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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번이 무산되는 '한국교회 연합',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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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ㆍ2018-11-16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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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한국기독교총연합의 내홍으로 시작된 한국교회 연합기관의 분열이 도통 하나됨으로 이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16일로 예정됐던 한국교회총연합과 한국기독교연합의 통합 총회가 또다시 무산되면서, 연합 논의에 대한 불신이 커져가고 있다. 한국교회 연합이 수년째 표류하며 지지부진한 한국교회 연합에 대해 이를 성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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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락성결교회에서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월례회가 진행됐다.ⓒ데일리굿뉴스 

 

각 연합기관 수장들 모였지만…'이견차 여전'

 

16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락성결교회(담임 지형은 목사)에서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이정익 목사, 이하 한복협)가 주최한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 무엇이 문제인가' 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발표회에는 한국교회 대표적 연합기관 회장들이 참석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기호 목사, 이하 한기총)와 한국기독교연합(대표회장 이동석 목사, 이하 한기연), 한국교회총연합(공동회장 최기학·전계헌·전명구·이영훈 목사)은 통합이 무산된 이유에 대해 각자 입장을 표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하지만 연합기관 간 통합이 무산된 것에 대한 책임을 깊이 통감했다기 보다, 각자 연합하지 못하는 상황 탓을 하는 등 전반적으로 한국교회 연합에 대한 의지가 적극적이지는 않았던 분위기였다.

 

한기총 엄기호 목사는 한국교회에서 가장 먼저 출범한 연합기관이 한기총인 만큼, 한기총을 중심으로 통합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 목사는 "단도직입적으로 여기 계신 대다수 분들이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기총 소속이었다가 한기총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나가신 분들"이라며 "한기총의 문은 열려있으니 다시 돌아오셔서 한기총이라는 틀 안에서 연합과 일치를 논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한기총은 내부적으로 다시 맑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개교단의 영향력·권위를 내려놓고 한기총이라는 큰 우산으로 돌아와서 한국교회와 사회를 바른 방향으로 이끌자"고 말했다.

 

한기연 이동석 목사는 무엇보다 양 기관이 서로 신뢰하지 못한 점이 통합이 무산된 이유였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그 동안 3차례에 걸쳐 합의서를 교환하고 서명까지 했지만 왜 통합하지 못했는가, 질타에 대해서 할 말이 없다"며 "서로에 대한 신뢰가 없고 또 작은 교단과 큰 교단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부족했던 까닭"이라고 밝혔다.

 

한교총 전계헌 목사는 연합기관 통합이 실패하는 주된 이유가 한기총이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전 목사는 "어느 순간 한기총은 금권 선거와 사이비이단 집단의 가입 등 부패한 단체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며 "무엇보다 한기총의 근본적인 문제는 대표회장 선출을 두고 일어나는 다툼"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교회 대표하는 연합기관? 제 역할 못하고 있어"

 

한국교회 연합기관 통합 추진 논의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5년 말부터다. 수년째 말 뿐인 합의와 선언만 반복하고 있는 연합기관에 대해, 이제는 실망과 우려를 넘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패널토의자로 참여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이하 한복협) 회장 이성구 목사와 청어람ARMC 양희송 대표, CBS 변상욱 대기자는 각 연합기관에 대해 우려와 비판을 가감 없이 쏟아냈다.

 

양희송 대표는 한국교회 기독교인이 자신들을 대표하는 단체로 교계 연합기관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연합기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양 대표는 "지난 대선 출구조사 시 종교별 정치 성향을 분석한 결과가 발표됐는데, 이에 따르면 한국사회 일반과 가장 비슷한 정치적 성향을 보인 종교는 기독교였다"며 "그런데 정작 한국교회를 대변한다는 연합기관이 이런 성도들의 성향과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인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작 성도들은 교계 연합기관이 있으나 없으나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그렇다면 일종의 위임 받지 않은 대표성을 연합기관이 함부로 행사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또한 한국 기독교 연합기관이라는 대표성을 가지고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변상욱 대기자는 "이슬람이나 동성애 문제 등 그때그때 이슈에 대해서 방향을 이끌 리더십이 결정돼야 하는데 전혀 다른 교단들이 일치된 교정권을 가질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또 하나의 문제는 명성교회와 사랑의교회가 최근 창설된 독립교단 '대한예수교독립교단 한국개신교미래연합 총회'(총회장 최홍준 목사)로 소속을 옮긴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한국교회가 대사회적으로 하나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연합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도 제시됐다.

 

한복협 이성구 목사는 "한기총은 교단의 협의체, 한기연은 교계 내 각종 NGO단체의 연합체라는 투 트랙으로 가는 것이 한국교회를 가장 잘 대표하는 방법"이라며 "공교회 중심의 연합 뿐만 아니라 지역별 연합, 사역 중심의 연합, 세대별 연합 등 다양한 연합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조언했다.

 

변상욱 대기자는 "태안 기름유출 사건과 같이 비정치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보수·진보할 것 없이 하나가 되는 것처럼, 연합기관들도 그런 영역에서 사업을 같이 하다 보면 통합을 논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며 "당장 한국교회가 맞닥뜨린 여러 위기에 대해서 문제를 객관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싱크탱크를 만드는 것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윤인경 ⓒ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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