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 우주망원경

한국에는 소백산에 천체망원경이 있고, 안데스 산맥이나 극지방에까지 세계 여러 곳에 우주관측천문대들이 있다. 그러나 대기에 둘러싸인 지구상에서 천체를 관측하는 것보다는 공기가 없는 우주공간에 망원경을 띄워 관측하는 것이 훨씬 더 낫다. 그래서 많은 우주망원경들이 우주선에 실려 발사되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발사, 운용하고 있는 허블 우주망원경(Hubble Space Telescope)일 것이다. 허블망원경 외에도 찬드라 엑스선 관측선, 스피처 우주망원경, 케플러 우주망원경, 일본의 아카리, 유럽우주기구의 헤셀 등이 있다.

특히 제임스웹 적외선 우주망원경은 2021년 크리스마스날에 로켓에 실려 발사되어 2022년 1월에 L2 라그랑주점에 안착한 다음 조립과정을 거쳐 2022년 7월 11일 최초의 공식이미지가 발표되어 더욱 선명한 우주관측 이미지를 제공하기 시작하였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렌즈 직경이 6.5m로 허블 망원경의 2.7배다. 렌즈가 크면 더 작은 빛까지 감지한다. 허블 망원경은 10억 광년 이내를 주로 살폈지만, 제임스 웹 망원경은 130억 광년까지 볼 수 있다고 한다.

제임스웹 망원경이 자리를 잡은 'L2 '라그랑주 점‘이라고 부르는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보다 4배 더 먼 거리에 있는 공간으로 지구의 중력이 미치지 않아 빛의 왜곡이 없다. 또 태양이 항상 지구 뒤에 가려 태양빛의 방해 없이 먼 우주를 내다볼 수 있다. 제임스웹에 달린 배구장 크기의 차양막은 지구와 달의 빛도 막아준다. 전체 모습은 우주 공간을 항해하는 금색 돛의 돛단배 형태다.
 
대기가 없는 우주공간이 우주관측에 유리하기는 하지만 망원경의 크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지상에 거대한 망원경을 만들어 세우는 건설도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은 전파수신 패널 4,450개를 조립하여 축구장 30개의 면적에 맞먹는 지름 495미터의 거대한 전파망원경을 건설하였다.

또 한국을 포함한 세계 11개국이 1조원이나 드는 거대마젤란망원경기구(Giant Magellan Telescope Organization: GMTO)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지름 25 미터가 넘는 이 거대한 광학망원경은 칠레 아타카마사막 라스캄파나스라는 청정지역에 건설된다. 이 반사망원경은 지름이 8.4미터에 달하는 대형 반사경 일곱 개를 붙여서 조합하는데 초정밀 가공기술이 필요한 반사망원경을 제작하는 데만 몇 년이 걸린다고 한다. 이 거대한 망원경은 우주의 빛을 모아 허블 망원경의 10배에 달하는 선명한 영상을 제공할 거라고 한다.

한편 2025년 6월 23일에는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광적외선천문학연구소(NOIRLab)가 지난해 말부터 관측준비를 해온 칠레 세로파촌산 정상에 자리한 베라루빈 천문대의 첫 번째 관측 사진을 공개했다. 루빈 천문대가 촬영한 첫 번째 이미지 중 하나는 7시간 남짓한 관측 시간 동안 촬영한 총 678장의 개별사진을 조합해서 거대한 이미지로 완성했는데 삼열성운(Trifid Nebula)과 라군성운(Lagoon Nebula)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베라루빈 천문대는 최대 지름 8.4m인 3개의 대형 반사경과 최대 지름 1.65m인 3개의 렌즈, 32억화소의 디지털 카메라, 근자외선에서부터 근적외선에 이르는 빛을 포착할 수 있는 6개 필터를 갖추고 있다. 카메라 무게만 3t이다. 전체 무게는 350t이다.

NASA는 제임스 웹 망원경 이후도 준비하고 있다. NASA와 미국 콜로라도대 과학자들은 '아라고 우주망원경'의 설계 작업에 착수했다. 아라고 망원경은 조그만 렌즈가 촘촘하게 박힌 직경 800m의 원반과 수신부로 구성돼 있다. 거대한 원반은 우주에서 오는 빛을 가운데 부분으로 모아 증폭해 수신부로 보낸다. 실로 엄청난 우주망원경이 될 전망이다. 그렇게 인류는 우주망원경으로 아득히 먼 우주공간 속에서 무엇을 찾아내려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