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란 청년들의 외침 "교회가 세상의 대안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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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ㆍ2017-01-30 06:31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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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가 로마가톨릭의 부패상을 고발하는 95개 반박문을 내걸고 신앙인의 갱신을 촉구한 지 올해로 500년이다. 그런 루터의 정신을 이어 가는 루터교회가 전세계에 퍼져 있다. 한국에도 기독교한국루터회란 이름으로 교단이 존재하고 50여개의 교회가 소속돼 있다.
작지만 '오직 믿음으로' 복음의 한 획을 담당하고 있는 이곳에 루터처럼 한국교회 갱신을 열망하는 열정의 청년들이 있다. 이런 열망은 그들을 종교개혁의 발상지 독일 비텐베르크로 이끌었고, 한국교회 개혁과제 10가지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동행한 청년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루터의 정신을 잇는 루터교인을 '루터란'이라 부른다. 루터란 청년 후예들이 종교개혁 500주년을 어떤 마음으로 보내고 있는지 지난 25일 만나 들어봤다. (왼쪽 박영국, 오른쪽 이수산나 청년)ⓒ데일리굿뉴스
10박 11일 일정 속에서 느낀 루터의 마음
31명의 청년들이 11일 일정으로 루터의 흔적을 더듬으며 숙고해낸 한국교회 개혁과제는 △십자가 부활 경험 △하나님 뜻 분별 △바른 교육 △물질 숭배 배척 등이었다.
이수산나(26·여·예수사랑교회)청년은 “1년간 준비하면서 루터의 생애를 밀접하게 느끼고 배웠다. 루터가 어떤 마음으로 종교개혁을 시작했는지 그리고 할 수밖에 없었던 절심함을 알게됐다”면서 “예수님과 하나님, 성도들을 사랑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수산나 청년은 “그 사랑으로 독일어 성경을 번역했고, 영적으로 잠자던 사람들이 성경을 읽으며 깨어나는 귀한 경험을 했다”면서 “한국교회도 초심을 잃지 말고 성경을 가까이 하고 개인 신앙생활을 깊이 있게 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영국(25·남·평택제자들교회)청년에게는 일방적 회개가 얼마나 하나님 앞에 뻔뻔한 일인지 느낀 시간이었다.
그는 “루터가 면죄부의 허상을 꼬집은 것은 철저한 회개를 위한 역설이었다. 말로만 ‘나는 구원 받았다’, ‘나는 죄씻음 받았다’ 하고는 말아버린다 "면서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통렬히 부르짖으며 자신을 내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금 강요 문화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비판을 가했다. 박영국 청년은 “지금은 중세 가톨릭이 판매했던 것처럼 눈에 보이는 면죄부는 없지만, 보이지 않는 자기만의 면죄부가 있는 것 같다"며 "고액의 헌금을 하면 그만큼 뭔가 주실 것이라는 생각이 팽배한데, 적은 돈이어도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신다는 점도 가르쳤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또한 헌금 문제를 지적하며 독일교회를 방문했을 때 겪은 일화를 들려줬다. 청년들이 현지 교회에서 헌금시간에 늘 했던 것처럼 지폐를 꺼내고 있었다. 그런데 교회 목회자가 다가와 ‘하나님은 동전 소리를 더 좋아하신다’며 부담감을 내려놓게 했다는 것.
박영국 청년은 “사실 충격이었다"며 "교회가 하나님은 돈의 크기보다 동전일지라도 기쁘고 신실하게 내는 헌금을 더 사랑하신다는 것을 그때서야 깨달았다”고 말했다.
▲독일 비텐베르크 교회 앞에서 한국교회 10가지 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루터교청년연합회 제공)
루터란 청년의 입장에서 본 한국교회 과제
루터교는 한국에서는 작은 교단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세계 개신교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전세계 98개국 145개 교단이 존재하며, 약 8천만명의 교인이 있다. 국내에는 1958년 세워졌고 전국에 50여개 교회를 두고 있다. 청년들이 교단에 바라는 점은 뭘까 궁금했다.
이수산나 청년은 “한국 루터교단이 다른 나라보다 역사가 짧고 교회와 교인수가 적은 게 사실지만 너무 위축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종교개혁을 이끌었던 루터의 후예(루터란)로서 자부심을 갖고 조금더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영국 청년은 “교육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면서 “루터교회에서 모태신앙으로 자랐는데 루터의 만인제사장설은 많이 들어 알고 있지만, 종교개혁을 외쳐야 했던 심정, 발걸음 등 그의 정신에 대해서는 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유럽의 루터교회를 방문했을 때 루터교회만의 아름답고 경건한 예배의식이 있음을 보고 감동했다"며 "한국교회에 우리만의 소중한 예식을 널리 널리 전파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루터교단에서 기획한 이번 독일 방문은 각 교회를 통해 청년들을 모집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처음엔 20명을 예상했지만 31명이 지원하면서 규모가 커졌다. 교단에서 경비 50%를 지원했고, 오직 독일만 돌아보는 일정이었다.
청년들은 루터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함께 기도하고 묵상하고 서로 삶을 나누면서 달라졌다고 고백했다. 개혁과 갱신을 향한 루터의 뜨거운 심장소리를 들은 것이다. 청년들은 한국교회 개혁과제를 논의했고 10가지로 추려 500년전 루터가 대자보를 붙였던 비텐베르크 교회 앞에서 발표했다. 이제 남은 것은 한국교회가 듣고 행하는 일이다.
한연희 ⓒ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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