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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5대 교계 이슈…교회세습·정치투쟁 속 무엇을 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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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ㆍ2019-12-24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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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논쟁과 갈등으로 첨예했던 해가 또 있을까. 교회 연합과 갱신을 외치며 사회적 신뢰도를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던 2019년의 한국교회는 어느덧 한 해의 마무리를 준비 중이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교회에서 들려온 소식들은 실망과 아픔을 주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2019년 가장 뜨거웠던 5대 교계 이슈를 선정해 올 한해 한국교회를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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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세습' 논란의 중심에 서다

 

명성교회 세습은 지난해와 이어 올해도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지난 8월 초 명성교회 부자(父子)세습이 교단 헌법을 위반해 무효라고 선언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교단 재판국의 판결은, 목회직 세습에 제동을 건 결정이어서 교계 안팎에서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교단 총회는 그로부터 2개월도 안 된 9월 정기총회에서 명성교회의 세습을 인정하는 수습안을 의결함으로써 상황을 뒤집었다. 수습안은 일견 교단 헌법을 왜곡해 세습을 강행한 명성교회를 단죄함으로써 교회법상 정의를 바로 세운 듯한 모양새를 갖췄다. 하지만 실상은 교단에서 김하나 목사의 위임목사 청빙을 조건부로 승인한 것과 다름없었다. 김하나 목사가 2021년 1월 1일부터 위임목사직에 취임할 길을 허용해 사실상 명성교회의 부자세습을 사후 승인한 셈이 됐다.

 

더구나 교회 세습이 '은퇴 2년 뒤'는 불가해도 '은퇴 5년 뒤'는 허용될 수 있다는, 법과 원칙에서 명백히 벗어난 예외도 만들었다. 이 같은 결정은 교회 세습을 금지한 교단 헌법을 교단 스스로가 무너뜨리는 결과라는 비판을 낳았다. 기독법률가회(CLF)는 "해당 결정은 교단의 최고법인 헌법에 위반되므로 무효"라며 "명성교회가 예장통합 교단을 이탈하는 사태를 막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한국교회는 또다시 큰 충격과 고통을 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교회 세습을 사후 승인한 교단의 결정이 미칠 영향이 명성교회에만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명성교회 논란을 지켜보며 세습을 주저해온 교회들이 제2, 제3의 명성교회를 꿈꾸는 등 세습관행을 부추길 가능성이 커졌다. 그야말로 세습으로 시작해서 세습으로 저물어가는 한 해다.

 

교회의 정치 참여, 어디까지?  

 

교회의 정치 참여는 과연 어디까지 가능한 것인가. 올 하반기부터 현 정권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계속되면서, 교계 안팎으로 '교회의 정치 참여'를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뜨거웠다. 국가안보를 비롯한 정치적인 현안에 교회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입장과, 지나친 개입을 우려하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실시한 '2019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의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회 목회자와 교인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개신교인 79.5%가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찬성 입장은 5.2%에 그쳤고 보통이거나 모르겠다는 응답은 15.2%였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문재인 대통령 하야' 집회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전 목사는 폭력 집회를 주도했다는 등의 혐의로 경찰에 소환되기도 했으나, 혐의는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최근에는 막말 파문이 확산하면서 교계 곳곳에서 비난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일각에서는 집회 자체에 대한 찬반 논란을 떠나, '공공재'로서의 교회 역할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한국교회'라는 이름으로 대사회적인 메시지를 낼 때는 보다 지혜롭고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크리스천 개개인 또한 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지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끝없는 동성애 논란

 

올해 한국교회에서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린 주제는 '동성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인권'을 내세운 정부 각 지자체들의 친동성애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교계 내 동성애에 대한 문제의식이 확산됐다.

 

실제로 일선 교육청에서는 성적지향이 포함된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지는 가하면, 각 지차체 별 '성평등 조례' 개정을 비롯해 국가인권위원회의 '성적지향' 차별금지 조항 제정 등의 움직임이 잇따랐다.

 

한국교회는 이에 관해 제3의 성과 동성애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해 왔다. 현재까지도 조례 개정을 요구하는 집회와 청원에 나서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연거푸 터져 나온 동성애·트랜스젠더 등 성(性)과 관련한 이슈는 동성애를 둘러싼 논쟁을 가열시켰다. 분당우리교회 한 부목사의 설교와 최근 총신대 교수 성희롱 발언까지 모두 동성애와 관련해 있어 이슈화되며 큰 논쟁을 낳았다. 이제 동성애는 가장 민감한 사안 중 하나로 자리잡은 것만은 분명하다.

 

3·1운동 100주년, '평화'를 노래하다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기념비적인 해였다. 한국교회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100년 전 나라를 위해 헌신한 믿음의 선진들을 기억하며 '영적 부흥'의 새로운 전기를 선포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오래 전부터 3·1운동 관련 사업을 전개해 온 예장 합동과 통합, 감리교 등 주요교단들은 일제히 학술세미나와 연구조사 발표, 유적지 답사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했다.

 

3·1절 당일에는 기념대회와 연합예배로 민족의 평화와 화해, 일치를 기원하면서 한국교회의 연합을 다짐했다. 특히 연합예배엔 한교총과 교회협 등 범교단들이 자리하면서 역사 앞에서 일치된 모습을 보였다. 진보·보수의 이념을 넘어 오랜만에 연합단체가 한 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한국교회는 3·1운동 100주년의 가장 큰 의의를 '연합 정신'에서 찾았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 '생명경시' 심각성 화두로  

 

지난 4월 11일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헌법불합치를 결정을 내린 이후, 한국교회 안에서는 사회에 만연한 생명경시 풍조에 교회가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가가 화두로 떠올랐다.

 

연합기관들은 낙태 합법화의 신학적, 윤리적 위험성을 역설했다. 한국교회총연합은 "공동체의 유지와 평화를 위해 타인의 생명을 훼손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기본원리"라며 "인위적으로 생명을 중단하는 것은 태아를 자기 소유로 생각하는 무지이자 권력의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교단들도 낙태죄 문제를 공론화하는 분위기다. 예장합동총회는 '반기독교세력대응위원회'를 상설기구로 격상하고 '낙태죄' 문제에 대해 개정안을 마련하기로 결의했다.

 

반면 태아의 생명권 못지않게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 또한 존중받아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이제 국회가 2020년 12월 31일까지 관련법을 개정하는 일만 남았다. 그때까지 이를 둘러싼 교회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상경 기자 ⓒ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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