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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대담②] 김명혁 목사, 손봉호 교수, 박종화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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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ㆍ2019-11-01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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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절망' 속에서 '희망' 찾기를

[특별기획대담②] 김명혁 목사, 손봉호 교수, 박종화 목사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했던 2017년, 한국교회는 500년 전 개혁자들의 부르짖음을 쫓아 본질로의 회복을 외쳤다. 그 후 2년이 지났다. 한국교회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낮은 곳에서 묵묵히 예수 사랑과 복음전파에 앞장서며 세상의 빛과 소금 역할을 감당하는 교회가 있는 반면, 일부 교회는 성 문제와 재정 전횡, 성장주의 지향 등 세상 논란의 중심에 서서 조롱과 지탄의 대상이 됐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창간한 <위클리굿뉴스>는 창간 2주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진단하고 실제적 대안을 모색하는 특별 대담을 기획했다. 초대교회로의 회복을 위해 어떤 과제가 남겨졌는지, 한국 교계 원로인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 명예회장), 손봉호 석좌교수(고신대), 박종화 목사(국민문화재단 이사장)의 혜안을 얻고자 한다. 

 

김명혁 목사, "교회가 극심한 절망에 처할 때 희망도 보이기 시작" 

손봉호 교수, "세상 휩쓸리지 않고 오직 성경 가르침에 충실해야"

박종화 목사, "한국교회, 이 땅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 감당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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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동성애와 이슬람 이슈도 마찬가지다. 교계 안에서 첨예하게 의견이 대립하는 사안에 대해, 대다수 평신도는 동성애와 이슬람에 대해 어떤 시각, 관점을 가져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교회가 올바른 가르침을 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

 

김: 동성애가 성경의 가르침에 위배되는 것은 분명하다. 이슬람 종교의 가르침이나 주장도 성경의 가르침에 위배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동성애자나 이슬람 종교의 가르침에 빠진 사람들을 원수시하면서 정죄하고 배척하는 것은 잘못이다. 니느웨의 악독이 하나님 앞에 상달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무조건 저들을 때려 부시지 않으시고 요나를 보내어 저들로 하여금 회개하게 하셨고 결국 재앙을 내리지 않으셨다. 우리도 예수님처럼 긍휼·용서·자비·사랑을 베푸는 사역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손: 이렇게 심각한 문제에 대해서는 신학자들, 선교사들, 평신도 전문가들이 열린 마음으로 서로의 의견을 듣고 진지하게 논의해서 교인들이 취해야 할 자세를 알려줘야 한다. 지금과 같은 일방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은 역효과를 가져오고 기독교의 권위와 전도에 해만 끼칠 것이다.

 

박: 우리나라에 동성애자 수는 인구 비율로 보면 지극히 소수다. 그런데 이를 국민 전체의 차원으로 확대하는 것은 사회적 지혜가 아니다. 우리는 신앙의 입장에서 동성애가 하나님의 창조 섭리에 어긋나는 것임을 분명히 하되, 주님이 말씀하시는바 "누구나 내게로 데려오라"는 명령을 따라 동성애자들을 교회 공동체로 인도하여 함께 위로하며 사랑으로 치유하는 방안을 폭넓게 마련해야 한다. 궁극적인 치유자와 구원자는 하나님이시다.

 

Q. 동성애와 이슬람을 포함해 정치적 이슈 등에 한국교회 내 의견이 엇갈리면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것이 가짜뉴스의 확산이다. 가짜뉴스가 다수의 성도들에게 유포되면서 자극적인 선동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김: '극우 보수화', '극좌 자유화' 양쪽 다 문제다. '극우' 또는 '극좌'로 치우치는 언론도 문제다. 동성애와 이슬람을 포함한 종교적·정치적 이슈 등에 대해 한국교회 내의 의견이 양극으로 엇갈리는 것을 바라보면서 언론들도 한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쳐서 보도하므로 가짜 뉴스의 확산이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교회도 언론도 양극으로 치우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손: 가짜 뉴스를 만드는 것과 부화뇌동하는 것은 그 악에 동참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거짓말하지 말아야 할 뿐 아니라, 그것을 용인하고 고취하지도 말아야 한다. 거짓을 만들어내고 그에 동조하는 것은 우파, 좌파 관계없이 마귀 편에 서는 것이다. "마귀는 거짓말쟁이요, 거짓의 아비"다.

 

박: 가짜 뉴스는 비단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와 민간, 종교 등 모두가 협력해 차단하는 법적·윤리적 조치가 시급하다. 가짜 뉴스는 생명과 죽음의 문제다. 교리적 가짜 뉴스는 '이단 사이비'의 목소리다. 이념적 가짜 뉴스는 '극우 보수화'와 동시에 '극좌 진보화'를 자극한다. 구약의 말씀대로 "좌나 우로 치우치지 말자". 치우치면 극우와 극좌가 된다. 인간의 몸으로 표현하면 중풍 환자가 된다. 주님 안에서 '중심'을 잡고 서서 건강한 오른팔·다리(보수)와 건강한 왼팔·다리(진보)로 함께 걸으며, 젖과 꿀이 흐르는 '미래'로 향하는 것이 신앙의 진면목이다.

 

Q. 이러한 시기에 기독언론, 미디어선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기독언론의 소명, 미디어선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한 말씀 부탁한다.

 

김: 교회의 사명 못지않게 기독언론의 사명이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 한국교회와 한국사회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을 정확하게 보도하는 것이 기독언론의 기본적인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안타까운 소식은 정죄보다 긍휼의 마음과 시각으로 보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 모든 언론, 특히 기독교언론은 어떤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철저히 공정하고 사실에 충실해야 믿음을 얻고 성공할 수 있다. 언론의 편파성과 거짓은 개인의 약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므로 심각한 범죄다. 그런 언론매체를 제거하는 것이 기독교 언론계의 최대 임무다. 오직 기독교 언론만은 믿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생겨나야 할 것이다.

 

박: 기독언론은 신앙의 진면목을 똑바로 파악해야 한다. 이 원칙에서 현재의 얽힌 상황을 바로 진단해주고, 좌우의 진영논리나 이념,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하나님의 약속된 미래'의 길을 용감하게 제시해야 한다. 세상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입장에 서야한다. 목회자는 설교단에서, 언론인은 보도를 통해서 신학자 칼 바르트가 말한 대로 "한 손에 신문을, 다른 손에 성경을" 들고 말하되 항상 "성경으로 신문을 해석하고 길을 제시"해야 한다.

 

Q. 그래도 한국교회는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 한국교회에서 희망을 발견할 때가 언제인지 궁금하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교회가 세상의 희망이 될 수 있을지 한마디로 정리해 주신다면.

 

김: 솔직히 지금 한국교회의 현실을 바라볼 때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교회 역사를 돌이켜보면 교회가 극심한 절망 상태에 처했을 때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일제 36년 동안 순교 신앙을 지니는 영적인 희망을 지니게 됐고, 6·25 사변 때는 회개의 신앙을 갖게 됐다. 6.25 사변으로 부산까지 피난 온 수백 명의 목회자들이 한 편에서는 한경직 목사를 중심으로, 다른 한 편에서는 박윤선 목사를 중심으로 며칠 동안 금식하면서 처절한 회개 기도를 드렸는데 그것이 절망이 가져온 영적인 희망이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미국의 대 각성운동이나 평양의 대부흥운동은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대여섯 명 기도의 사람들에 의해서 일어났다.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 지금,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기도와 말씀, 사랑과 섬김과 화해, 평화에 전념하는 사역자들 몇몇이 한국 땅 곳곳에 있다면 한국교회는 다시 큰 희망에 사로잡히게 되리라 생각한다.

 

손: 순수한 목회자와 교회를 보거나 소식을 들으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모른다. 세상 풍조에 휩쓸리지 않고 오직 성경의 가르침에 충실하고 순수하게 목회하는 목회자, 교회, 그리고 신실한 성도들이 여기저기 있어서 한국교회와 사회가 이 정도라도 유지되는 것 같다. 하나님이 한국 교회를 사랑하셔서 엘리야 선지 같은 분들을 더 많이 보내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런 분들과 그런 교회는 분명히 한국사회를 정화하고 국민들을 행복하게 만들 것이다.

 

박: 한국교회는 일단 양적 성장으로 보면 세계의 선진교회로 부상했다. 한국 종교들 가운데서도 가장 짧은 역사이면서 가장 큰 집단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질적 성숙'으로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교회는 한국 땅의 '소금'으로 살아야 한다. 맛이 짠 소금처럼 예언자적 진실을 말하고, 썩지 않도록 소금으로 사회 속에 성육해야 한다는 말이다. 곧 십자가를 짊어진 삶이다. 동시에 한국교회는 한국 땅의 '빛'이어야 한다. 이 땅에 따뜻한 사랑과 돌봄의 '볕'을 줘야 하고, 희망의 밝은 '빛'을 선사해야 한다. 곧 부활생명을 전해야 한다.

 

취재·정리 천보라, 조유현 기자

ⓒ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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