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세습의 문제점 짚어보는 간담회 열려  

지난해 감리교단이 세습방지법안을 통과시켰고 올해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 등 4개 교단이 총회에 세습방지법안을 상정한 상태다.

이런가운데, 교단 총회를 앞두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교회세습의 문제점을 목회적, 신학적 측면에서 짚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28일 열린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교회세습'의 정의부터 짚어봤다. '교회세습'이란 부나 명예나 권력이 동반되는 담임목사직을 자녀나 자녀 배우자에게 세습하는 행위란 것.

지난해 이른바 세습방지법을 통과시킨 감리교단의 권오서 감독은 세습이 전도의 문을 막는다고 지적했다.

세상은 교회세습을 북한정권의 3대 세습이나 제벌의 경영권 세습과 같은 차원으로 보며, 그중에서도 교회세습을 가장 부정적으로 본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교회 세습을 단행한 교회들이 세습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내세운 논리도 조목조목 반박 됐다.

구약학자인 이영재 목사는 세습한 교회들이 구약성경을 근거로 삼지만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모세를 예로 든 이영재 목사는 "모세의 리더십 교체 과정에서 아들들은 배제됐고, 혈연관계가 없는 여호수아에게 계승됐다"고 강조했다.

또, 세습을 정당화시키기 위한 논리 중 ‘교인들이 원한다’ 라는 주장은 북한 정권이 말하는 ‘인민들이 원한다’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당사자의 목회 능력이 탁월해서'란 논리에 대해서는 그 뛰어난 능력으로 오히려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거나 다른 교회를 섬긴다면 더욱 빛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무엇보다 '해당교회의 원만한 지도력 교체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해당교회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한국교회 전체에는 치명타를 입히게 된다고 비판했다.

자정능력을 상실한 집단으로 여겨질 수 있고, 아울러서 비민주적인 기득권 유지와 확산의 주범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교회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교회세습. 이를 막기 위한 교단 차원의 결단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이 문제를 공식 의제로 다뤘다는데 의미가 있었다.

CBS노컷뉴스 조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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