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득훈 목사 “교회건축, 신학적ㆍ신앙적 한계 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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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ㆍ 2010-04-13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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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회의 교회당 건축과 관련 ‘신학적ㆍ신앙적 논점에 어긋나지 않도록 교회건축의 한계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예루살렘 초대교회와 오늘날의 메가처치는 분명히 달라”
개혁교회네트워크는 11일 오전 복사골 문화센터 세미나실에서 ‘제5회 이런 교회 다니고 싶다’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교회건축, 한계는 없는가?’란 제목으로 발제한 박득훈 목사(언덕교회)는 교회건축에는 몇 가지 신학적ㆍ신앙적 논점을 토대로 분명한 한계를 둬야 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너무 쉽게 성도들의 수가 증가한 것을 무조건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의 결과라고 단정 짓는 경향이 있다”며 “예루살렘 초대교회와 오늘날의 메가처치를 동일선상에 놓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요, 하나님의 말씀을 뒤트는 전형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예루살렘 초대교회는 사도들이 목숨을 걸고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을 전하고 강력하게 회개를 촉구했기 때문에 단시간 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이나 오늘날 대부분 대형교회 성장의 기본 동력은 조엘 오스틴의 <긍정의 힘>으로 대변되는 달콤한 기복신앙 혹은 승리주의 신앙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예루살렘 교회가 자신의 재물을 자기의 사적 소유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없었고, 공동체적 나눔을 중요시 여겨 자기들만의 모임장소 마련에 대해 집착하지 않은 반면 오늘날의 대형교회는 공동체적 나눔보다 교회건축에 더 우선권을 둔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고 덧붙였다.
“승리주의, 하나님 말씀 혼잡케 하는 것은 한계 넘어서는 것”
계속된 발제에서 박 목사는 최근의 한국교회 건축이 △‘큰 규모와 큰 힘에 기대어 하나님나라를 이루겠다’는 승리주의와 △‘실제론 하나님보다 부를 더 사랑하면서 적절한 수준에서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부자청년의 길을 따르고, △하나님의 말씀을 혼잡케 한다는 이유로 교회건축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건축 예정지를 돌며 기도하는 소위‘거룩한 땅 밟기’를 승리주의의 예로 들며 “교회건축을 통해 더 큰 규모의 교회를 만들고 그 힘을 바탕으로 하나님나라를 위해 더 큰 일을 하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면 교회건축의 신앙적ㆍ신학적 정당성은 상실되고 만다”며 “큰 규모와 큰 힘에 기대어 하나님나라를 이룩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서려 있는 신축부지에 나무 십자가를 꽂아 트랙을 만들어 거룩한 땅 밟기를 하는 것은 십자가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박 목사는 “많은 교회들이 빈곤아동 돕기, 개신교 NGO와 선교단체를 위한 건물 리모델링, 아이티 복구사업 지원 등 일련의 노력들을 통해 교회건축에 대한 건강한 비판을 잠재우려 하고 있다”며 “겉으론 하나님을 제일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려 하고 있지만, 사실은 초대형교회 건축에 대한 집착과 욕망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그는 교회건축이 하나님의 말씀을 혼잡케 하기 시작하면 한계를 넘어선 것이라며, ‘성전’이라는 성경용어의 오용을 가장 심각한 문제점으로 꼽았다. 교회건물 건축을 성전건축이라고 명명함으로써 성도들에게 금전적 헌신의 동기를 부여하려 한다는 것이다.
“목회자로의 권력 집중 경계하고, 지역교회 배려해야”
이밖에도 박 목사는 ‘목회자를 향한 과도한 권력의 집중’과 ‘지역 군소교회들의 존폐 위기’를 대형교회를 추구하는 교회들의 건축이 신학적ㆍ신앙적 한계를 넘어서고 있는 근거로 제시했다.
박 목사는 사랑의교회를 예로 들며 “예배 시간에 교회건축 반대의견을 제시한 교인의 블로그에 들어가 백기사가 돼 달라고 요청, 압박을 견디지 못한 교인이 절필을 선언한 것은 교회건축을 통해 목회자에게 과도한 권력이 집중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사랑의교회 신축부지가 자리 잡고 있는 서초역 부근의 군소교회들은 심각한 위기, 심지어는 존폐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교회건축이 자기 교회를 위해 꼭 필요하다 해도 이웃교회에 감당키 어려운 피해를 주거나 사회에 큰 실망을 안겨줘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박 목사는 “교회건축이 적절한 한계를 넘을 때, 교회는 진정한 정체성을 상실하고 부패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며 “건강하게 성도가 늘어나 현재의 건물로 감당이 안 되는 경우, 교회건축보다는 교회 분립 등의 다른 건강한 대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민정 기자 ⓒ뉴스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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