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각각인 '교회정관' 통일화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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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ㆍ2019-05-28 09:57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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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다변화되면서 교회 운영과 관리, 재산권을 놓고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 교회분쟁이 사회법의 판단을 받는 경우가 늘며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법원의 판단이 교회법과 충돌함은 물론 교단 헌법보다 교회정관을 우선시하는 사례도 빈번해 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회법을 바로잡고 '한국교회 표준정관'의 필요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마련돼 관심을 모았다.
▲28일 오후 2시 신촌성결교회에서 열린 '한국교회 표준정관를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데일리굿뉴스
교회정관, 분쟁시 중요한 '해결기준'
"한국교회 기본규범인 교회정관은 교회가 법적 요건을 갖추기 위해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 교회분쟁이 국가 법원의 소송으로 가게 되면 교회정관은 우선하는 해결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28일 오후 2시 신촌성결교회에서 열린 '한국교회 표준정관를 위한 간담회'에서는 교회정관의 필요성이 재차 강조됐다. 이는 한국교회법학회(학회장 서헌제•중앙대 명예교수)가 마련한 자리다. 그간 법학회는 각 교회의 정관 제정이나 개정에 참고할 '표준정관'을 만드는 데 힘써왔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늘어가는 교회분쟁을 막는 기본 요건으로 교회정관을 갖출 것을 조언했다. 사회법정에서는 교회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개교회의 독립된 지위를 더 우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교회정관은 법적 분쟁의 해결기준이 된다.
음선필 교수(홍익대 법대학장)는 "정관이 없는 교회가 많은 게 지금의 현실"이라며 "그럴 경우 민법이 교회에 바로 적용되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로 이어진다. 교회정관이 있는 교회도 그 내용이 명확하지 않고 교단 헌법과 국가 법원의 판결례와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교회 규모에 따라 정관도 천차만별이다. 이제는 각 교단에서 제정한 모범정관과 주요 교회의 정관을 참조해 최대한 공통요소를 만들어야 한다"며 "각 교회들이 교회정관을 잘 준비해두면 장래 발생할지도 모르는 교회분쟁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 이는 한국교회가 바로 서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의 경우, 2017년 '교회정관(표준)'을 제정·공포했다. 지교회에서의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시 해결할 방안을 제시하기 위함이다. 서헌제 교수(중앙대 명예교수)는 "예장통합의 정관이 가장 촘촘하며 섬세한 편"이라며 "주요 교단에서 제정한 정관을 기본 모델로 하되 교회분쟁의 대상이 되는 부분은 논의를 통해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습 논란 관련 '목회자 청빙' 건도 논의
이날 간담회에서는 교계 안팎으로 논란이 된 '목회자 청빙'에 관한 정관제정 문제가 제기됐다. 서헌제 교수는 "주요교단이 통상적으로 적용하는 정관에 따르면, 당회가 추천한 후보자에 대해 교인총회 회원 3분의 1이상 출석과 출석회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으로 청빙을 결의한다"며 "대부분 교회정관과 교단 헌법이 '회집한 회원'의 과반수 또는 3분의 2이상의 찬성을 결의가능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문제는 결국 회집된 교인들의 과반수로 청빙결의를 한다는 점이다. 그는 "특히 대형교회들은 공동의회 소집이 어려워 모인 사람끼리 결정하는 예가 많은 데, 국가 법원의 소송으로 갈 경우 무효가 될 가능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의결정족수를 엄격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해 퇴임목회자 자녀 등의 청빙을 제한하는 '세습금지규정'은 "각 교회가 교회정관에 포함시킬 지의 여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위임(담임)목사 사임과 관련해선 한국교회 안에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었다. 이는 교회법과 사회법의 충돌이 발생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서 교수는 "현행 교단 헌법과 교회정관에 의하면 어떤 경우에서도 담임목사를 해임할 수 없다"면서 "사임을 권고하거나 해약청원만 할 수 있을 뿐 해임에 관한 규정이 없다. 그러나 민법에서는 대표자를 선임한 총회에 그 해임권한을 인정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교회에 민법의 위임에 관한 규정을 적용해 교인들에게 '담임목사에 대한 해임권을 인정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정관에 명시적인 규정이 없는 한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이다. 이는 굉장히 민감한 부분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상경 기자 ⓒ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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