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교회는?…"외로움 치유하는 공동체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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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ㆍ2025-08-25 17:16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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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윤리연구원 제2회 컨퍼런스
"기술이 메우지 못하는 빈자리 채워야"
▲한국기독교윤리연구원은 25일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에서 '디지털 혁명의 도전 앞에 선 교회와 목회'를 주제로 제2회 콘퍼런스를 개최했다.ⓒ데일리굿뉴스
디지털 기술은 단순한 발전을 넘어 인간의 행동, 사고, 관계 방식 전반에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불과 몇 년 사이 일상에 자리 잡은 스마트폰과 급속히 확산되는 인공지능은 일상을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역설적으로 외로움을 호소하는 이들은 더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회가 '디지털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공동체'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기독교윤리연구원은 25일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에서 '디지털 혁명의 도전 앞에 선 교회와 목회'를 주제로 제2회 콘퍼런스를 열고 디지털 시대 교회의 방향성을 모색했다.
장영하 영국 서식스대 교수는 디지털 전환이 사회적·경제적 효율성을 높였지만, 동시에 '외로움'이라는 사회적 비용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기술은 물리와 가상의 경계를 넘어 초연결성(Hyper-connectivity)을 제공하지만, 대면 관계의 친밀감을 대신하지 못해 오히려 고립을 심화시킨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도 이러한 현실이 드러났다. 한 달 동안 외로움을 느낀 적이 있냐는 질문에 국민 72%가 그렇다고 답했으며, 5%는 '거의 항상', 14%는 '자주'라고 응답해 국민 5명 중 1명(19%)이 일상적으로 외로움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 교수는 "디지털 전환은 더 큰 연결을 약속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내면의 공허를 심화시키는 역설을 낳고 있다"며 "인간 내면의 공간은 결코 기술로 채워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교회가 단순히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되며, 오히려 교회의 본질적 존재 이유를 되새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만남과 돌봄이 살아 있는 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교회는 공동체 안에서 사람들의 만남과 돌봄이 살아 숨쉬는 자리가 돼야 한다"며 "목회자는 기술 발전이 심화시킨 외로움을 공동체 안에서 치유할 수 있는 목회적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으로 이끄는 리더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영균 분당좋은나무교회 목사도 "기술로 매개된 연결성이 아무리 유용해 보여도 성도 간의 교제는 대체될 수 없다"며 "인격적인 목양적 돌봄과 소그룹, 예배가 지닌 가치를 더욱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신영하 한국기독교윤리연구원장은 "이번 콘퍼런스는 우리가 직면한 기술적 도전에 교회가 어떻게 대응할지를 함께 모색하는 자리"라며 "이 시간을 통해 단순한 기술 활용을 넘어, 교회의 본질과 미래 목회의 방향을 고민하는 지혜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새은 기자 ⓒ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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