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블랙홀(Black Hole)

블랙홀은 엄청난 중력으로 주변의 모든 천체를 빨아들여 삼켜버린다. 어떤 블랙홀은 거대한 입자빔 제트를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우주공간으로 뿜어내기도 한다. 입자빔은 블랙홀이 엄청난 힘으로 물체를 쥐어짤 때 터져 나오는 것으로 은하계 길이의 3배가 넘는 36만 광년 길이의 무시무시한 입자빔 제트가 발견되기도 한다.

우리 은하계 중심에도 거대한 블랙홀이 존재하는 것으로 믿어진다. 그러나 블랙홀은 부피가 없는데다 빛마저 빨아들이기 때문에 쉽게 관측되지 않는다. 더구나 은하계 중심에 워낙 많은 별들이 몰려있어 지구에서 은하계 중심부를 자세히 살필 방법이 없다. 자기 얼굴을 자기가 볼 수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다른 은하들을 관측하고 그것을 가지고 우리 은하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아무튼 은하계뿐 아니라 성운, 성단의 가운데에는 거의 예외 없이 블랙홀이 존재하는 것으로 믿어진다.

어떤 블랙홀은 우리 태양의 수백만 배의 질량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어떤 성운의 블랙홀은 태양의 수십억 배, 수천억 배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질량을 갖고 있기도 하다. 주변의 모든 별들은 블랙홀을 중심으로 거대한 소용돌이를 이루며 회전한다. 거대블랙홀들은 은하계 같은 성운을 몇 개씩 통째로 삼키고 블랙홀이 블랙홀을 합치기도 한다. 블랙홀에서는 물체의 부피가 없다. 거기에서는 전자도 없고 원자도 없고 원자핵, 양성자와 중성자, 쿼크와 뉴트리노도 없다. 모든 물체가 사라져 부피가 없는 상태로 존재한다. 거기엔 시간도 정지하고 공간도 없다. 존재가 없다. 그것이 블랙홀이다.

모든 별들이 활동을 마치면 조용히 줄어들어 백색왜성이 되고 중성자별이 되고 블랙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초신성, 퀘이사라고 불리는 화려한 우주 쇼를 펼치기도 한다. 초신성은 태양의 수 십 배 이상의 질량을 가지는 별이 100만년에서 1000만 년 정도의 짧은 삶을 마친 후 물질의 붕괴로 엄청난 폭발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 밝기가 수천억 개의 별이 모여 있는 은하보다 더 밝아서 옛날 사람들은 새 별이 나타났다며 초신성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일부 천문학자들은 예수 탄생 때 나타났다고 하는 베들레헴의 별도 초신성으로 해석한다. 폭발을 마치면 블랙홀이나 중성자별로 삶을 마감한다. 지금까지 발견된 초신성들은 4,000 여개에 달한다고 한다. 이 중 어떤 것들은 비교적 먼 거리, 백 수십억 광년 거리의 초신성들은 은하계 수 백 개만큼의 빛을 발하기도 한다. 초신성은 그 폭발을 통하여 새로운 원소들을 만들어내어 우주공간에 성간물질로 뿌리기도 한다. 

대부분 우주과학자들은 우주가 약 137억 년 전 빅뱅(Big Bang)으로 생겨났다는 학설을 정설로 믿는다. 블랙홀이 모든 존재의 마지막 무덤이라면 빅뱅은 출생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
.