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으로 간 목사 남편…남겨진 ‘홀사모’의 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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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ㆍ2022-10-20 07:29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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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목회자 유가족 생활실태조사 발표
경제적 어려움 심각…교회·교단 지원 미비
▲ 목회자유가족협의회는 한국100주년기념관에서 20일 ‘2022년 생활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데일리굿뉴스
목회자의 아내로 한평생을 살다 남편과의 사별로 홀로 남겨진 '홀사모'는 삼중고를 겪는다. 경제적 막막함과 사모로서 정체성 혼란, 사회적 단절이다. 이 외에도 자녀 양육 문제나 영적 침체에서 오는 어려움도 마주한다. 그러나 한국교회 내 이들에 대한 인식은 그다지 높지 않다.
목회자유가족협의회는 한국100주년기념관에서 20일 ‘2022년 생활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협의회는 홀사모의 생활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7월 정기총회에서 119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김경애 목회자유가족협의회 회장은 “홀사모가 된다는 것은 배우자이자 목회자를 잃고, 남은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것으로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라며 “목회자 유가족에 대한 현실을 한국교회와 교계에 알려서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날 발표회에서 목회자 유가족들이 겪는 가장 큰 고충은 경제적 어려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별 후 가장 어려웠던 점을 묻는 질문에 90%가 넘는 93명이 ‘경제문제’를 꼽았다. 응답자 중 중위소득 이하는 26명(55.3%), 기초생활수급 기준에 해당하는 중위소득 50% 이하는 15명(31.9%)에 달했다. 가구당 월 평균 소득도 152만3,363원으로 2인 가구 최저 생계비 1,956,051원에 비해 43만2,688원이나 적었다.
하지만 교회나 소속 교단의 지원은 열악하다.
조사결과에 의하면 목회자 유가족의 소득원은 본인이 64.9%로 가장 많고, 성장한 자녀(36.8%), 정부보조금(31.6%) 순이었다. 교회 후원과 노회 지원은 각각 10.5%와1.8%에 불과했다.
마지막 사역했던 교회와 노회로부터도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자 수도 47.7%에 달했다. 절반에 가까운 홀사모들이 어떠한 도움도 없이 교회를 나온 셈이다. 심지어 이들 중 ‘전에 사역했던 교회와 전혀 연락하지 않는다’는 응답자 수는 64.7%에 달했다.
류성환 글로벌디아코니아센터 목사는 “사별 후 홀사모는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지만 이들에 대한 교회와 교단 차원의 지원은 미약한 수준”이라며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늦은 나이에 일용직 등 고된 일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회를 주최한 총회 도농·사회처의 오상열 총무는 “오늘 실태조사 결과는 한국교회가 목회자 유가족에 얼마나 무심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라며 인 "오늘 나온 내용을 단순 실태조사로 끝내지 않고 총회 차원에서 더 논의해 목회자 유가족에게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기약했다.
한편 목회자유가족협의회는 목회자 별세로 홀로 된 사모들과 자녀들이 다시 건강하게 설 수 있도록 돕는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산하단체다. 2006년에 출범한 목회자유가족협의회는 전국 약 140여 명의 회원으로 조직돼 있으며 자녀 장학금 지원과 수련회 등 위로사업을 실시해 오고 있다.
이새은 기자 ⓒ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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