대로 제단불로 사용해 즉사했던 것처럼, 하나님의 택함을 받았으나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는 제사장은 그 즉시 죽임을 당한다.”고 말했다.

 

특히 “비느하스가 제사장이 된 것은 아론의 손자요 엘르아살의 아들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싯딤에서 모압 여인들의 유혹에 넘어가서 바알브올에게 절한 백성을 처단하는 열심을 보였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를 택하신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목회자의 기원 또한 예루살렘 성전의 제사장 직분을 계승한 것이 아니라 바빌론 디아스포라 공동체를 인도하는 말씀의 종으로서 토라를 가르치고 적용했던 레위지파에게 그 기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토지를 받지 않았던 대신 십일조를 자신의 몫으로 받았던 레위인의 수입을 보면 이스라엘 일반 지파보다 세배 정도 높게 나타난다. 여기에 각종 제물들을 수납한다고 생각하면 레위인의 수입은 일반인보다 4~5배가 많다.”면서 “그러나 이 모든 헌금은 사유화된 재산이 아니었다. 레위인은 ‘너희 가운데 가난한 사람이 없게 하여라’(신15:4~5)라는 말씀을 공동체로 하여금 실천하게 인도하는 공공성의 책임자였다. 모든 헌금을 관리했던 레위인은 이 제물을 가지고 공동체에 가난한 사람이 없도록 사회복지를 책임져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개혁교회의 목회자들은 레위인의 전통에 서있다고 강조하고 “레위인은 이스라엘 지파 중 공공성을 가진 영성지도자이자 오로지 하나님만 바라고 말씀만 공부하고 살며 일체의 사유재산을 소유하지 않았다.”면서 “기독교의 헌금의 원리 또한 레위인의 공공성에 기초한다. 그러나 교회세습은 이 공공의 원리를 훼손한다. 공공의 재화와 권력을 목회자가 사유화함으로써 하나님 나라의 공공성을 확장시키지 않고 훼손하기 때문이다. 교회세습 행위는 성경을 거역하는 아주 무서운 악행이다.”고 강조했다.

 

류태선 목사는 논찬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4년 앞두고 있는 지금, 한국교회는 개혁의 주체가 아닌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하면서 “한국 사회는 이번 가을 각 교단의 총회를 비롯해 한국교회가 교회세습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 나갈지 주시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한국교회의 자정과 개혁 가능성의 시금석으로 삼을 것이다. 이에 해당 당사자들의 각성과 자제가 필요하고,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모든 교우들의 각성과 책임 있는 행동이 필요한 때이다.”고 밝혔다.

 

전철 교수는 “교회세습의 명분이 구약성적으로, 구체적으로는 오경에서도 근거가 없음을 오늘 발제에서 잘 지적하고 있다.”며 “특히 개혁교회의 목회자는 예루살렘 성전의 제사장 직분이 아니라 바빌론 디아스포라 공동체를 인도하는 말씀의 종으로서 토라를 가르치고, 적용하였던 레위지파에 그 기원이 있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고 논찬했다.

 

이어 “한국의 재벌세습도 문제가 되고 있지만 한국의 교회세습은 더욱 큰 문제이다. 교회세습은 교회 신앙공동체의 분열, 그리고 교회의 사회적 책임회피를 가속화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하지만 오늘 발제문은 교회 목회자가 교회를 사적 소유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성서적으로 죄악이 되는지를 잘 밝혀주고 있다. 특히 레위인의 전통에 서 있는 목회자들은 신앙공동체 가운데 가난한 사람을 없게 만드는데 노력하기는커녕 자기 가족과 자식의 부를 보존하고 유지하며 축적하는 것으로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세습의 실상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목회자의 지향이 돈과 권력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교회의 반대말이 권력이고, 돈이다. 오히려 목회자는 권력과 돈이라는 우상을 멀리하고 공공적인 하나님의 말씀과 삶이 가득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교회세습의 유혹을 능히 떨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준수 ⓒ 뉴스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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