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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자 사제·목사 괜찮다?…"타협이 몰락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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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ㆍ2025-01-2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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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축복예식을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가톨릭이 동성애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밝히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연이은 친(親)동성애 행보에 이어 최근 동성애자 남성에게 사제직 입문을 허용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 가디언 등 주요 외신들은 이탈리아 주교회가 지난 10일(현지시각) 웹사이트에 동성애자 남성이라도 독신주의를 준수하면 신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는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지침은 이탈리아 주교회가 교황청에 올려 추인을 받은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지침은 신학교 책임자가 사제 후보자의 성적 취향을 인간 성격의 한 측면으로만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다만 "동성애를 실천하거나 뿌리 깊은 동성애적 성향을 보이거나, 소위 '게이 문화'를 지지하는 사람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외신은 성관계를 멀리하고 독신 생활을 책임 있게 할 동성애자 남성의 경우 사제로 양성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여론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애매모호한 기준을 두고, 사실상 동성애자 남성이 사제가 되는 것을 허용하기 위한 '억지 끼워서 맞추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가톨릭 내부가 사제의 아동 성학대 등 성범죄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이탈리아 주교회의 새 지침이 모순적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논란이 거세지자 이탈리아 주교회는 이를 정면 반박했다. 이탈리아 주교회의 스테파노 마네티 주교(피에솔레 교구)는 논란이 된 새로운 지침이 기존 지침에서 변경된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변경 여부와 상관없이 지침 조항을 살펴보면 결국 동성애자 남성이 신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는 걸 우회적으로 의미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성애에 대한 가톨릭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는 역대 교황 중 가장 진보적이라고 평가받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에서도 엿볼 수 있다. 2013년 교황으로 즉위한 그는 그간 동성애자에 대해 포용하는 입장을 밝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동성애에 대해 "본질적인 도덕적 악(惡)"이라고 규정한 전임자 베네딕토 교황과도 배치되는 것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한 지 4개월 만에 "동성애자인 사람이 선한 의지를 갖고 신을 찾는다면 내가 어떻게 그를 심판할 수 있겠느냐"고 발언한 바 있다. 이후에도 동성 커플의 결혼을 인정하는 시민결합법안을 옹호하거나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공식 승인해 가톨릭 내부에서도 거센 반발이 쏟아졌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그들을 마음의 정욕대로 더러움에 내버려 두사 그들의 몸을 서로 욕되게 하게 하셨으니 (중략) 그와 같이 남자들도 순리대로 여자 쓰기를 버리고 서로 향하여 음욕이 불 일듯 하매 남자가 남자와 더불어 부끄러운 일을 행하여 그들의 그릇됨에 상당한 보음을 그들 자신이 받았느니라”(롬 1:24·27)

 

이는 가톨릭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독교계에서도 성경적 복음의 진리를 전해야 할 대형 교단들이 동성애를 허용하며 전향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최대 장로교 교단인 미국장로교가 2010년 동성애자 목사 안수를 허용한 데 이어 두 번째로 큰 교단인 미국 연합감리교회는 2023년 동성애자 목사 안수와 동성 결혼 축복을 허용한 바 있다.

 

이런 기조가 국내 교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사회 전반으로 반성경적인 가치관이 팽배해지면서 마지막 보루와 같은 교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길원평 한동대 석좌교수는 동성애와 타협하는 것은 하나의 틈을 보이다 결국 문을 열어주는 것이라며 밀려드는 동성애의 물결 속에서 교회는 거룩한 방파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길 교수는 "가톨릭뿐만 아니라 기독교계에서도 동성애에 대해 한 발짝 뒤로 물러나 타협하며 하나의 틈을 보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동성애는 하나의 틈을 무너뜨리고 밀려 들어왔다. 미국 몇몇 교단의 경우에도 처음에는 단계적으로 동성애를 허용했다가 완전히 무너졌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세상의 풍조에 흔들리거나 타협하지 않고 오직 성경대로, 하나님 말씀대로 기준을 정해서 나아가며 세상으로부터 존경받는 교회가 돼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성도들이 믿음대로 고백할 뿐만 아니라 믿음대로 살아가며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보라 기자 ⓒ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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