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연, 통합 의지는 있나?…때아닌 이단조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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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ㆍ2017-01-11 08:05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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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한교연 바수위가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 가로막는 이단사이비집단 연구 조사’ 계획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데일리굿뉴스
“개혁총회 남아 있는 한기총, 바뀐 것 없어”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교연) 바른신앙수호위원회(위원장 황인찬 목사, 이하 바수위)가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 가로막는 이단사이비집단 연구 조사’ 계획을 밝혔다.
바수위는 한기총이 ㈔세계복음화전도협회(이사장 류광수 목사, 이하 세복협)의 자진 탈퇴 요구를 수용하기로 한 데 대해 “우리가 처음부터 주목했던 것은 세복협이 회원으로 가입돼있는 교단(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총회)이었다”며 “세복협 탈퇴로 마치 개혁총회가 면죄부를 받은 것처럼 비춰지고 있는데 이는 본질이 왜곡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위원장 황인찬 목사는 “바수위가 세복협을 이야기한 적은 없다. 이를 받아들인 개혁 총회에 관한 이야기를 했을 뿐”이라며 “정통 교단의 옷을 입고 한기총에 들어온 부분을 문제 삼다가 이후 세복협이 한기총에 별도의 회원단체로 가입하게 되니까 덧붙이게 됐다”고 말했다.
세복협이 한기총을 탈퇴한다고 해도 세복협과 류광수 목사가 소속된 개혁총회가 한기총을 떠나지 않는 한 달라지는 건 없다는 게 바수위 측 입장이다.
그간 한교연이 이단 문제 선결을 통합 논의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음을 감안하면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주장이다.
한기총 인사 이단성 조사 계획 밝혀 ‘논란’
바수위는 더 나아가 한기총 내 10여 개 교단 안에 있는 인사들의 이단ㆍ사이비성을 연구ㆍ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6일 열린 임원회에서 한기총 소속 교단 내에 숨어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단ㆍ사이비 관계자를 조사하는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 것.
황 목사는 “이미 대략적인 명단을 작성했지만, 구체적인 대상은 밝힐 수 없다”고 하면서 “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에 대해 그가 이단ㆍ사이비성이 있는 곳을 넘나들며 설교하고 교류하는 일들에 대해 입장을 표명해 달라는 요청이 왔다”고 밝혔다.
이 목사가 연구ㆍ조사 대상에 포함돼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그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 또한 대상에 포함돼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기자들 사이에서 ‘한교연이 그동안 한기총 내 류광수 목사에 관한 부분만 이의를 제기하다가 갑자기 대상을 확장하는 것에 대해 정치적 계산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질문이 나왔다. 황 목사는 “나중에 한기총과의 하나 됨을 위해 준비하는 것이고, 연구ㆍ조사는 대단히 상식적인 선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한교총 출범 직후 기자회견을 여는 등 시기 상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해, 추후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한교연이 통합을 위한 대의명분으로 내세웠던 이단 문제. 한교연이 만약 통합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가 있다면, 세복협의 한기총 탈퇴에 따른 후속 논의에 나서는 것이 수순일 것이다.
한교연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새로 구성된 논의체 ‘한국기독교통합추진위원회’(위원장 고시영 목사)의 활동 방향을 공개하면서 “통합을 위해서는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 우리는 한기총도 한교총도 모두 존중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그들도 한교연을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대방을 향한 존중을 강조했던 한교연은 세복협의 탈퇴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전혀 달라진 바 없다는 입장이고, 더 나아가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두 기관의 통합 논의를 위해 힘쓴 이영훈 목사의 이단성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한교연이 과연 상대를 향한 존중을 실천하고 있는지, 통합을 원하고 있는지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그동안 한기총-한교연 통합이 지지부진했던 것에 대해 일각에선 ‘한교연 내에서 기득권을 갖고 있는 인사들 때문'이라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한교연이 한기총과 한교연 두 기관의 통합을 넘어, 한국교회의 통합을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통합을 위한 논의의 장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정원희 ⓒ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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