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성경의 역사…최초 번역본이 북한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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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ㆍ2021-10-08 07:21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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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로스 선교사 첫 한글 번역
중국에서 상제 한국선 하나님
2035년까지 추가 개정작업
본디 히브리어로 적힌 성경은 약 기원전 2세기 처음으로 헬라어로 번역됐다. 역사상 최초의 번역본인 셈이다. 예수님의 탄생과 함께 서술되기 시작한 신약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헬라어로 저술됐다. 이렇게 히브리어와 헬라어로 작성된 신구약 성경은 당시 성직자들이 읽도록 라틴어로 번역된 뒤 인쇄술의 발달과 종교개혁으로 영어로 번역되기 시작했다. 성경전체를 영어로 번역했을 때는 1390년이다.
▲최초의 한글 성경 완역본 <성경젼서>.(사진출처=대한성서공회)
이처럼 긴 성경 번역의 역사 속에서 한글 성경은 비교적 최근인 1800년대 후반이다. 최초 한글 성경은 스코틀랜드에서 파송된 존 로스 목사가 동료들과 함께 번역한 <예수셩교누가복음젼서>(1882년)다. 누가복음을 번역한 <예수셩교누가복음젼서>는 서북 방언으로 번역됐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 뒤 곧바로 출판된 요한복음은 서북 방언과 서울말 두 가지로 번역됐다. 그렇게 차례대로 번역되던 신약은 1887년 완역된 <예수셩교젼서>로 출판됐다.
최초의 한글 성경 번역본은 중국어 성경을 토대로 제작됐다.
먼저 한국인 번역자들이 중국어 신약(1852, 대표역본)을 보면서 한국어로 번역을 했다. 그 뒤 존 로스와 매킨타이어가 한국어 번역문을 헬라어 개역과 영어 개역을 대조하고 수정하는 방식으로 번역을 도왔다. 특히나 로스는 번역 대본으로 헬라어 개정판을 사용한 것을 강조했다.
첫 한글 성경을 만들 때 방점을 뒀던 것은 신명 번역이었다. 당시 중국어 번역본에서는 하나님을 상제(上帝) 또는 신(神)이라고 적었다.
로스는 “한국인에게 ‘heaven’은 하늘이고 ‘Lord’는 님이다. ‘하나님’이라는 말은 어느 곳에서든 위에서 다스리시는 분이고, 지상에서 가장 높은 분이라고 조선인들이 알고 있는 낱말이다”라고 기록했다.
신약 번역에 뒤이어 구약 번역이 완료돼 성경 전체 완역본인 <성경젼셔>가 출판된 해는 1911년이다. 1900년대 초 <창세긔>와 <시편> 등의 번역이 먼저 완료돼 출판되면서 구약 번역이 시작되고 1908년에는 번역 위원을 임명해 번역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그 뒤를 이어 성경에 적힌 한글 중 일부를 한자로 교체하는 성경(국한문)이 등장하는 등 읽기 쉬운 방향으로 변화해갔다.
▲1938년 만들어진 성경 개역.(사진출처=대한성서공회)
이런 변화의 바람을 타고 1938년에는 <성경 개역>이 만들어졌다. <성경젼서>가 출판된 1911년 9월 개역에 들어가 27년 만에 개정이 끝난 것이다. 이후 1911년 번역본을 ‘구역’으로, 38년 번역본을 개역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현재도 교회에서 찾아볼 수 있는 <성경전서 개역한글판>이 나온 것은 1952년이다. 1900년대 초 정립되지 않았던 맞춤법과 달리 20세기 중반에는 표기법과 맞춤법이 정리돼 출판됐다. ‘한글판’이라는 이름 자체가 ‘한글맞춤법통일안’에 따라 제작됐다는 뜻으로 한국 전쟁 때 피난지인 부산에서 어려운 상황 가운데 완성됐다.
<성경전서 개역한글판>은 제작된 지 70년이 지난 지금도 사용되는 잘 만들어진 성경이다. 그러나 한글 맞춤법의 변화와 현대 언어의 변화로 성경을 개정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1998년에 21세기에 사용중인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이 제작됐다.
현재 대부분의 한국교회는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을 사용한다. 그러나 이런 개역개정판도 현재 사용하는 언어들과 비교하면 약간의 괴리감이 존재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꾸준히 개정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한성서공회는 지난 6월 성경을 새롭게 개정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대한성서공회 측은 “최신 성서학 연구 성과를 반영해야 하고, 시대의 언어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를 성경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오는 2035년까지 성경 개정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전화평 기자 ⓒ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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