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140주년] 조선에 뿌려진 복음의 씨앗…"한국교회, 연합의 꽃 피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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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ㆍ2025-04-02 07:3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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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우드·스크랜튼·아펜젤러 선교사.
“우리는 부활절 아침에 이곳에 왔습니다. 그날 사망의 권세를 이기신 주께서 이 백성을 얽어맨 결박을 끊으사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자유와 빛을 주시옵소서.”
1885년 4월 5일 부활주일, 인천 제물포항에 도착한 헨리 아펜젤러(Henry Appenzeller) 선교사와 호러스 언더우드(Horace Underwood) 선교사가 드린 첫 기도다.
140년 전, 가난과 질병으로 어둠 속에 있던 조선 땅에 복음의 빛을 비추기 위해 두 선교사가 입항한 날로 한국 기독교 선교 역사는 시작된다.
두 선교사가 공식 선교사로서 조선 땅을 밟을 수 있었던 것은 그 이전 선교사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1883년 미국으로 파견된 보빙사절단이 대륙횡단철도에서 우연히 미국 감리교 선교부 가우처 박사를 만나면서 선교의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조선의 선교 가능성을 본 가우처 박사는 일본에서 활동하던 맥클레이 선교사를 조선에 파송했고, 맥클레이는 김옥균을 통해 고종 황제로부터 의료와 교육을 동반한 선교활동 허가를 받아냈다.
같은 해, 호러스 알렌 선교사는 미국 공사관 의사 자격으로 조선에 입국했다. 갑신정변 당시 민영익을 치료하며 왕실 시의가 된 알렌은 고종의 신임을 얻어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병원인 광혜원(후 제중원)을 설립했다. 광혜원은 이후 조선 내 선교사들의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된다.
의료·교육·구제... 다양한 통로로 전해진 복음
언더우드와 아펜젤러를 시작으로 조선에 입국한 선교사들은 의료 선교, 교육 선교, 구제 사역을 통해 본격적으로 복음을 전했다. 선교사들은 병든 영혼을 치료하고, 무지의 어둠에서 백성을 건져내며, 가난 속에서도 삶의 길을 열어갔다.
언더우드는 제중원에서 진료와 수술을 보조하고, 의학생들에게 물리와 화학을 가르쳤다. 영어를 배우러 온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일학교 형태의 수업도 했으며, 1886년부터는 자신의 집에 고아들을 데려다 교육해 ‘언더우드 학당’을 열었다. 이는 훗날 경신학교로 발전했고, 지금의 경신중·고등학교 및 연세대학교의 모체가 됐다.
아펜젤러 역시 교육과 복음 전파에 힘썼다. 1886년 최초의 서양식 근대 교육기관인 배재학당을 설립하고, 조선 청년들에게 신앙과 근대 지식을 전했다. 이후 마포삼열, 존 로스 선교사와 함께 조선성서번역위원회를 조직해 한글 성경 번역 사역에도 참여했다.
이밖에 스크랜턴 선교사는 광혜원에서 알렌을 도우며 활동하다가, 서민과 빈민을 위한 무료 진료소인 ‘시란돈 병원’을 설립했다. 이후 이 병원은 고종 황제로부터 ‘시병원’이라는 이름을 하사받고 정동병원, 상동병원으로 발전했다. 그의 어머니 메리 스크랜턴(Mary F. Scranton)은 여성 전문 진료기관 ‘보구녀관’을 세워 여성 의료선교에 앞장섰다.
선교 140주년 맞은 한국교회, 연합을 꿈꾸다
초기 선교사들의 헌신을 통해 우리나라는 세계 선교 국가로 성장했다. 선교 14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는 초기 선교사들의 복음 정신을 회복하고, 교회 연합과 부흥을 도모하고자 다양한 기념행사를 준비 중이다.
언더우드와 아펜젤러가 세운 새문안교회와 정동제일교회는 최근 교환예배와 연합 심포지엄을 열고 “교단을 초월한 연합 정신”을 한국교회가 회복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이상학 새문안교회 목사는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는 아름다운 화합과 일치의 정신을 갖고 있었다”며 “한국교회는 그 연합 정신을 얼마나 이어가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교리 차이로 인한 갈등과 분열, 개교회주의와 교권주의에 함몰된 현실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영태 정동제일교회 목사는 “두 선교사에게는 진정한 ‘성령의 하나 됨’이 있었다”며 “이는 감리교, 장로교뿐만 아니라 오늘날 모든 교회와 선교기관이 추구해야 할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합동, 기독교대한감리회는 3일 한국 선교 140주년 기념대회를 열고, ‘선교 150주년(2035년)을 향한 다짐과 결의’를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140주년 기념식 및 칸타타 ▲기념 다큐멘터리 제작 ▲기념 학술 심포지엄 ▲근대문화유산 탐방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다.
김종혁 한교총 대표회장은 “140년 역사를 돌아보며 미래세대에 신앙유산을 계승하고, 한국교회의 본질 회복과 사회적 책임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한국교회가 환대와 나눔의 공동체로서 다음세대와 함께 미래를 열어가자”고 전했다.
양예은 기자 ⓒ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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