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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힘 하나로 모은 3ㆍ1운동…갈등의 사회에 울림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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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ㆍ2017-02-2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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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3월 1일, 종로 파고다 공원에서 독립선언문이 낭독되며 독립을 향한 외침이 전국으로 뜨겁게 타올랐다. 일제의 식민통치에서 벗어나겠단 국민들의 열망은 지역과 남녀노소, 신분과 이념, 종교와 신앙의 벽을 넘어 모두가 하나돼 나타났다. 특히 3·1운동은 기독교와 천도교, 불교가 연합해 한국 근대사 초유의 종교간 연대를 이뤄냈단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본지는 한국기독교역사학회가 지난 23일 '3·1만세운동과 종교계'란 주제로 진행한 심포지움의 내용을 토대로 3·1운동 당시 한국종교의 역할은 어땠는지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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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일, 온 국민이 일제 식민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독립운동을 펼쳤던 날이다. 3·1운동 당시 한국교회의 역할은 어땠는지 살펴봤다.ⓒ데일리굿뉴스  

 

"3·1운동 중심에 한국교회 있었다"

 

익히 잘 알려져 있듯이 기독교는 3·1운동의 중심축을 차지했다. 이덕주 교수(감리교신학대학교)는 "3월 1일 독립선언서의 낭독으로 대규모 만세운동이 벌어질 때, 독립선언서에는 민족대표 33인의 서명이 담겨 있으며 신석구, 이승훈, 길선주 등 자랑스런 16명의 기독교인의 서명도 담겨있다"고 말했다.

 

3·1운동을 출범시킨 이 역시 기독교인이었다. 3월 1일 당시 민족대표단이 체포되면서,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했던 기독교사 정재용이 공원 단상 위에 올라 선언서를 낭독한 것.

 

이 교수에 따르면 3·1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데 교회의 노회 및 총회 조직이 큰 역할을 했다. 장로교회와 감리교회는 총회와 노회, 지방회라는 지역교회를 연결해 전국적인 연락망을 구축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하지만 기독교의 활발한 움직임에 한국교회는 일제 탄압의 표적이 됐다. 3·1운동 이후에 감옥에 투옥된 9,458명 중 약 20%가 기독교인이다.

 

"죽는 한이 있어도 만세를 부르겠다"고 고백한 유관순 열사, "기독교 복음은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는 것"이라 외친 신석구 목사는 민족의 독립을 외치다 투옥된 믿음의 선조들이다.

 

이 교수는 "예수님처럼 고난과 박해를 무릅쓰며 조선의 자유를 열망했던 믿음의 선조들을 우리 한국교회가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천도교, 3·1운동으로 민족운동 주역으로 급부상

 

기독교에 이어 천도교도 3·1운동에 큰 역할을 했던 종교로 꼽힌다.

 

조규태 교수(한성대학교)는 "천도교가 3·1운동을 위해 민족대표단을 구성과 독립선언서 작성 및 배포, 독립선언식 개최 등을 준비했다"며 "이를 통해 급진적·혁명적·점진적인 것을 바탕으로 사회번혁을 위해 노력했던 천도교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천도교는 독립운동을 전국으로 확산시키고자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천도교 중앙총부는 지방 교구에 교령을 내려 1919년 1월 5일부터 49일간 특별기도회를 지도했다. 이는 독립운동의 전개를 대비하고 지방 교인들을 단속하기 위한 의도였다.

 

3·1운동을 주도했던 천주교 지도자로는 천도교 중앙총부 도사 권동진, 도사 화세창, 보성고등보통학교 교장 최린, 천도교 교주 손병희 등을 꼽을 수 있다.

 

조규태 교수는 "이들은 독립선언서를 발표하고 배포함으로써 시위운동을 일으켜 조선의 독립 열방을 해외에 알렸다"며 "이어 1월 하순 △독립운동은 대중화해야 할 것 △독립운동의 방법은 비폭력으로 할 것 △독립운동은 일원화 돼야 할 것 이 세가지 원칙을 정해 당당한 독립운동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조 교수는 "천도교에게 3·1운동은 천도교의 성격을 드러낼 수 있는 거사였을 뿐 아니라, 천도교인들은 3·1운동을 통해 민족운동의 주역으로 급부상하게 됐다"고 전했다.

 

불교 민족대표 '한용운' 옥중투쟁

 

한국불교는 한국 불교의 인사권 재산권 등을 조선총독부가 장악하는 '사찰령 체제'로 인해 일제에 반발하는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이후 민족운동을 통해 고양된 민족의식으로 3·1운동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됐다.

 

불교의 3·1운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라면 단연 한용운일 것이다. 한용운은 3·1운동 이전 10년 간 불교의 민족의식 고양을 선도해 왔으며, 3·1운동 당시 민족대표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김광식 교수(동국대학교)에 따르면 한용운이 일본으로 가면서 천도교 대표로 활동한 최린을 만나 3·1운동의 지도부에 편입하게 됐고, 이에 3·1운동의 지도부에 있었던 한용운은 불교계를 대표하는 승려를 추가로 교섭해 민족대표단에 활동시키며 한국불교가 민족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여했다.

 

불교계 민족대표인 한용운과 그의 민족대표 동참에 적극 따른 백용성은 3·1운동으로 인해 3년, 2년 동안 감옥에 수감됐다. 이들은 단순이 구속된 것 이상의 민족적 행보를 옥중에서도 전개해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전했다.

 

김 교수는 "한용운과 백용성이 보여준 옥중투쟁은 결코 잊을 수 없는 행보"라며 "한용운은 재판 과정에서 한국이 독립이 돼야 하는 이유, 자신이 독립운동에 참가한 당위성 등을 작성해 일제 판사에게 제출했으며, 이는 <독립신문>에도 게재됐다"고 말했다.

 

3.1운동은 극소수 친일파를 제외한 전 민족적 항일독립운동이자 계몽운동, 민족의 생존권 투쟁 등 각계각층이 결집한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민족운동이었다. 특히 3·1운동을 통해 나타난 종교간 연대는 오늘날 한국사회와 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박은정 ⓒ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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